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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톺아보기] GS, 17년째 ‘가족 경영’ 고수… 두각 나타내는 창업 4세들

GS (46,650원 ▲ 400 0.86%)그룹은 50명에 달하는 허씨 일가가 지주사·계열사의 지분을 나눠가지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계열사의 합병·매각·배당 등을 통해 오너 일가가 그룹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2004년 LG (99,900원 ▼ 600 -0.60%)에서 계열 분리한 이후 ‘가족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 중이다.

GS는 이런 지배구조 때문에 내부거래에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부당한 내부 거래를 통해 오너 일가에 이익을 몰아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세대를 이어갈수록 가족 결속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4세들의 경영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누가 차기 회장에 오를지도 관심사다.

2008년 서울 종로구 GS 남촌리더십센터에서 열린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허 명예회장의 다섯 아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허창수 GS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2008년 서울 종로구 GS 남촌리더십센터에서 열린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허 명예회장의 다섯 아들이 모였다. 왼쪽부터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의장,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남촌재단 제공

◇ 가족회의로 중요 의사 결정… 17년째 이어진 가족 경영

GS그룹은 크게 에너지, 유통, 건설 부문으로 나뉜다. GS그룹을 지주사로 두고 주력 사업은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하고, 나머지 계열사는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GS그룹은 2004년 LG에서 계열 분리하며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기 때문에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족 간에 경영권 분쟁이 없었고, 유교적 가풍이 남아 있어 LG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룹 경영 방식에서는 큰 차이점가 있다.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는 반면 GS는 가족 공동 경영을 고수한다. 이때문에 지주사 GS의 특수관계인은 49명(기업·단체 제외)에 달한다. GS그룹의 1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이들이 보유한 GS 지분은 49.52%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2.12%에 불과하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은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26%) 뿐이다. 다음은 4.75% 지분을 보유한 허창수 명예회장이다.

GS는 이런 방식으로 2·3·4세가 그룹과 계열사 지분을 나눠 가지며 이익을 공유하고 의사 결정도 공동으로 행사한다. GS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가족회의를 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S는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아직까지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런 지배구조가 의사결정 속도를 늦추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GS가 수년간 이렇다할 인수·합병(M&A) 실적을 내지 못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환도 느린 것은 이런 가족 경영 체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 GS칼텍스 의존도 높은 GS

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는 에너지다. 핵심 자회사 GS에너지에는 20여개의 자회사가 있는데 상장사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GS에너지는 GS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S에너지의 최대 계열사는 GS칼텍스다. 석유·화학업을 영위하는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미국 쉐브론이 각각 지분 50%씩 보유하고 있다. GS에너지는 GS그룹과 GS칼텍스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사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로부터 배당금을 받아 GS에 지급한다. GS에너지 배당 수익에서 GS칼텍스의 비중은 약 80%, GS 배당 수익에서 GS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0% 수준이다. 결국 GS 배당 수익의 상당 부분이 GS칼텍스에서 나오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과 GS마트, GS홈쇼핑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GS그룹은 에너지 기업”이라며 “GS칼텍스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고 했다.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GS건설 (43,500원 ▲ 1,200 2.84%)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이 많아 계열 분리된 회사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재 GS건설 지분은 허창수 회장 8.29%, 허진수 GS칼텍스 이사회의장 3.55%,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 2.86%, 허태수 GS 회장 1.79%, 허정수 회장이 1.64%를 보유 중이다. 1분기 말 기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4.62%다.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업을 담당하는 GS리테일 (37,500원 ▼ 300 -0.79%)은 GS가 6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S는 최근 GS리테일과 GS홈쇼핑 (154,900원 ▲ 0 0.00%)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은 다음달 1일이며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다. GS는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양통상 (77,500원 ▼ 100 -0.13%)의 경우 GS 지분이 없지만, 허만정 창업주의 장남 허정구 명예회장이 창업한 회사라 GS그룹 계열로 편입돼있다. 허정구 명예회장은 장남임에도 그룹에 몸담지 않고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삼성 창업에 기여했다. 이후 삼성물산 (134,500원 ▲ 500 0.37%) 사장을 지내다가 1957년 삼양통상으로 독립했다. 현재는 허정구 명예회장의 장남 허남각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세홍 칼텍스 대표이사, 허서홍 GS그룹 전무, 허윤홍 GS건설 사장./ 각사 제공
 
왼쪽부터 허세홍 칼텍스 대표이사, 허서홍 GS그룹 전무, 허윤홍 GS건설 사장./ 각사 제공

◇ 4세 경영 승계 본격화

GS그룹 지배구조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4세 경영 승계다. 허창수 명예회장이 자신의 막냇동생인 허태수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줬다는 점에서 GS는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허창수 명예회장의 부친도 허만정 창업주의 3남인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이다.

재계에서는 허세홍 칼텍스 대표이사, 허서홍 GS 전무,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이 4세 경영인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삼양통상 출신 4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허세홍 대표는 허동수 GS칼테스 명예회장의 장남이며 4세 오너 일가 중 맏형이다. 허동수 명예회장은 허정구 삼양통상 창업주의 차남이기도 하다. GS칼텍스가 GS그룹 매출을 책임지는 계열사라 허세홍 대표의 행보에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허남각 회장의 동생)의 장남인 허서홍 전무는 4세 중 유일하게 지주사에 근무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허 전무는 최근 GS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허 전문의 지분율은 2.04%다. 그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미래전략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GS건설은 허창수 명예회장의 장남 허윤홍 사장의 승계가 확실시되고 있다. 일찌감치 GS건설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GS 일가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4세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경영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계열사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30대 4세들도 적지 않다. 4세 경영 승계가 마무리될 경우 일부 회사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배구조 톺아보기] GS, 17년째 ‘가족 경영’ 고수… 두각 나타내는 창업 4세들 - 조선비즈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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