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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체투자 직격탄 맞은 자산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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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코로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부동산 펀드와 같은 대체투자 부문이 타격을 입으면서 이들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운용업계는 수익률이 떨어져 매각이 어려운 부동산을 충당부채로 잡고 향후 재매각하는 등의 단기적인 자구책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대형 오피스 등 대면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핵심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오피스텔 등 국내 개발형 부동산 투자를 통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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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부동산 펀드 등 대체투자 부문이 타격을 입으면서 관련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사진제공=픽사베이]

 

 

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혼합형 포함)은 4월에 비해 0.4%(2495억원)가 늘어난 9조2466억원이었다.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기 전인 1월과 2월 사이의 증가율이 2.7%(1조4935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받고 있는 해외 호텔·리테일 등의 예상 임대수익률이 흔들리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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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자료=금융투자협회]


■ 자산운용사 해외부동산 투자, 미국 50% 국내 48%…코로나로 해외호텔 펀드 수익률↓

 

자산운용업계는 최근 몇년 간 전통적인 주식·채권 투자에서 부동산 펀드와 같은 대체투자로 옮겨왔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산운용사의 전체 판매잔액(602조9414억원)에서 주식형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의 17.6%(106조1177억원)에서 8.5%(51조2500억원)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것이 이유다.

 

반면 부동산 펀드 판매잔액은 2015년 1분기 30조원에서 올해 3월에는 96조650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자산운용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누적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혼합형 포함)은 56조744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2%(12조1372억원)가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67.3%(22조8192억원)가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 A씨는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늘어났다”며, “작년말을 기준으로 투자 비중이 미국 50%, 국내 48% 수준이다”고 밝혔다.

 

B씨는 “해외 부동산 투자의 경우, 운용보수나 수수료가 높은 편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수익률이 높다보니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펜데믹으로 확산되면서 해외 부동산 중 호텔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 대형호텔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에 속한다. 호텔이 펀드만기보다 긴 장기임차계약을 맺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원매자를 구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A씨는 “해외 부동산펀드도 실물자산 운영 수익을 통해서 고객들한테 배당을 주게 돼 있다”며, “코로나 사태로 여행객들이 급감하면서 4월 해외 객실 이용률이 20%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호텔 수익이 급락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특히 수익률 악화가 심각한 쪽은 유럽 다음으로 미국 호텔 부동산 펀드”라며, “매월 혹은 분기마다 투자자에게 배당을 주는데 수익이 없는 경우 손실 처리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 가운데 호텔 기초자산 비중이 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메리츠대체운용 등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약 58%인 4조8785억원을 기록했다. 기초자산 비중은 오피스가 62%, 호텔이 28%, 물류센터가 9% 순이었다. 같은 시기 메리츠대체운용은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2조7188억원으로 3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 비중은 오피스가 36%, 호텔이 28%, 리테일이 13% 등이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중국 안방보험에 미국 내 15개 호텔을 인수하기로 했던 7조원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맞소송을 건 상황이다. 안방보험 측이 호텔 관련 부채 등을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으며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 단기 대응책으로 매각시기 연기…장기전략, 해외 대형오피스 핵심부동산 투자↑·국내 개발형 부동산 투자로 보충

 

일각에서는 4~5월이 지나면서 상황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를 비추기도 한다. 현재 호텔업계의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유럽·미국 등으로 하반기에 인바운드 여행객들이 유입되면 점진적으로 확정수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관련 부양책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괜찮은 것 같지만, 여전히 현실과의 괴리가 클것”이라며, “올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는 더블딥(double dip recession)으로 더 안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펀드들은 대부분 손실 구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중 가장 늦게 상환을 받게 되는 후순위 펀드의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병원 등 헬스케어 부문 펀드는 미국 주정부에서 사전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수가 많지 않다.

 

한편 대응 수준과 계약에 따라 리스크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인 C씨는 “상시 모니터링과 현지 운용사와의 협력을 통해 리스크를 충분히 해소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펀드와 관련해 “펀드 구조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신용등급이 높은 임차인을 중심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보증금 제도 등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관련 조항에 따라 리스크가 어느 정도 커버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수익률 감소로 매각하기 힘든 부동산에 대한 당장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A씨는 “미 매각 부동산을 충당부채(지출의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로 잡고 몇년 뒤에 재매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현 상황에선 매수자가 없을 뿐 아니라, 사전에 정해진 수익률 등의 조건들을 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경기에 민감한 호텔보다 해외 초대형 오피스 등에 투자하는 전략도 거론되고 있다. 언택트가 가속화되면서 중소형 오피스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대기업 등이 상주하는 초대형 오피스는 대면 비즈니스가 불가피하다”며, “핵심부동산(core value real estate)에 속하는 해외 초대형 오피스에 투자하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유형은 중소형 오피스에 비해 배당이나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적이다.

 

해외 부동산 시장이 요동침에 따라 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국내 개발형 부동산 투자를 고려 중이다. 해외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코로나로 인해 실사 등 투자 검토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A씨는 “주택 개발의 경우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펀드 투자가 활발하진 않은편”이라며, ”사무용·주거용 오피스텔 투자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자산운용사 중점 검사 항목 중 하나로 해외 부동산 펀드를 꼽으면서 업계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B씨는 “부동산펀드 대부분이 사모펀드인데도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코로나 때문에 위축된 부동산 펀드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https://www.news2day.co.kr/15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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