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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대종빌딩 사태 없다” 건물 ‘안전’도 맡는 블록체인 기술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대종빌딩 중앙 기둥에 들어난 철골구조(왼쪽), 급히 이사하는 입주민(오른쪽) [연합뉴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대종빌딩 중앙 기둥에 들어난 철골구조(왼쪽), 급히 이사하는 입주민(오른쪽) [연합뉴스]

 
지난 2018년 말 서울 강남 한복판에 지어진 건물에서 입주자 전원이 퇴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겉은 멀쩡해 보였던 대종빌딩이 사실은 붕괴 직전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서다. 건물 2층 중앙 기둥의 단면은 철골 구조물이 드러날 정도로 부서져 있었다. 이후 정밀 안전진단에서는 최하 등급인 ‘E등급(불량)’ 판정이 나왔다. 당시 이 건물은 같은 해 4월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최상 등급인 ‘A’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육안에 의존하는 건물 안전점검 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낡은 건물에 IoT 센서 붙여 상태 점검 

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건축물의 안전 상태를 진단하는 ‘사물 분산신원인증(Decentralized IDㆍDID)’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노후 건축물에 IoT 센서를 부착해 기울기 및 크랙(균열) 데이터를 확보하고,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인 ‘이니셜’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DID는 주로 개인의 신원증명을 위해 이용됐는데, 이번에 사물의 식별 확인에도 적용됐다. SKT 관계자는 “DID를 사물에 적용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며 “자칫 안전점검이 미비할 수 있는 다가구주택 등의 노후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위험을 빨리 감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향후 노후 아파트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험구조물 안전진단 플랫폼' 사업의 서비스 구조도 [사진 SKT]

'위험구조물 안전진단 플랫폼' 사업의 서비스 구조도 [사진 SKT]

 
기존에는 노후 건축물에 대해 안전진단을 할 때 사람이 직접 현장에서 측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종빌딩 사례처럼 데이터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여기에 DID 서비스를 적용하면 건물에서 보낸 IoT 데이터를 통해 균열 등의 문제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SKT 등은 현재 서울 중랑구청과 함께 국내 최초로 위험구조물 안전진단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 위·변조 어려워 ‘백신 여권’에 적합 

DID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별도 중개자 없이 본인 스스로 신분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한 신원증명 기술이다.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특정인의 식별정보를 기관이나 기업의 서버가 아니라 개인 단말과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노출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위·변조 가능성이 작다. 시장조사업체 지온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DID 시장이 연평균 80%씩 성장해 오는 2024년 34억5400만 달러(약 3조84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 여권은 DID 적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기존의 QR코드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 형태의 백신 접종 증명서는 위조가 쉽다는 약점이 있었다. 현재 미국 뉴욕시는 IBM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백신 여권인 ‘엑셀시어 패스’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한국도 질병관리청이 DID에 기반한 백신 여권 ‘쿠브’를 공개했다. QR코드 스캔 방식이지만 DID에 기반해 15초마다 새로운 QR로 변경되기 때문에 복제 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 시민들이 백신여권인 '그린패스'를 들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 시민들이 백신여권인 '그린패스'를 들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DID 운전면허증 도입 계기로 확산할 듯

정부도 DID를 디지털 시대의 주요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DID 운전면허증이 도입되면서 확산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가 휴대전화에 DID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보관하면서 신원 확인 요청이 있을 때마다 제공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온라인에서는 로그인·신원정보 입력 등에 이용하고 오프라인에서도 기존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하게 본인 확인 수단으로 쓸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블록체인 실증 사업에 나섰다. 예를 들어 DID 기반 무인편의점 출입증을 발급하면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도 QR코드로 무인편의점 출입이 가능하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부산에 있는 GS 편의점에서 실증이 진행된다.
“다시는 대종빌딩 사태 없다” 건물 ‘안전’도 맡는 블록체인 기술 - 중앙일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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