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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부촌 여의도 굴욕···샤넬·에르메스 선택은 판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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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명품 브랜드로 통하는 에르메스와 샤넬이 나란히 경기도 분당의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에르메스는 하반기에 매장 공사를 시작해 오는 12월 개점을 확정했고, 샤넬은 내년 중 개점을 목표로 협의 중이다. 

샤넬 임원진 5월 판교방문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프랑스 샤넬 본사 중역들이 출점을 논의하기 위해 현대 판교점을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 백화점도 추가 출점 물망에 올랐지만,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로써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을 모두 품은 경기권 최초 백화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명품 빅3 브랜드가 모두 입점한 백화점은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등 6곳에 불과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에르메스가 오는 12월 입점 예정이다. 샤넬 역시 내년 입점을 목표로 협의중으로 확인됐다. 사진 에르메스 홈페이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에르메스가 오는 12월 입점 예정이다. 샤넬 역시 내년 입점을 목표로 협의중으로 확인됐다. 사진 에르메스 홈페이지

지난 2월 문을 연 ‘여의도 더 현대 서울’ 백화점은 일명 ‘에·루·샤’ 없이 개점해 MD(상품 구성)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만큼 럭셔리 패션의 메카로 통하는 백화점 업계에서 이들 3대 명품 브랜드의 존재감은 적지 않다. 여의도 더 현대 서울은 추후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에르메스·샤넬의 경우 매출이 확인되지 않은 개점 점포에는 입점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로 통한다. 

최단기 매출 1조 달성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019년 누적 매출 9200억원, 2020년에는 1조74억원을 기록해 개점 5년 만에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1조 매출 달성 기록을 세웠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안정적 매출 추이가 확인 된 후 샤넬과 에르메스가 입점을 확정했다.

샤넬 로고

샤넬 로고

3대 명품 브랜드의 현대백화점 판교점 입점 배경으로는 정보기술(IT) 업계 고소득자가 몰려있는 판교 지역의 풍부한 명품 배후 수요가 꼽힌다. 판교점 주변의 테크노밸리는 네이버·카카오·넥슨 국내 대표 IT기업과 관련 스타트업이 몰려있다. 특히 업종 특성상 2030 ‘영 앤 리치(젊고 부유한)’ 소비자층이 두텁다는 것은 판교만의 강점이다. 

젊은 고객 몰리는 판교점 

2020년 판교점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31.8%를 차지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연령대별 매출 신장률에선 20대가 23.6%로 1위, 30대가 18.1%로 2위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전국 15개 점포 가운데 지난해 20~30대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판교점”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지난 2015년 개점, 지난해 1조 74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획득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지난 2015년 개점, 지난해 1조 74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획득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최근 2~3년 새 20·30대를 중심으로 명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판교의 ‘젊은 입지’는 명품 업계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판교점 오픈부터 함께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가방과 액세서리는 물론 남녀 레디투웨어(기성복) 컬렉션까지 풍부하게 갖춰 사실상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판교·동탄 등 경기 신도시에 거주하는 해외 명품과 패션 소비에 적극적인 30대 키즈맘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사넬 입점에 지역의 인구나 성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남성 고객이 많다는 점도 판교만의 매력이다. 20·30대 남성들이 선호하는 신명품 패션 브랜드로 떠오른 톰브라운의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월평균 매출 3억원 대로 현재 전국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판교는 강남권 수준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20~40대 젊은 고객들이 많고, 명품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가 특히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전통부촌 여의도, 신흥 강자 판교

현대백화점이 올 2월 야심차게 개점한 ‘더 현대 서울’은 지난달 5일 오픈 100일 만에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올해 매출 목표인 63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매출 목표는 7000억원이다. 다만 오픈 초기인 데다 명품이나 패션보다는 식음료 위주로 짜여진 상품 구성으로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권 역시 명품관을 찾는 백화점 ‘큰손’ 보다는 식품관이나 식당가를 찾는 직장인 위주의 실용주의 상권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가 과거 전통적인 부자들이 많았던 지역이라면 경기도 판교·동탄 등 신도시는 신흥 부자들이 모이는 지역”이라며 “주요 거주민들의 연령대만 해도 여의도는 고령이고 판교·동탄은 어린 자녀들이 있는 30·40대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의 경우 인근 금융가를 중심으로 고소득 종사자가 많지만 직장을 쉬는 주말이면 상권이 공동화되는 문제가 있다”며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재개발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반면 판교는 테크노밸리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판교·분당·수지를 아우르는 주거지가 넓게 포진해있어 안정적인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30개사 가운데 직원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을 조사해보니 톱3가 모두 판교에 위치한 기업이었다. 
연봉 상승률 1~3위인 카카오·엔씨소프트·네이버의 지난해 직원 평균연봉은 모두 1억원이 넘는다. 카카오 계열사에 근무하며 판교에 거주하는 김진영(44)씨는 “아이들이 있으면 먹거리든 입을 거리든 계속 돈을 쓸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이후에도 씀씀이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독]전통부촌 여의도 굴욕···샤넬·에르메스 선택은 판교였다 - 중앙일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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