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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운용, 남대문 삼부빌딩 '주거시설' 개발 돌입

  • 신축부지매매

국내 디벨로퍼(developer) 업계에서 용도변경(컨버전, Conversion)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지엽적인 의미의 용도전환에서 나아가 기능을 상실한 노후공간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탈바꿈하는 현상 자체를 아우른다. 도시개발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급격한 인구감소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소비, 재택근무 증가는 도심 공간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천편일률적으로 용도지정을 하던 낡은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 사례를 중심으로 '컨버전' 아이디어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봤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통해 서울 남대문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건물을 주거시설로 바꾼다. PFV는 31일 1045억원을 지급하며 건물 매입을 마쳤다. 최근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들어선 아파트, 오피스텔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을 감안한 개발 전략으로 해석된다.

31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달 중순경 남대문칠일피에프브이를 설립해 서울특별시 중구 남창동 9-1번지 일원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곳에는 당초 삼익악기가 보유한 삼부빌딩이 있었다.

남대문칠일피에프브이는 지하 7층~지상 20층 규모 건물에 296세대의 주거시설 및 약 1028평 규모 상가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다. 최근 유동화 시장을 통해 1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개발 주체인 이지스자산운용은 2월 말 삼익악기로부터 삼부빌딩 토지와 건물을 1100억원에 사들였다. 남대문칠일피에프브이가 이 사업을 맡기로 하면서 매매 계약상 매수인 지위도 PFV로 이전됐다. 남대문칠일피에프브이는 계약금 55억원을 지급했고 31일 잔금 1045억원을 납부해 자산 매입을 마쳤다.

이 건물은 원래 이지스자산운용이 아닌 삼익악기가 개발하려 했다. 삼익악기는 삼부토건으로부터 2014년 약 660억원에 삼부빌딩을 샀다. 삼부빌딩은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5260㎡(약 4000평)의 대형 오피스 건물이지만 1984년 준공된 탓에 줄곧 노후화 문제가 지적돼 왔다.

2017년 건물이 자리한 남대문구역 제7-1지구가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삼부빌딩은 기존 업무·판매시설에서 판매·숙박시설로 탈바꿈이 가능해졌다. 다만 삼익악기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을 결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올해 초 건물을 매입한 이유도 규제 해소 덕에 주거시설로 재건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부빌딩은 지하철 4호선 회현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인프라도 우수하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구체적인 개발 계획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주거시설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으로 공급이 유력해 보인다.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이 지역은 일반상업지구에 해당한다. 일반상업지역에서는 단독주택·공동주택 등 주택 개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거복합건축물의 경우 연면적의 20% 이상 상업시설을 공급하면 오피스텔 같은 주거시설을 개발할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CBD 내 주거시설 분양이 호황세를 이어가는 것을 고려해 개발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5월 서울 중구 세운지구에서 분양한 대우건설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아파트는 평균 2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장과 주거지역이 가까운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수요가 높다는 평이다.

PFV에는 시공사인 롯데건설도 지분 투자를 실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PFV 임원진에 정영광 롯데건설자산운영사업부문장(상무보)이 포함돼 있다. 최근 시공사 선정을 노림과 동시에 개발 이익을 나누기 위해 건설사에서도 직접 자본을 투자하는 현상이 잦아지는 추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사업처럼 PFV 등을 통한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PFV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만들어지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금융기관 등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개발 이익을 주주에게 배분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투자의 44%가 부동산펀드나 PFV를 통해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더벨 -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the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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