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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신도시①] 신도시는 21세기 가나안 땅?…종교 용지 10곳 중 6곳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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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는 신도시에 들어선 거대 교회의 구체적인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주요 신도시의 종교 용지 분양 현황을 살펴봤다. 201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을 시작한 수도권 2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하고, 인구 5만 명 이상 보금자리 주택 공공 지구와, 인구가 5만 명 미만이더라도 서울 강일지구와 하남 감일지구처럼 인근 신도시와 동일한 생활권을 형성하는 공공 주택 지구를 일부 포함했다. 조사 대상은 위례·광교·판교·김포한강·동탄·동탄2·양주옥정·파주운정·평택고덕(이상 2기 신도시)과, 인천 송도·청라·영종(이상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도시), 별내·감일·미사·강일·다산진건·다산지금(이상 공공 주택 지구), 세종특별자치시 행정중심복합도시까지 총 19곳이다. 아직 분양이 본격화하지 않은 검단·운정3·양주회천지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조사 대상 신도시에 조성된 종교 용지는 총 302필지였다. <뉴스앤조이>는 이 가운데 정보 공개 청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 자료, 등기부 등본 등을 통해 현황을 확인했다. 302곳 중 257개 필지의 거래 대금과 입주 시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6월 한 달간 신도시에 있는 교회와 부동산 관계자들을 취재해 신도시 지역 종교 용지 현황을 정리했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나수진 기자] 한국 주요 2기 신도시에 조성된 종교 용지 10곳 중 6곳을 교회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용지 302곳 중, 아직 토지 분양·조성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LH가 협의 양도 택지(원주민 우선 분양)라는 이유로 내역을 비공개한 필지 등 44곳을 제외한 257곳을 조사한 결과다. 이 257개 필지에서 개신교회는 148곳으로 전체 57.6%를 차지했다. 그에 반해 가톨릭은 26곳(10.1%), 불교는 5곳(1.9%)에 그쳤다.


뒤로멈춤앞으로
하나님의교회·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등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곳도 16개(6.2%) 있었다. 분양가는 확인됐으나 누가 종교 용지를 분양받았는지 확인되지 않은 필지도 57개(22.2%) 있었으나, 신도시 공인중개사와 지역 목회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부분 교회가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운정 23개 중 18개, 미사 14개 중 11개
신도시 종교 용지, 대부분 교회 차지
파주 운정신도시는 종교 용지 23곳 가운데 5곳을 제외한 18곳이 모두 교회였다. 성당은 신도시 개발 전부터 존재하던 성심수녀회(존치)와 의정부교구가 새로 짓는 목동동성당 두 곳이다. 나머지 3필지는 아직 아무 시설도 들어서지 않았다.

하남 미사강변도시에는 종교 용지가 총 14곳 있는데 10곳이 교회였다. 하남시 향토 유적으로 지정된 가톨릭 구산성지가 개발에서 제외된 가운데, 가톨릭 성당(구산·황산성당) 2개, 불교 선원 1개가 입주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다산진건지구 5곳, 다산지금지구 4곳 등 총 9곳)도 마찬가지다. 다산진건 종교3블럭 다산성당과 다산지금 종교3블럭 제칠일안식일교회를 제외한 7개 필지에는 모두 교회가 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부동산 열기가 뜨거운 세종시에서도 교회들의 입주가 두드러졌다. 본격 개발이 진행된 4생활권까지 27개 필지를 놓고 보면, 개신교가 17곳으로 60.3%를 차지하고 있다. 가톨릭은 1~4생활권까지 생활권별 1개씩 성당을 건축했다. 원불교 교당이 1개, 하나님의교회가 1개, 제칠일안식일교회가 1개 있었다.


최고가를 써낸 곳이 당첨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종교 용지를 분양하는 경우에도 개신교회가 강세를 보였다. 일례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된 종교 용지 8곳 모두 교회가 차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간척으로 새 땅이 생긴 송도신도시는 모든 필지를 추첨 혹은 경쟁입찰로 매각했는데, 이를 모두 교회가 분양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송도에 입주한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 지을 땅이 없다며 2019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집단 민원을 넣기도 했다. 가톨릭 신자들은 개신교인과 달리 거주지를 이사하면 지역 성당으로 적을 옮겨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가를 임대하거나 인천가톨릭대학교 강당에서 미사를 하기도 했다. 가톨릭 측의 민원이 이어지자 결국 인천시는 개발계획을 변경해 종교 용지 1블럭을 추가 조성했다.

타 종교보다 수 많고, 진출도 적극적
가톨릭은 교구청이 계획 수립
개신교의 종교 용지 분양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LH 등 사업 시행자는 개발 전 정착한 종교 시설들의 땅을 수용하고, 대신 종교 용지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준다. 이를 '협의 양도자'라고 하는데, 타 종교 시설에 비해 교회 수가 많다 보니 종교 용지 분양권도 대부분 교회가 받는다.

개교회 차원에서 예배당을 건축하는 개신교와 달리, 타 종교는 개신교회만큼 종교 시설을 늘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중앙집권 체제인 가톨릭은 교구청이 신도시 성당 계획을 수립한다. 지역마다 1개, 많으면 2개를 신축한다. 예외적으로 신도시 면적이 넓은 광교신도시에 4개(1개는 개발 전부터 존재), 동탄2신도시에 3개, 생활 권역이 4개로 나눠진 세종시에 권역별로 1개씩 총 4개를 신축하기도 했다.(계속)

[교회와 신도시①] 신도시는 21세기 가나안 땅?…종교 용지 10곳 중 6곳이 교회 < 데이터로 보는 한국교회 < 연재 < 기사본문 - 뉴스앤조이 (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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