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부동산뉴스

아워홈이 오너 일가에 매년 10억씩 임대료 내는 까닭

  • 빌딩매매

아워홈이 매년 10억여 원을 오너 일가에게 공장 임대료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사실을 일요신문이 처음 확인했다. 아워홈 용인1공장 소유주는 최근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부인 심윤보 씨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주식회사 보담이다. 용인1공장이 폐쇄되지 않는 이상 매해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앞서 아워홈 오너 일가는 구본성 부회장의 보복운전 사건과 적자에도 지나치게 높은 배당금을 받아 비난을 받았다.  

현재 아워홈이 보유한 보담 주식은 없기에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자학 전 아워홈 회장 일가가 보담의 최대주주로 추측된다. 구자학 전 회장이 2015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조문한 뒤 밖으로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워홈 감사보고서에 보담이라는 회사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6년으로 당시 아워홈은 보담에 616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거래액이 점점 늘어나 2018년 이후로는 보담이 아워홈으로부터 매년 10억 원이 넘는 돈을 받고 있다. 2020년에는 아워홈이 11억 7100만 원을 보담에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아워홈이 보담에 지불하는 돈은 임대료에 해당한다. 아워홈 용인1공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토지와 건물은 보담 소유다. 용인1공장은 과거 물류창고로 쓰였지만 2003년 제빵공장 시설을 도입해 현재까지 공장으로 사용 중이다. 당시에도 토지와 건물 소유주는 보담이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2005년까지 아워홈과 보담이 금전 거래한 내역은 없다.

한편,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의 부인 심윤보 씨는 용인1공장 바로 옆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가 2005년 5월 보담에 매각했다. 이후 2017년 이곳에 아워홈 공장 시설이 추가로 들어섰다. 특이한 점은 2017년 당시 추가로 들어선 2개 건물의 소유주는 아워홈이었지만 얼마 안 가 44억 원을 받고 보담에 매각했다는 것이다. 즉, 보담 토지에 아워홈이 건물을 지은 후 그 건물을 보담이 매입한 것이다.

아워홈과 보담은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특수관계자란 지분 관계가 있는 관련회사나 주주·임원·종업원 등 회사와 밀접한 거래 관계에 있고 회사의 경영이나 영업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를 뜻한다. 현재 아워홈이 보유한 보담 주식은 없으므로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자학 전 아워홈 회장 일가가 보담의 실소유주로 추측된다. 아워홈 측은 보담의 주주 구성 관련해서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실제 보담 이사진은 대부분 아워홈 오너 일가로 구성돼 있다. 현재 보담의 대표이사는 심윤보 씨고, 구본성 부회장과 그의 자녀 구조앤 씨, 구진아 씨, 구재모 씨가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과거 신한증권과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박진원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보담 감사로 재직 중이다. 구 부회장의 동생 구미현 씨가 보담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하다가 2019년 7월 사임한 것도 눈에 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보담의 사업목적은 △창고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부동산임대업 △식품의 제조·가공 및 판매업 △소분 판매업 등이다. 하지만 임대업을 제외한 보담의 제조·판매업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한국기업데이터에 따르면 보담은 2015년 매출 18억 9000만 원, 영업이익 4억 6400만 원을 거뒀다. 매출원가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제조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담은 2015년 판매비와 관리비로 14억 2500만 원을 지출했는데 이 중 9억 2800만 원이 급여 명목으로 빠져나갔다. 보담은 상시 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소상공인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산술적으로 보담 직원은 억대 연봉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보담은 급여 외에도 7300만 원을 복리후생비로 지출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정보가 부족해 2016년 이후 보담의 자료는 기재하지 못했다.

이처럼 구본성 부회장 일가는 보담을 통해 아워홈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임대료를 받고, 적지 않은 금액을 보담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 그런데 아워홈 오너 일가가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인 곳은 용인1공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워홈 오너 일가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한때 이곳에는 LF 매장이 입주해 있었다가 2018년 철수했다.

해당 건물은 6층 규모로 1992년 완공됐다. 건물 소유주는 구자학 전 회장의 네 자녀인 구본성 부회장, 구미현 씨,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 구지은 현 아워홈 대표였다. 이후 구본성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건물 지분을 매각해 현재는 구명진 대표와 구지은 대표가 건물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건물 완공 당시 건물명은 보담빌딩이었고, 현재 이름은 주웰빌딩이다. 보담빌딩 시절인 2009년, LF 매장인 ‘LF콜렉트’가 이곳에 입주하기도 했다. 아워홈과 LF는 모두 범 LG가로 구본걸 LF 회장과 구본성 부회장은 사촌 관계다.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와 구지은 아워홈 대표는 청담동 주웰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2014년 구지은 대표(당시 전무)가 국정감사에 참여해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용인1공장이나 주웰빌딩 모두 적법한 계약을 맺고 임대료를 지급했다면 법적으로는 문제되지 않지만 ‘오너 배불리기’라는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 그래도 구본성 부회장은 지난 6월 3일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하차한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워홈은 지난 6월 4일 주주총회를 열어 구본성 부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했다.

뿐만 아니라 아워홈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음에도 오너 일가가 배당금으로 약 760억 원을 챙겨 비판을 받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워홈은 2020년 매출 1조 6253억 원, 영업손실 93억 원을 기록해 2019년 매출 1조 8791억 원, 영업이익 715억 원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배당금은 2019년 주당 2000원에서 2020년 주당 4000원으로 오히려 늘렸다. 2020년 배당액은 총 776억 원에 달한다. 현재 구본성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아워홈 지분 98.11%를 갖고 있어 이들이 아워홈 배당금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최근 아워홈 오너 일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6월 18일 SNS를 통해 “아워홈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했는데 오너 일가에게 지급된 배당액이 760억 원”이라며 “재벌 오너 일가의 천문학적 배당금 지급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아워홈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에 나온 내용 외에는 추가로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단독] 아워홈이 오너 일가에 매년 10억씩 임대료 내는 까닭 | 일요신문 (ilyo.co.kr)

댓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