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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강자 호반, 골프장 '밸류애드' 전략 두각

M&A시장의 단골손님 호반그룹이 원매자 후보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분야 중 하나가 레저산업이다. 최근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골프장 운영에 특히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운영 노하우도 눈길을 끈다. H1클럽, 서서울CC 등 골프장마다 대대적 개보수로 고급화 전략을 펼치면서 투자를 아까지 않는 편이다. 최근 매각한 스카이밸리CC 역시 수차례 리뉴얼을 통해 밸류애드(Value-add)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인수 이후 H1클럽 탈바꿈약 1년간 550억 지원

H1클럽(옛 덕평CC)을 운영하는 호반써밋은 지난해 매출이 64억원에 그쳐 전년(114억원) 대비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7개월간 코스를 전면적으로 리노베이션하다 보니 작년 7월에서야 재개장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클럽하우스 신축 역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반산업이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호반써밋에 400억원을 수혈했으며 클럽하우스 공사 등 시설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호반써밋의 지분 100%를 보유한 호반산업은 지난해 1월에도 호반산업에 유상증자 형태로 147억원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총 550억원 가량을 투입한 셈이다.

앞서 호반그룹은 2019년 초 서서울CC와 H1클럽(옛 덕평CC)을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품에 안으면서 골프사업 덩치를 키웠다. 최근 퍼블릭 전환이 대세지만 호반그룹은 사들인 골프장을 모두 회원제로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H1클럽의 경우 재오픈과 동시에 간판 역시 기존 덕평CC에서 바꿔 달았다. H에는 명예(honor), 상류사회(high society) 등의 의미를, 1에는 첫째나 으뜸의 뜻을 담아 고급화를 지향한다는 골프장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실제 H1클럽은 국군 체력 훈련장이 모태이다보니 유격장으로 불릴 정도로 오르막 홀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개보수를 통해 기존 코스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악명 높았던 홀들의 페어웨이 폭과 높이를 대폭 손봤다.

서서울CC 역시 인수 직후 코스를 리노베이션하고 카트 도로를 재배치하는 등 보수작업부터 우선했다. 어려웠던 코스를 개선하면서 플레이 시간이 4시간 정도로 짧아졌으며 지난해 추가로 클럽하우스 리뉴얼도 진행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18홀 전홀에 LED 라이트 교체 공사를 마쳐 야간 라운딩이 가능해졌다.

 

서서울CC 전경.


◇여주 스카이밸리CC, 밸류애드 거쳐 매각

이제 호반그룹의 손을 떠난 여주 스카이밸리CC 역시 여러차례 리뉴얼 작업을 거쳤다. 호반그룹은 올 초 여주 스카이밸리CC(36홀)를 엔지니어링공제조합에 양도하고 매각대금을 넘겨받았다.

합의된 매각가는 홀당 71억원, 총 2576억원이지만 남아있는 입회보증금은 매각 밸류에서 제외됐다. 대중제 18홀, 회원제 18홀인데 대중제 전환없이 매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통상 회원제 골프장은 대중제 전환을 전제로 매각이 이뤄지는데 스카이밸리CC의 경우 이런 조건이 달리지 않았다.

2020년 말 기준 스카이밸리CC의 잔여 입회보증금이 619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반그룹이 실제로 쥐게 된 매각대금은 1950억~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매각주체는 호반스카이밸리에서 사명을 바꾼 ㈜호반이다.

호반그룹이 레저사업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을 매각한 데는 스카이밸리CC의 위치가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반그룹은 국내에서 강북 쪽에 서서울CC, 강남 쪽으로 H1클럽을 운영 중이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여주 스카이밸리CC는 매각하고 2개만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인 운영방안이라고 봤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밸리CC는 대중제 대비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회원제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서울에서 비교적 멀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잘 판 가격”이라며 “적당한 시점에 매각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간의 투자가 아깝지 않은 셈이다.

호반그룹이 스카이밸리CC를 매입한 것은 2001년이다. 처음으로 나선 골프장 인수합병 건이었다. 당시 부도 상태였던 대영루미나를 인수한 뒤 이듬해인 2002년 4월 36홀로 확장하면서 이름을 스카이밸리CC로 바꿨다.

5년 뒤에는 홀에 카트 길을 냈고 2012년에는 소규모 코스 개조를 적용했다. 이후에도 클럽하우스와 숙박시설을 신설하는 등 가치 제고 작업이 꾸준히 이어졌다. 덕분에 골프장 호황 효과를 보면서 매출도 최근 2년간 큰 폭으로 뛰었다. 2016~2018년까지 180억원대를 맴돌다가 2019년 211억원, 2020년 251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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