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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가구 시장의 판을 바꿨다

 
코로나19로 가구 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가 가구 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재택근무 등 '집콕' 문화가 자리잡고 주택 시장이 경색되면서 B2C(기업-소비자간거래)에 집중한 기업은 성장했다. 반면 B2B(기업간거래)와 사무용가구에 주력하던 기업은 부진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가구 시장의 중심이 B2C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 B2C 대응 따라 엇갈린 성과

가구업계 1위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2조 60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21.7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7% 증가한 929억 원이었다. 2위 현대리바트도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1조 3846억 원, 영업이익은 55.8% 증가한 372억 원이었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9월) 663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1.8% 성장했다. 중견급 기업 중에서는 에몬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에몬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9.7% 성장한 18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들 기업의 호실적에는 공통점이 있다. B2C 사업이다.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이케아코리아는 국내 진출 초기부터 B2C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샘의 인테리어 사업인 '리하우스'의 매출은 지난 한 해 동안 33.2% 성장했다. 현대리바트의 B2C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1.8% 늘었다. 에몬스 B2C 사업의 핵심인 온라인 부문 매출은 29% 신장했다.

올해 1분기에도 이들의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한샘은 지난 1분기 매출 5531억 원, 영업이익 252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2.3%, 46.8% 늘었다.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88% 줄어든 125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수주한 B2B 사업 종료와 용인 스마트공장에 대한 투자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리바트의 B2C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4.6% 증가했다.

반면, B2B 사업에 집중하던 기업들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건설경기 침체와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친 탓이다. 에넥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7% 줄어든 2336억 원이었다. 영업손실은 85억 원을 기록했다. 에넥스는 건설회사에 판매되는 '특판'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3분의 2에 달한다.

사무용 가구 시장 2위 코아스도 지난해 2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시장 1위 퍼시스는 같은 기간 2.37% 성장한 25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은 5.87% 줄어든 2868억 원에 그쳤다.

◇ 심상치 않은 변화…일시적 현상 아냐

업계에서는 향후 가구 시장이 B2C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B2C 가구 시장의 성장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매판매액은 약 10조 190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온라인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몰에서의 가구 거래액은 전년 대비 43.5% 늘어난 5조 원 수준이었다. 전체 소매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거래 증가가 B2C 가구 시장 성장에 큰 영향을 줬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B2C 가구 시장 성장의 '표면적 이유'일 뿐이라는 분석이 많다. 진짜 이유는 국내의 '경제적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가구업계에서는 GNI(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소비자가 인테리어 등 '삶의 질'에 관심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인테리어 산업은 GNI 3만 달러를 돌파한 1992년을 기점으로 10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 2017년 이후 GNI 3만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B2C 가구 시장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갖춰져 있었던 셈이다. 가구업계가 B2C 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시장 성장은 시간 문제였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시장 규모 확대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향후 B2C 가구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구업계가 B2C 시장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코아스는 올해 들어 영상, SNS 등 온라인 채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문 제작부터 배송까지 과정 전반을 소비자와 공유할 수 있는 소통 채널도 마련했다. 에넥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로 리뉴얼하며 B2C 판매 확대에 나섰다.

가구를 넘어 인테리어 시공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인테리어 시공은 한 번에 많은 가구를 판매할 수 있어 시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한샘은 자회사 한샘서비스원에서 담당하던 인테리어 시공 전문가 양성 기능을 본사로 옮겼다. 업무 효율성을 높여 연내 인원을 3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리하우스 쇼룸 등 오프라인 접점도 연내 5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말 욕실 리모델링 전문 브랜드 '리바트 바스'를 출시했다. 리바트 바스는 욕실 구성 전반 판매·시공에서 A/S(사후관리)까지 전담한다.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업계 최초의 토탈 인테리어 서비스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사몰에 편중돼 있는 유통망도 네이버 등 플랫폼과 손잡고 확장할 계획이다. 가구업계의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B2C 가구 시장의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 공간을 중심에 둔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지속되고 있어 홈인테리어 시장이 구조적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구에 대한 시장 수요도 주택 매매와 무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B2C 시장에 최적화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향후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가구 시장의 판을 바꿨다 (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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