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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언택트 부동산, 프롭테크에 달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삶)를 대비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부동산 업계도 예외일 수 없다. 그동안 부동산은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 속도가 느린 분야로 통했다. 우리 국민 자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부동산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이뤄져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부동산 역시 비대면(언택트) 서비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부동산에 IT 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 산업이 국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성장을 넘어 부동산 업계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부동산 산업은 현장 접촉이 많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프롭테크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며 "전염병 시대에는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한 프롭테크가 가장 적합한 서비스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영 교수는 1990년대 말 국내에 인터넷 기업 붐이 일었던 시절 부동산114를 설립했던 멤버이기도 하다. 부동산 정보와 매물 등록 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옮겨온 부동산114는 어쩌면 국내 프롭테크의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프롭테크가 국내 부동산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성장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지 이상영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최근 '언택트'가 새로운 화두인데 프롭테크가 부동산 업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

▲1990년대 인터넷 기업(닷컴) 붐이 일면서 부동산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수준의 회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 있는 매물 정보 등을 온라인에서 확인하는 정도일 뿐, 오프라인 중심의 전통적 부동산 서비스 형태를 바꾸지는 못했다.

프롭테크는 기존 서비스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가령 부동산 서비스는 현장 방문을 통한 매물 확인과 계약, 관리 등으로 진행되는데 프롭테크는 처음부터 현장 접촉이 아니라 온라인 혹은 모바일을 통해 서비스를 접하게 된다는 점에서 90년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장 방문과 계약 등 이전의 전통서비스로 이어지는, 즉 서비스 진행 방향이 완전히 바뀌는 일종의 온디맨드(모바일 등 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방식으로 갈 것이다.

-프롭테크 중에서는 어떤 기술이 있나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에 바뀌는 것은 모델하우스 자체를 사이버에서 대체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VR(가상현실)을 통해 현실과 같은 공간정보를 제공하는데, 이전에는 평면도를 디지털화해서 보여주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평면 공간에 소비자가 마치 게임 하듯이 들어가 공간감을 느끼면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해졌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모델하우스뿐 아니라 평면도를 가진 모든 아파트를 3D로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 등을 가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가장 선호하는 언택트 서비스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변화가 불가피한 프롭테크 영역도 있을텐데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크게 늘었는데, 이는 사무실(오피스)이라는 공간의 필요성을 줄이는 것이다. 미국의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이 전면 재택근무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결국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이로 인해 공유오피스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주요 빌딩의 오피스 공간은 공유오피스 기업들이 해결하고 있었지만 재택근무의 증가는 공유오피스 사업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모든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셰어하우스(공유주택) 분야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셰어하우스는 저렴한 임대료 뿐 아니라 공유하는 사람들 간 커뮤니티가 셰어하우스를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중요해지면서 셰어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커뮤니티가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를 대신해 코리빙(CO-Living)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립된 자기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커뮤니티 공간을 공유하는데, 이런 공간도 전자 예약 시스템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프롭테크가 변화를 이끌기 위해선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부동산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부동산 실거래가 등의 정보가 공개되고 있긴 하지만 완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가령 아파트 내에서도 몇 동 몇 호의 실거래가인지에 대한 정보는 확인이 어렵다(현재 공개되는 실거래가는 단지와 평형, 층에 대한 정보만 제공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제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데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까지가 부동산의 개인정보인지 명확하지 않고, 이로 인한 제한된 정보는 프롭테크가 성장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 한 프롭테크 기업은 단독주택 실거래가를 찾기 위해 AI기술을 개발해 정보를 구축, 이를 은행 등에 판매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이며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들이다. 민간의 사업 확장성과 창의성을 믿고 공개하는 정보의 범위를 넓힌다면 프롭테크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이들의 서비스 분야도 다양해질 수 있다.

-정부 뿐 아니라 프롭테크 업계에서 준비해야 할 부분은

▲블록체인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은 스마트계약이나 전자등기 등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현재 정부가 부동산 전자계약을 장려하고 있는데 앞으로 공공임대주택 등의 계약은 전자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이 분야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전자계약을 블록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계약의 안전성 등을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부동산 계약을 대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에 등록된 부동산 매물을 프롭테크 기술을 활용해 매물의 공간과 등기 등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계약과 최종 소유권(등기)이전까지 온라인에서 이뤄질 수 있다. 즉 이전에 구현되지 못했던 부동산 대면 서비스를 완전히 비대면 방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프롭테크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의 서비스 전환을 주도해 사회 환경적 변화 뿐 아니라 경제적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프롭테크 분야에 관심 있는 인재들에게 조언한다면

▲최근 프롭테크 분야에서 창업하거나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VC(벤처캐피탈)와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생각보다 부동산 분야 출신들이 많지 않다. 최근 프롭테크 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와, 기존 사업은 자리를 잡았고 이를 확장하기 위해 전문적인 부동산 지식이 필요한 경우 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프롭테크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창업도 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과 부동산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해야 프롭테크 업계가 더 성장할 수 있다.

현재 부동산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부동산 신탁사나 자산관리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데 좀 더 진취적으로 프롭테크 영역도 충분히 진출할 만하다. 다만 이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점은 업계와 정부, 교육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http://news.bizwatch.co.kr/article/real_estate/2020/06/03/0002/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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