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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방’ 찍히면 금세 값 두배, 코로나도 못말린 ‘스타벅스 열풍

13일 오전 10시 5분, 신세계 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이 다운됐다. 스타벅스 온라인 쿠폰(e-프리퀀시)을 모으면 주는 굿즈(상품)를 단독으로 내놓았는데, 판매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접속량이 평소의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5분 만에 마비된 홈페이지는 추후 복구됐지만, 복구 30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이날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는 SSG닷컴이 3만7000원에 판매한 아이스박스 ‘서머 데이 쿨러’가 5만~8만원에 올라와 있었다. 스타벅스 쿠폰을 모으면 공짜로 주는 분홍색 쿨러와 랜턴 상품을 묶어 16만5000원에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대한민국이 스타벅스에 열광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여름마다 출시하는 한정판 굿즈를 받기 위해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 물건을 구입하는 것)과 품절 대란이 매년 일어난다. 스타벅스의 원조인 미국에서는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수를 400개가량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매장 수가 한 달에 10여 개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 스타벅스 점포 수는 1550여 개이다.

◇미국보다 스타벅스 사랑하는 한국

이런 현상은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스타벅스 코리아의 독특한 마케팅 결과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도 텀블러나 다이어리를 사은품으로 주긴 하지만, 매년 여름마다 e-프리퀀시 이벤트로 한정판 굿즈를 만들어 내놓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스타벅스의 한정판 굿즈는 MZ세대의 ‘소확행’(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아이템으로 입지를 굳혔다. 스타벅스 본사는 올해 22주년을 맞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스타벅스 별다방점’을 내겠다고 했을 때 “스타벅스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건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다가 “한국 고객들이 애정을 담아 부르는 별칭”이라는 설명에 별다방 오픈을 허락했다.

하지만 이런 열기가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작년 여름 행사 때 서울 여의도 인근 스타벅스에서 한 고객이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음료는 버리고 사은품 17개만 챙겨간 사례가 나오면서 “상품을 되팔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며 사은행사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스타벅스는 이달 11일 2021년 여름 e-프리퀀시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1인당 주문 가능한 음료를 20잔으로 제한했다.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주거 기준’이 되기도 한다. 수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 등을 설명할 때 ‘스세권’(스타벅스와 가까운 권역)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를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까운 지역에 산다는 것이 상급지에 산다는 의미가 된 것”이라며 “스타벅스가 입점한 빌딩은 가격을 높게 쳐줄 정도”라고 말했다.

 

◇코로나도 비켜 갔나... 신세계는 지분 인수 노려

한국은 시장 규모와 매장 수에서 미국, 중국, 캐나다, 일본에 이은 스타벅스 5위 국가이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작년, 미국의 스타벅스 매출이 12% 감소하고,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매출도 19% 줄었지만 한국에서는 매출과 매장 수가 모두 늘었다.

한국 스타벅스 매출은 작년 1조9284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코로나로 휴점하거나 영업 시간을 줄인 매장이 많았지만 전년에 비해 3% 늘어난 것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22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했다.

신세계는 스타벅스 지분 전체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지난 3월 “스타벅스 지분 100%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가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다. 최근 이마트와 SSG닷컴, 야구단 SSG랜더스가 스타벅스와 손을 잡고 단독 상품, 유니폼 등을 내놓며 협업을 강화하는 것도 지분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본사는 지분을 양도하더라도 로열티, 상품 공급 대금 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해볼 만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린 한양대 교수는 “스타벅스의 독특한 스토리가 브랜드 이미지로 굳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스타벅스를 명품처럼 ‘특별하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명품보다는 저렴하지만 ‘한정판'이라는 인상이 강한 스타벅스 상품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과시하며 브랜드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이 한국에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다방’ 찍히면 금세 값 두배, 코로나도 못말린 ‘스타벅스 열풍’ - 조선일보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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