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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의 '아파트 간접중개' 성공할까

국내 프롭테크 업계를 견인하고 있는 직방이 중개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다. 전 산업군에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아가는 것을 고려해 중개시장에도 비대면 중개 문화를 안착시키고 중개사들의 전문성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프롭테크 스타트업 직방이 공인중개사들과 비대면으로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직방은 지난달 15일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10주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온택트 파트너스'를 소개했다. '온택트 파트너스'는 직방과 제휴한 공인중개사가 비대면으로 아파트 매매를 중개하고 그 수수료를 직방의 자회사와 나눠 갖는 방식의 중개사업이다.

 

◆중개사 전문성과 소비자 신뢰 높일 수 있을까

[사진=직방]

 

 

 

직방은 자회사 '온택트 중개 부동산 파트너스' 중개법인을 통해 아파트 중개 시장에 발을 들였다. 아파트 소개에서 매매, 계약 등 공인중개업소에서 이뤄지던 업무를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실제로 방문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둘러볼 수 있도록 3D와 가상현실(VR)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을 개발해 실제 특정 매물의 동·호수에서 시간대별 일조량과 전망까지 확인할 수 있다. 직방은 거래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정되는 소비자 피해를 전액 보상할 수 있도록 서울보증보험 100억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했다.

직방의 중개법인과 제휴를 맺은 공인중개사들은 직방으로부터 전문적인 컨설팅 교육을 받게 된다. 기존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들은 1개월, 신입 공인중개사들의 경우 3개월의 컨설팅 교육 기간을 거쳐 비대면 중개에 나서게 된다.

컨설팅 기간에는 직방은 각종 중개실무 교육뿐만 아니라 360도 카메라와 같은 첨단 촬영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며, 사진 촬영기술을 포함해 직방이 제공하는 3D, AR, VR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이 이뤄진다. 컨설팅은 무료로 진행된다.

온라인 비대면 중개가 가능해지면서 중개사의 중개사무소 설립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통상 부동산은 상가 1층 또는 유동인구가 많은 노른자 지역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 같은 비대면 중개가 가능해지면 임차 부담이 덜한 중고층 또는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공유오피스 등에도 사무소 설립이 가능하다.

또한, 개업공인중개사는 공인중개사법 제2조4항에 따라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해야 하나, 계약이 이뤄지는 장소, 업무를 보는 장소에 대한 구속은 없다.

직방과 제휴를 맺은 공인중개사들은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중개를 할 수 있게 된다. 제휴 공인중개사가 플랫폼상에 'ON', 'OFF'를 설정해 운영 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데 특정 지역의 매물이 발생하면 직방은 해당 지역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중 현재 바로 중개상담이 가능한 'ON'상태의 중개사에게 자동매칭한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1건의 매물은 1명의 공인중개사에게만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온택트 파트너스 플랫폼상에서 매물을 매칭받은 공인중개사의 독점중개가 이뤄질 수 있다. 비대면 중개상담 이외에도 고객이 원할 경우 직접 매물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수수료의 경우 법정 수수료내에서 거래 담당 중개사가 정하는 최종수수료의 50%만 직방이 가져가게 된다. 직방은 중개사의 중개사무소 설립이나 수수료 책정 부문 등에는 일절 관여하지는 않으며 중개 자격을 갖춘 공인중개사만 온택트 파트너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직방은 지난달 중순부터 온택트 파트너스 모집에 나섰으며, 전문성을 높인 비대면 중개의 필요성을 느낀 수백 명의 공인중개사가 파트너스 신청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직방은 온택트 파트너스에 참여하는 신규 창업 공인중개사에게는 전속 제휴 기간인 첫 1년 동안 최소 5천만원의 수익을 보장한다.

◆중개사협회 "직방이 생존권 위협"…소비자 부담 우려도

한국공인중개사 협회가 직방의 자회사 중개법인을 통한 중개시장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인중개사들이 국내 1위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인 직방의 아파트 중개시장 진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직방은 지난 15일 '직방 10주년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부동산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프롭테크 모델 '온택트파트너스'를 발표했다.

직방이 자회사를 통해 사실상 중개법인을 차렸기 때문에 중개업계에 진출한 것은 맞다. 그러나 서비스측면에서는 직접 중개가 아닌 간접 중개와 중개업무 지원에 더 가깝다.

직방의 중개업 진출 소식이 알려지자, 중개업계는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규정, 반발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국내 한 대형 부동산 정보제공 플랫폼 업체가 자회사인 중개법인을 통해 개업공인중개사를 종속시킬 수 있는 중개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공인중개사들로부터 획득한 매물정보를 기반으로 한 기업이 막대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중개시장에 진출한다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음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전국 11만 회원과 예비 개업공인중개사들이 모두 대형 부동산플랫폼의 중개업 진출 문제점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으로 회원들의 피해 발생을 예의주시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 정보제공을 넘어 직접 중개에 뛰어 들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시장을 독식하려고 하는 불공정한 행태를 정부와 국회가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협회 입장을 강력히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중개업계와의 마찰 가능성에 대해 안성우 대표는 "비대면 화상 상담으로 오프라인 대비 3~4배 이상 고객 상담이 가능해진다"며 "궁극적으로 공인중개사가 변호사와 회계사 같은 다른 전문가 집단처럼 신뢰와 고수익의 전문가로서 사회적 위상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업 구조적으로 직방이 중개업을 시작한 것은 맞지만, 직방의 매출구조 대부분이 시장 개업공인중개사가 지불하는 광고료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이를 직접적으로 내세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직방이 기업형 부동산으로 진화해 직접 중개를 한다면, 중개 서비스 품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인중개사에게 수취하는 플랫폼 광고료와 중개수수료 등은 중개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이 온전히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직방 관계자는 "중개법인을 통해 직방이 부동산을 중개하는 것이 아닌, 제휴 공인중개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중개업무의 효율을 높여 공인중개사의 전문성은 배가시키고,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더욱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수료 비율에 대한 우려 역시 크지만, 공인중개사와 자회사 중개법인 사이의 50대 50 틀을 깨트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개시장 대전환] ③ 직방의 '아파트 간접중개' 성공할까 (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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