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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은 어디에’···개발 셈법에 길 잃은 호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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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호텔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험난한 모습이다. 부동산 개발가치가 높은 몇몇 호텔을 제외하곤 인수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량 해고를 우려한 직원들의 반발로 매각 작업이 위기에 처한 호텔도 등장했다.

◇롯데시티호텔 명동, 매각 철회···“개발 가능성 낮아 인수 매력 떨어져”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한 ‘롯데시티호텔 명동’은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롯데시티호텔 명동은 서울 명동에 위치한 4성급 호텔이다. 이곳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영업 부진을 겪던 호텔을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최근 매각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서울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롯데시티호텔 명동’ 전경 / 사진=연합뉴스
매물을 다시 거둬들인 이유는 시장 반응이 미지근해서다. 개발이 어렵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선 2015년 10월 개장한 롯데시티호텔의 개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호텔업만으로는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용도를 변경해 부동산 개발을 하는 게 최선이다”며 “호텔업 자체가 큰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도 아니기 때문에 개발이 어렵다면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크라운호텔, 2000억원 제시···현대건설 컨소시엄 난색 “용적률 제한, 개발가치 예상보다 낮아”

용산구 이태원동 3성급 ‘크라운호텔’도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이곳은 지난해 말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하나대체투자운용·알비디케이)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올 초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매각가 등 세부적인 매각 조건을 두고 이견을 나타내면서 협상은 5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개발가치에 대한 입장 차다. 크라운호텔 소유주는 해당 부지의 가치를 3.3㎡당 1억원이 넘는 2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용산구 중심에 위치했다는 점이 반영됐다. 반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생각은 다르다. 크라운호텔이 위치한 용산구 일대는 조망권 보호를 위해 400% 용적률이 걸려있다. 용적률 제한으로 인해 예상했던 개발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힐튼 서울호텔, 1조원 매각 추진···노조 “부동산 개발 반대, 생존권 보장해야”

직원들의 반발로 매각 작업에 빨간불이 켜진 호텔도 있다. 서울 남산 아래 40년 넘게 자리하고 있는 5성급 호텔 ‘밀레니엄 힐튼서울’이다. 호텔의 최대 주주인 싱가포르계 ‘CDL호텔코리아’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 악화를 이유로 매각을 결정했다. 매각가격은 1조원대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호텔 부지에 오피스빌딩을 건립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힐튼호텔 노동자 생존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에서 고용유지 및 관광산업 발전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힐튼서울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주인이 바뀌면 대량 해고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현재 힐튼서울에는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해 680명이 고용돼 있다. 최근 매각된 호텔에선 대량 실직이 현실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과 ‘르 메르디앙 서울’은 올해 매각 이후 영업을 종료했다. 인수자들은 기존 호텔을 허물고 주상복합이나 오피스빌딩을 지을 예정이다. 

직원들은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힐튼서울 직원 10여명은 전날(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대근 밀레니엄 힐튼서울 노조위원장은 “힐튼 또한 다른 호텔들과 비슷한 폐업 절차를 진행할 텐데 노동자들의 생존 또한 건물과 함께 무너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멀쩡한 호텔을 없애고 그 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면서 어느 하나 책임지는 이가 없다”며 “목숨을 걸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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