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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안팔리는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부활 전략은

  • 신축부지매매

인천시 중구 운복동 '미단시티' 내 허허벌판에 카지노복합리조트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한국뉴스)

인천시 중구 운복동 '미단시티' 내 허허벌판에 카지노복합리조트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한국뉴스)

[한국뉴스 김종국 기자]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사업의 핵심 앵커시설인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이 공사 중단 1년만에 재개될 기회를 마련했지만 공사는 여전히 멈춰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업기간 만료'라는 중차대한 고비는 넘겼지만 미중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수백억 원의 미지급 공사비 마련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장기 불황에 처해 있는 영종도 미단시티 조성사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축을 맡고 있어서 사업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이 사업이 정상 궤도를 되찾아야 약 60%가 미매각 용지로 남아 있는 미단시티 개발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만 17만7000여 ㎡에 이르는 대단위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에 따른 '낙수효과'가 사라진다면 미단시티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수년간 진행된 사업 과정에서 시행사 컨소시엄의 한 축인 미국 기업은 철수를 결정했고, 카지노 운영 경험이 없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는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유례없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재유행 국면에서 국내외 항공·관광산업은 사실상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를 막을 백신접종이 확대되고 있지만, 변이바이러스의 출현 등 중·단기적으로 검은 먹구름이 낀 관광산업의 앞날을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사업이 과연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이를 통해 지난 15년을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는 미단시티에 봄이 찾아 올 수 있을지 짚어봤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내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건설현장. (사진=한국뉴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 내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건설현장. (사진=한국뉴스)

■ 단독사업자 된 R&F PROPERTIES, 카지노리조트 공사 재개 언제쯤

지난달 1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조성사업 연장 및 지분구조 변경에 대한 심의위원회를 열고 사업자가 요구한 주요 사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중구 운북동 1276-7 일원 3만8천365㎡의 터에 지하 2층~지상 27층 건축면적 1만7599㎡ 규모의 관광숙박·위락·판매시설을 짓는 사업에서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가 빠졌다.

대신 중국 광저우 부동산개발회사 푸리그룹(R&F PROPERTIES)이 기존 알에프씨지코리아(RFCZ)의 모든 지분을 인수(50%→100%)해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사업 명칭이 RFCZ에서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건설로 바뀐 배경이다.

또 카지노복합리조트 공사기간은 기존 2017년 9월~2020년 12월에서 완공일을 2022년 3월로 1년 연장됐다.

시행사인 알앤에프프라퍼티는 공사기간을 2024년 3월로 3년을 연장하겠다고 문체부에 신청했지만, 심의위는 1년의 시간만 더 줬다.

미국 시저스(CAESARS)와 중국 알앤에프는 이번 사업을 놓고 사업 추진 방식과 의견이 지속적으로 일치하지 않아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미중간 심화되고 있는 무역분쟁도 이들의 결별에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2017년 10월 공사를 시작한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사업이 지난해 2월 멈춰섰고, 공사비 약 300억 원이 하도급사인 쌍용건설에 미지급되면서 유치권 행사가 진행 중이다.

알앤에프프라퍼티는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시공사(원청)인 티안리코리아컨스트럭션㈜을 일단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중국계 시공사를 청산하고 시행사-시공사간 유통구조를 단순화('한국화')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됐다.

문제는 현재 카지노복합리조트의 공정률이 25%에 불과해 2022년 3월까지 완공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데 있다.

외관상으로는 총 27층의 건축물 중 23~24층까지 세워진 것으로 보이지만 카지노 시설의 특성 상 내부 인테리어 공사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여기에 시저스의 철수로 부동산개발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온 알앤에프프라퍼티는 카지노 운영전문 파트너사를 찾아야 한다.

또 시저스라는 공동투자자가 사라진 만큼 새로운 자금 조달처도 물색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조건 때문에 공사 재개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국 푸리그룹의 알앤에프프라퍼티가 건설하는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한국뉴스)
중국 푸리그룹의 알앤에프프라퍼티가 건설하는 인천 영종도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사진=한국뉴스)

알앤에프프라퍼티는 ▶공사비 조달 ▶쌍용건설의 유치권 해소 ▶카지노 운영 파트너사 재선정 등을 올해 우선 추진하면서 당초 문체부에 요구했던 2024년 3월까지 공사기간을 '매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서는 미단시티 내 유일한 카지노 사업자의 요구 조건을 앞으로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스스로 철수하지 않는다면 이 사업은 어떤 행태로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것은 미단시티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iH공사)나 영종도 경제자유구역의 인허가권 쥐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지속적인 확인 결과, 알앤에프프라퍼티가 '사업 추진의지가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자가 1단계 사업(카지노·호텔 3만여 ㎡)과 2단계 사업(주상복합 5만여 ㎡)에 대한 토지매매대금을 모두 완납(3단계는 일부)한데다 미단시티 내 대규모 상업시설을 사실상 유일하게 조성하고 있어서 민・관의 신뢰와 협조가 상당히 중요한 시점에 와있다.

사업기간 연장 신청에 대한 횟수 제한이 없고, 문체부가 요구하는 사업 추진의 안정성(조건)을 알앤에프프라퍼티가 부분적으로 충족시켜 나간다면 준공일은 매년 늦어져 2024~2025년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서 전 세계 카지노·리조트 사업이 비상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금융비용의 일부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측면에서는 공사를 서두르기 보다는 일정을 안배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토지대금 납부 등을 통해 상당한 자금력(유동성)을 입증한 알앤에프프라퍼티는 홍콩 증시 상장사다.

알앤에프프라퍼티는 인천도시공사에 1단계 땅 값 470여억 원, 2단계 630여억 원을 완납하고 약 1천억 원 규모의 3단계 토지대금을 단계적으로 납부하고 있다.

카지노복합리조트 건립에는 현재까지 600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앤에프프라퍼티는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인 알앤에프 센트럴 시티(R&F Central City)를 마무리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인 바 있다.

알앤에프프라퍼티 관계자는 "카지노복합리조트 공사 재개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고 향후 일정에 대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며 "공사비 조달과 새 파트너사 찾기 등에 대해서도 공개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의 토지공급현황. 색깔이 입힌 필지들이 미매각 토지다. (사진=인천도시공사)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의 토지공급현황. 색깔이 입힌 필지들이 미매각 토지다. (사진=인천도시공사)

■ 카지노 '낙수효과' 약발 떨어진 미단시티, 토지이용계획 재편 불가피

영종도 미단시티는 2006년 개발 및 실시계획 승인된 이후 투자유치 실패로 대부분의 땅이 허허벌판 상태로 놓여 있다.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땅인 이곳(중구 운북동)은 270만여 ㎡ 규모다.

토지조성을 위한 개발사업비는 약 1조 원이다.

가용토지는 148만여 ㎡, 이 중 공공시설용지 등을 제외하고 민간에 매각할 수 있는 땅은 68만여㎡ 규모다.

이는 미매각 상태로 남은 부지가 미단시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특히 상업, 숙박, 위락 등 핵심 사업부지가 상당수 비어있다.

24개 필지가 주인을 찾고 있다.

빈 땅으로는 관광시설용지가 5개 필지, 23만여 ㎡으로 가장 많다.

이어 공공시설용지 11개 필지, 18만여 ㎡, 유보지 2개 필지 13만여 ㎡, 공동주택용지 3개 필지 8만여 ㎡ 등의 순이다.

단일 필지로는 가장 큰 위락시설용지(9만여 ㎡)는 2차례 입찰에서 매수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 부지들이 새 주인을 찾아 매각되면 8000억 원 이상의 수익이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4월 말 기준 미단시티에는 866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6719억 원을 공급했고, 6049억 원을 도시공사가 회수했다.

분양률로 보면 40%, 회수율은 36.9% 수준이다.

이 같이 침체기에 빠져있는 미단시티 땅을 지속적으로 팔기 위해서는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사업의 순항과 ▶새로운 앵커시설의 유치 ▶기반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다.

2016~2017년 토지매각 당시 작동했던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대한 ‘낙수·후광 효과'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당시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이 착공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단시티 내 잔여 용지에 대한 매입 문의가 늘어나고 지가도 상승했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들어 설 예정인 대규모 상업시설 굿몰 공사현장. 철재 가림막은 설치돼 있지만 본격적인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사진=한국뉴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들어 설 예정인 대규모 상업시설 굿몰 공사현장. 철재 가림막은 설치돼 있지만 본격적인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사진=한국뉴스)

또 카지노복합리조트와 함께 2014년께부터 추진된 연면적 10만2천 ㎡ 규모의 복합쇼핑타운 '굿몰' 건립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굿몰 건립사업도 공사 가림막만 설치된 채 전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 조성사업에 미단시티 토지매각의 명운이 걸린 셈이다.

그런데 알에프케이알(RFKR) 복합리조트는 사업을 3단계까지 계획하고 있어서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연관 시설을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때문에 연거푸 유찰된 카지노 주변 위락시설용지(9만1천여㎡)나 숙박용지 등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미단시티 동쪽 역삼각형 모양의 토지는 카지노복합리조트 건설 등으로 주변 토지매각 과정에서 병원, 교육시설이 들어오기 힘든 구조가 됐다.

인천도시공사는  비즈니스·주거·레저·문화·국제학교·다문화 빌리지 등 당초 계획됐던 국제복합도시로서의 미단시티의 위상을 일부 수정할 수 밖에는 처지에 있다.

도시공사는 미단시티 내 토지 활용도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우 도시공사 사장은 최근 열린 인천시의회 주요사업 보고에서 "미단시티를 전혀 다른 신개념을 적용해 미래 신사업의 장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자신했다.

인천시 중구 운북동 미단시티 입구에 방문객을 환영하는 입간판이 수년간 외롭게 서 있다. (사진=한국뉴스)
인천시 중구 운북동 미단시티 입구에 방문객을 환영하는 입간판이 수년간 외롭게 서 있다. (사진=한국뉴스)

■ 황금의 땅 '골든테라시티'를 채울 뉴 콘셉트...4차산업 혁명과 PAV, 그리고 의료복합타운

미단시티 개발을 총괄하는 도시공사는 토지매각 활성화를 위한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자 '토지 마케팅 방안 수립 용역'을 진행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변수들이 많아 용역은 2년이 넘게 진행 중이다.

도시공사는 올해 말까지 용역을 마무리하고 흑역사로 점철된 미단시티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개발콘셉트를 확 바꿔보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도시 이름부터 변경하고 4차산업혁명의 트랜드를 이곳에도 접목하겠다는 복안이다.

도시이름은 황금의 땅을 의미하는 골든테라시티로 변경하기로 이미 확정했다.

또 인천시와 도시공사는 미단시티에 서울대병원 등 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의 종합병원을 유치하고, PAV(미래형 개인 운송기기) 특화구역을 조성해 미래산업을 품은 신개념 도시로 이곳을 조성하겠다는 큰 틀을 짰다.

인천시와 도시공사, 민간사업자(PAV 컨소시엄)는 조만간 협약을 맺고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PAV산업을 미단시티에서 집중 육성할 예정이다.

인천시 '2030 미래이음 종합계획'에 실린 영종도 활성화 방안. (사진=인천시)
인천시 '2030 미래이음 종합계획'에 실린 영종도 활성화 방안. (사진=인천시)

시는 또 영종도 미단시티에 서울대병원 분원을 유치하고 그곳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초께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인천이 감염병 전문병원 권역으로 선정돼야 하는데, 그동안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유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래산업 유치와 함께 시와 도시공사는 토지이용계획을 시대적 흐름에 맞게 대폭 수정하고, 기반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단위로 계획된 필지를 중소형으로 나눠 공급하고 27%에 이르는 상업용지비율을 낮추는 대신 주거비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아파트 평형도 105㎡ 이상 대형에서 85㎡ 이하로 낮춰 민간사업자의 사업성을 높일 예정이다.

신도시의 트랜드인 워터프런트도 이곳에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미단시티 내 문화용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월의 흐름 앞에 빛이 바랬다. (사진=한국뉴스)
인천 미단시티 내 문화용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월의 흐름 앞에 빛이 바랬다. (사진=한국뉴스)

특히 미단시티는 도로의 확장을 통한 연결성 확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미단시티로 가기 위해서는 예단포~중산로를 잇는 1개 도로 밖에 이용할 수 없어 방문객들의 불편이 컸다.

순환도로가 없어 미단시티 끝지점에 도달하면 역순으로 진입부로 빠져 나와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미단시티와 영종하늘도시를 연결하는 3㎞의 도로를 조만간 착공해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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