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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의 M&A 뚝심…'시너지'만 본다

 
현대백화점은 이커머스 플랫폼 M&A 경쟁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유통업계가 활발한 이커머스 플랫폼 M&A(인수합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1조 원을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한 걸음 물러나 관망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이커머스 시장 출혈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M&A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볼륨'보다 '차별화'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이커머스 플랫폼 M&A다.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본입찰에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그룹은 중고나라의 지분을 인수, 중고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W컨셉을 품고 패션 플랫폼 시장에 진입했다.

유통 기업들이 이처럼 M&A에 적극 나서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많은 회원 수에서 나오는 '규모의 경제'다. 쿠팡 등 업게 선두 기업들은 배송, 신선식품 등을 앞세워 고객들을 끌어들였다. 그 결과 짧은 시간에 업계를 장악하면서 유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유통 대기업들도 앞다퉈 비슷한 방식의 플랫폼을 론칭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탓에 규모를 키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SG닷컴, 롯데ON 등이 규모 확대를 위해 오픈마켓 전환을 선택했지만 현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결국 단기간에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존 플랫폼을 인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M&A 시장에 활기가 도는 이유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경쟁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형 확장보다는 차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더현대닷컴, 현대식품관 투홈, 더한섬닷컴, H몰 등의 계열사 온라인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각 쇼핑몰들의 차별점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더현대닷컴과 현대식품관 투홈은 '전문성'을, 더한섬닷컴과 H몰은 '온라인 판매채널 보완'에 방점을 찍고 있다. SSG닷컴, 롯데ON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통합'을 기치로 내건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경쟁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현재 과열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는 "현재 온라인 시장 경쟁은 상품을 대폭 할인해 경쟁적으로 판매함으로써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 비효율적 전략으로 생각된다"며 "동업계와 같은 볼륨화보다는 차별화몰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육성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신사업·시너지' 위한 M&A 집중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이커머스 외의 분야에서 M&A를 활발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기준 현대백화점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 원이 넘는다. 또 올해 들어 두 차례 공모 사채를 발행해 2600억 원을 조달했다. 조만간 현대HCN 매각이 마무리되면 5000억 원 이상의 현금이 추가로 유입된다. M&A 시장에 뛰어들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현대백화점의 M&A는 신세계, 롯데처럼 공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대백화점은 지금까지 점진적인 M&A 전략을 구사해 왔다. 신세계와 롯데가 굵직한 M&A를 진행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2년 한섬과 현대리바트를 인수해 유통·패션·리빙 등 3개 분야의 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이들이 안정된 후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한화L&C를 잇따라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2019년에는 두산면세점까지 품으면서 면세 사업을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기업들은 안정적 사업 구조를 갖추며 이제 현대백화점의 효자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한섬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등과 더불어 패션업계 선두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리바트는 한샘과 업계 '투톱'을 형성하고 있다. 면세 사업도 시장의 우려를 넘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지난해부터는 뷰티·바이오 분야에 대한 M&A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한섬을 통해 코슈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의 합성어) 전문 기업 클린젠코슈메슈티칼을 인수했다. 이후 현대퓨처넷이 SK바이오랜드를 1210억 원에 인수하며 뷰티·바이오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 현대백화점은 이들을 활용해 프리미엄 더마 화장품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연말에는 복지몰 업계 1위인 이지웰을 1250억 원에 인수하며 B2B 이커머스 경쟁력도 강화했다.

이는 현대백화점의 M&A 원칙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 있음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화장품은 백화점·홈쇼핑 등 기존 유통망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화장품을 생산을 통해 공급자로서의 입지도 강화할 수 있다. 이지웰은 계열사 상품의 이커머스 유통 경로로 활용 가능하다. B2B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도 효율적이다. 따라서 향후에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M&A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상품 유통망 확대를 중점에 두고 M&A를 이어가고 있는 신세계, 롯데와 달리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에서는 거리를 두되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실히 취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향후 현대백화점의 M&A도 지금까지와 비슷하게 신사업 영역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M&A 뚝심…'시너지'만 본다 (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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