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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다던 직접 배송시스템 구축한 ‘쿠팡’

  • 물류창고,물류센타

2010년 쿠팡이 시작할 당시 지금의 쿠팡의 모습을 상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소셜커머스의 시작을 알린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이커머스의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쿠팡이 시장에서 주목받는데 시간은 그리 오래 필요하지 않았다. 쿠팡의 성장은 초기부터 그야말로 눈부셨다. 1년 여만에 93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쿠팡은 셔설커머스 업체 중 1위로 올라섰다.


2011년 물류에 주목한 ‘쿠팡’
2011년 말 쿠팡은 물류서비스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쿠팡은 그해 12월에 물류기업들에게 RFP(Request For Proposals)를 보내 최적의 물류 합리화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이는 쿠팡에 입점하고 있는 벤더업체들이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배송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벤더업체들이 쿠팡의 물류센터로 모든 상품을 입고, 재고관리를 비롯해 상품의 배송까지도 쿠팡이 직접 관리하는 형태로의 변화를 의미했다. 쿠팡은 물류의 형태를 변경하면서 물류의 효율성은 물론 안정성까지 확보하고 물동량을 대량화 해 배송비 등을 절감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했다. 그동안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고 입점한 기업들이 직접 물류를 수행하던 상황에서 하나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변화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쿠팡이 처음 제시했던 물동량은 실제로는 확정하기 힘들다며 확장성만을 바라보고 들어갈 경우 적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쿠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갔다. 2012년 물류센터를 단일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물론 당시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이 배송사고를 줄이기 위해 직접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물류창구를 단일화 시키고 있었다는 점에서 쿠팡 또한 이러한 전략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본격적으로 배송속도에 주목한 것은 2013년으로 보인다. 쿠팡은 2013년 6월 유아전문 쇼핑몰 베이비팡을 선보이면서 전담 택배사로 동부택배를 선정한다. 동부택배의 당일 택배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당시 동부택배의 당일택배는 전담 차량과 배송기사의 서비스 품질교육 등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쿠팡이 새롭게 원스톱 상설 쇼핑 서비스인 와클의 전담 택배사로 역시 동부택배를 선정하며 결속력을 다져나갔다. 와클의 경우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배송되고 밤늦은 시간에 주문해도 다음날 오전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차별화에 실패하며 단 8개월만에 모습을 감췄다.


배송시장에 대한 게릴라전 ‘로켓배송’
2014년 하반기 쿠팡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주문에서 배송까지 직접 쿠팡의 이름을 단 트럭을 통해 직접 고용한 배송원이 고객에게 상품을 당일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로켓배송의 등장이다. 이 당시에는 서울지역, 오전 주문에 한해서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물류업계에서는 비용에 대한 문제로 인해 차량을 직접 구매하고 배송원을 직접 채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쿠팡은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2015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당시 한화 1조 1,000억 원)를 투자 받으며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쿠팡은 로켓배송을 확대하기 위해 2017년까지 1만 5,000명의 쿠팡맨을 고용하고 물류센터 투자에 1조 5,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5년 배송에 관련된 분쟁에 휩싸였다. 배송차량의 번호판이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 번호판이었기 때문이다. 자차를 통한 배송은 자가용 유상운송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영업용 번호판을 사용하지 않는 쿠팡의 로켓배송은 법에 위배되며 공정한 택배업계의 경쟁질서 또는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택배업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 또 로켓배송을 담당했던 쿠팡맨들이 이탈하면서 쿠팡과의 불공정 계약에 관련한 이슈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제기한 로켓배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함에 따라 쿠팡은 숨통이 트였으나 화물업계에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때까지는 아직 본안소송이 미뤄져 있어 논란은 지속됐다. 또한 이즈음을 전후해서 빠른 배송이 물류기업은 물론 유통기업들에게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쓰는 동시에 결과적으로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쿠팡을 위시한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영업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직매입에 따른 상품가격 경쟁 전략과 더불어 특화시키겠다던 물류서비스 투자전략을 계속 고수해나갔다. 쿠팡은 직매입 확대와 운영효율화를 위해 이미 전국에 14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도 물류전문가들은 쿠팡의 물류거점 확대 전략은 일정 시점이 지나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물류비가 과도하게 발생되고 상품 판매가 부진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이러한 예상의 기반이었다.


그동안 배송 인프라를 기업이 내재화 하는 것은 비용에 대한 문제로 인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해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당시 쿠팡을 제외한 유통기업들은 물류기업들의 택배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거점별로 물류기업을 선정해 운영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 택배를 활용할 경우 배송에 대한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유통기업들이 자가 운송프로세스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다시 말해 유통업체들이 자신만의 전담배송차량과 운영조직을 구축해 서비스를 차별화 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물류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시장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는 와중에 2017년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법의 판단이 나왔다. 결과는 쿠팡의 승리였다. 법원은 통합물류협회 소속 10개 택배업체들이 제기한 쿠팡의 운송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즉 화주기업이 필요에 의해서 자체 물류서비스를 할 경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이번 법정 대립은 마무리 됐다. 이로 인해 쿠팡의 로켓배송은 위법성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적법한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됐다.

대규모 투자유치로 탄력 받아
2018년 쿠팡은 다양한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한편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새벽배송과 로켓프레시의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쿠팡플렉스라는 새로운 일자리를 도입했다. 쿠팡플렉스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월 2,900원의 로켓와우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다. 로켓와우는 특히 배송에 집중한 멤버십으로 가입 시 로켓프레시 이용, 낮 주문 새벽도착, 아침 주문 저녁도착, 로켓배송상품 30일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멤버십이다. 이러한 왕성한 활동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쿠팡의 적자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은 이러한 우려를 한 번에 불식시킨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으면서 적자에 대한 문제를 해소한 것. 이러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쿠팡은 2018년 말 그동안 무료배송의 조건이었던 상품구매한도를 완전히 없애고 전체 상품의 무료배송을 선언한다. 재무적 투자를 받았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구매 한도를 없애는 것에 대해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19년 쿠팡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인다. 쿠팡플렉스와 유사한 트럭플렉스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반반을 샀다. 플렉스의 대상이 영업용 화물트럭이 되면서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또 성수기나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물동량을 택배사들은 용차를 통해 해소하고 있었는데 트럭플렉스로 인해 용차가 쿠팡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용차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이는 용차 비용의 증가로 이어졌으며 배송비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물류비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비웃듯 쿠팡은 자신의 물류 영역을 더욱 확장해 갔다. 쿠팡은 자정까지 주문하면 로켓배송 상품을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새벽배송과 오전 9시 이전에 주문하면 그날 중으로 배송해주는 당일배송을 테스트하면서 적용지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어 쿠팡은 대형가전 제품에 대한 설치물류서비스까지 내놨다. 삼성전자, SK매직 등 주요 브랜드에서 대우루컴즈, 밀레, 캐리어 등 유명 중견 기업 브랜드까지 이를 확대하면서 주문 후 다음날 설치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쿠팡측은 대형가전 구매과정에서 겪는 고객들의 고충을 줄이기 위해 전문설치 물류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인프라와 AI를 통해 업그레이드
2020년 쿠팡은 쿠팡프레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사전예약 판매 서비스와 당일배송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갔다. 사전예약 판매 서비스는 로켓와우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수산물, 제철과일 등을 주중에 쿠팡을 통해 사전예약하면 정해진 주말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당일배송 서비스는 오전 10시 이전 신선식자재를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쿠팡은 이를 통해 신선 유통 시장의 공략을 가속화 했다. 그동안 로켓프레시는 자정 전(남부권 일부 지역은 오후 10시 30분) 주문한 과일, 채소, 육류, 유제품 등 신선식품을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여기에 사전예약 판매 서비스와 당일배송 서비스를 추가한 것.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쿠팡은 물류인프라와 인공지능 기술을 들었다. 전국적으로 축구장 14개에 달하는 신선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쿠팡은 2019년 기준으로 로켓배송센터만 전국에 168개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재고와 주문을 처리, 고객의 주문 패턴을 분석한 입고와 이에 따른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확대도 기대 이상이지만, 물류서비스를 선도하고, 고객 호응도 높은 물류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전략도 놀랍다”고 전하기도 했다. 쿠팡의 물류네트워크는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도 주목했다. 매년 세계 비상장사 가운데 산업과 시장을 뒤흔든 기업을 뽑아 혁신기업 50을 발표하고 있는데 여기에 쿠팡이 2위에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처음이고 아시아 기업 중에서도 역대 최고 순위였다. 코로나로 인해 물동량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수요를 모두 감당하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더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 외에도 2020년 쿠팡은 로켓배송의 대상 상품을 마켓플레이스 입점자들의 제품까지 확대하는 로켓제휴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영세판매자를 위한 파트너 캐리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한 로켓배송을 담당해왔던 쿠팡맨을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주는 쿠친(쿠팡 친구)으로 호칭을 변경했다. 또한 2019년 대형가전의 설치 물류서비스를 본격화 한 것에 이어 2020년 명칭을 로켓설치로 변경하고 서비스 범위를 가구까지 확대했다.


커지는 우려에도 변함없는 전략 유지
쿠팡의 실험이 항상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쿠팡은 지난 2015년 서울 송파 일부 지역에 2시간 내 배송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하지만 2016년 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별도의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이 서비스가 무료배송과 2,500원의 저렴한 택배비에 익숙한 주부들을 포함한 여타 고객들에게 외면 받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쿠팡의 서비스 중에서 현재는 제공되지 않는 부분들도 적지 않다. 또한 택배사업자에 대한 도전도 고비가 있었다. 2018년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유)를 통해 취득했던 택배사업자를 1년 만에 반납한 것. 3자물류시장 공략을 위해 사업 인증을 받았지만 기존 로켓배송의 물량이 급증해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이다. 쿠팡은 사업자를 스스로 반납하고 충분한 준비를 통해 재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이후 2020년 쿠팡은 다시 한 번 택배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얻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종사자들의 안타까운 사고들도 이어졌다. 이에 쿠팡은 쿠팡맨을 대상으로 원격 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기적으로 현장을 순회하면 근로자들의 건강을 체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안전관리자를 모든 쿠팡 물류캠프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쿠팡은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확산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쿠팡이 시도한 다양한 물류 전략들은 물류시장에 새로운 이슈를 던졌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쿠팡은 이를 돌파하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기업들을 위협하며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쿠팡은 지금까지 혁신을 통해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통해 쿠팡은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Part1. 안된다던 직접 배송시스템 구축한 ‘쿠팡’ < 기획특집 < 기사본문 - 물류신문 (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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