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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공중분해 위기…과천 태릉이어 서울의료원 주민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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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잠실 MICE 단지의 한가운데 있는 서울의료원 용지 공공주택 계획이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당초 국제교류복합지구 업무지원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작년 8·4 부동산 대책 때 공공주택 3000가구 공급지로 발표했다. 정부과천청사 유휴용지에 아파트 4000가구를 짓기로 발표했다가 과천시장이 주민소환을 당하고 최근 부랴부랴 취소한 '과천 데자뷰'가 삼성동에서 등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민들 반대를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공공주택이 국제교류복합지구 양대 축(영동대로·잠실 MICE)을 단절시킬뿐더러 애초에 주거용도로 적합하지 않은 땅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24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지역 주민들은 2019년 초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의료원 용지 공공주택 건립 반대 서명을 받았다. 4차까지 3만2000명에게서 서명을 받았고 이달 말까지 3만명에게서 서명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주민들 요구사항은 국제교류복합지구 원안을 그대로 지켜 달라는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주택단지가 들어선다면 원래 계획했던 국제교류복합지구 구상이 헝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의료원 용지는 GBC와 잠실 MICE 사이를 관통하는 보행축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작년 정부가 8·4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곳에 공공임대 주택 3000가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국제업무 지원시설'로 계획됐지만 주택 공급이 부족하자 2018년 말 서울시가 이 자리에 공공주택 800가구를 짓겠다고 뒤집었고, 시장이 공석 상태였던 작년 8월에는 3000가구로 늘어났다.

정부가 허겁지겁 주택정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도시계획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 대도시권 업무 중심지인데 GBC·MICE 단지와 어울릴 수 있는 시설이 들어와야 한다"며 "이 위치를 주거로 쓰는 건 토지 낭비라고 볼 수밖에 없고, 이 용지를 매각해 다른 곳에 짓는 편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공급은 정비사업으로 해결해야지 장기적인 도시 공간 구조를 희생해가면서 해결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료원 용지가 표류하는 가운데 30일부터 영동대로 코엑스사거리(봉은사역)부터 삼성역사거리(삼성역) 일원에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가 시작된다. 지하 7층 규모(597m)의 복합환승센터를 짓는 공사로 2·9호선, GTX-A·C, 위례신사선 등이 들어온다. 공사 기간은 2028년 4월까지 약 7년이다. 이 사업은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양대 축으로서 잠실 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과 짝을 이룬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5월 이 사업의 제3자 공고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킨 바 있다.

한편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25~26일 이틀간 사전투표가 진행된다. 김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용지에 주택 4000가구를 건설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민소환 투표에 부쳐졌다. 이곳도 8·4 부동산 대책 후보지 중 하나다. 다른 후보지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지(1만가구)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정부에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8·4대책 공중분해 위기…과천 태릉이어 서울의료원 주민도 반발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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