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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하정우·공효진 수십억 차익 거둔 빌딩 리모델링

  • 오피스빌딩

아파트대출 규제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그중에서도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반적으로 5층 안팎 규모에 대지면적 100~200㎡ 안팎의 매매 가격 10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을 꼬마빌딩이라 부른다.

최근 김태희, 하정우, 공효진 등 유명 연예인들이 꼬마빌딩 투자를 통해 수십억원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꼬마빌딩이 부동산 시장의 ‘핫’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코로나19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증가하는 등 잇따른 악재에도 매물을 찾는 자산가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꼬마빌딩 중개업자 A씨는 “지난 15년간 빌딩 중개업을 해왔는데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문의가 계속 이어진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수익을 낼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꼬마빌딩 투자 관심은 실제 수치로도 드러난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은 307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나 늘었다. 이 기간 사고팔린 빌딩 중 222채(72%)는 100억원 미만의 꼬마빌딩이 차지했다.

 

 

서울 용산구는 50억원 이하 꼬마빌딩 거래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사진은 꼬마빌딩이 모여 있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근처 지역.
사진설명서울 용산구는 50억원 이하 꼬마빌딩 거래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사진은 꼬마빌딩이 모여 있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근처 지역. <대신금융그룹 제공>

▶꼬마빌딩 인기 요인은?

▷대출 규제, 저금리에 뭉칫돈 몰려

꼬마빌딩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출과 가격, 저금리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아파트보다 매입 자금을 대출받는 것이 쉽다. 현재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 반면 꼬마빌딩은 대출 규제가 덜하다. 지난 5월 17일부터 비주택 LTV 규제가 70%로 강화됐지만 아파트 규제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대출 규제도 개인에게만 해당할 뿐 법인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특히 2018년 6월부터 임대 수익을 기준으로 꼬마빌딩 대출을 규제하는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이 시행되면서 개인이 직접 빌딩을 사 투자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오동협 빌딩로드 부동산중개 대표는 “대부분 꼬마빌딩 투자자가 법인을 설립한 후 건물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해왔다. 법인 투자자가 다수인 만큼 이번 LTV 규제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꼬마빌딩 가격이 고점을 찍지 않았다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가격이 이미 상당히 오른 아파트보다는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꼬마빌딩으로 뭉칫돈이 몰린다는 얘기다.

“2015년부터 시작된 아파트값 상승세는 이제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향후 4~5년간은 아파트 투자로 재미를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임대 수익과 자본 이득(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꼬마빌딩을 눈여겨보는 투자자가 많다.” 임동권 하나부동산중개 대표의 설명이다.

저금리 기조에 이자 부담이 적어진 만큼 대출을 끼고 빌딩을 사는 투자자도 늘었다. 최근에는 ‘자가 수요’를 원하는 임차인이 직접 꼬마빌딩을 사들이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오동협 대표는 “대출 이자가 워낙 싸다 보니 월 임대료와 차이 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매달 월세를 내느니 대출을 끼고 건물을 산 뒤 이자를 내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증여세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도 꼬마빌딩 인기 요인으로 손꼽힌다. 꼬마빌딩은 아파트처럼 인근 시세가 명확하지 않다. 주로 공시 가격이나 국세청 기준 시가 등의 방법으로 평가해 신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거래되는 금액보다 자산 가치가 낮게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치가 낮게 잡혀 아파트 대비 증여세가 확연히 줄어드는 만큼 증여 대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여전히 꼬마빌딩은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3월 배우 김태희가 매각한 강남역 인근 빌딩.
사진설명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여전히 꼬마빌딩은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3월 배우 김태희가 매각한 강남역 인근 빌딩. <윤관식 기자>

▶꼬마빌딩 투자 어떻게?

▷상권 양극화·시세차익 고려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꼬마빌딩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투자 수요가 늘어난 만큼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우량 매물’ 찾는 일도 꽤 어려워졌다. 최근 몇 년간 토지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빌딩 매매 가격 대비 임대 수익률이 많이 낮아져서다. 한 빌딩 중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가 충분한 시장 조사 없이 덜컥 빌딩 매입에 나섰다가 쉽게 환매하지 못해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한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꼬마빌딩 매물을 찾으려면 입지, 공실 위험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상가 공실률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4%를 기록했다. 얼핏 보면 공실률이 높지 않지만 중심 상권 지역의 공실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 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38.3%였다. 인기 상권으로 꼽히는 이태원과 홍대·합정 상가 공실률도 각각 31.9%, 22.6%에 달했다. 공실률이 높은 만큼 투자 수익률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 1분기 소규모 상가 투자 수익률은 1.48%에 그쳤다. 오동협 대표는 “공실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권을 철저히 따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상권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 수익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세차익을 눈여겨보라는 주장도 새겨들을 만하다. 당장은 허름한 빌딩이지만 리모델링으로 꼬마빌딩 가치를 높여 다시 내다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라는 조언이다. 지나치게 오래된 건물이라면 매입 후 리모델링하는 과정이 필수다. 억대 비용을 들이더라도 깔끔하게 리모델링하면 건물 가격이 뛰고 임대료도 올려 받을 수 있는 덕분이다.

사례 하나를 보자.

A씨는 2018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꼬마빌딩을 24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1990년에 지어진 구축 건물로 주변보다 다소 시세가 높았지만 A씨는 과감히 구매를 결정했다. 인근에 지하철역이 개통되는 시기에 맞춰 ‘리모델링’해서 판다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정확했다. 1년 뒤 지하철역 개통에 앞서 약 6억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지하철역 인근의 깔끔한 건물로 입소문이 나면서 가게를 계약하려는 임차인이 줄을 이었다. 덩달아 유동인구도 늘면서 빌딩 가격이 덩달아 높아졌다. A씨는 2020년, 44억원에 빌딩을 매각했다. 리모델링·빌딩 구입 비용을 제외하고 약 13억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3년 동안 벌어들인 임대 수익은 ‘보너스’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준공된 지 30년 이상 된 꼬마빌딩이 많다. 이런 매물 중에서 상권·입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알짜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알짜 건물은 리모델링만 잘해도 신축 건물‘급’으로 가치가 올라간다. 임대 수익 증가와 더불어 높은 시세차익을 거두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된다.” 임동권 대표의 조언이다.

김태희·하정우·공효진 수십억 차익 거둔 빌딩 리모델링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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