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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높아지는 건설산업, 해결책은 ‘디벨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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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자는 이득과 손해를 함께 생각하며(是故智者之慮 必雜於利害), 불리한 상황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찾고(雜於利而務可信也), 반대로 유리한 상황에서는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뜻밖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雜於害而患可解也)"

중국 오나라의 손무가 편찬한 병법서 손자병법에서 아홉 가지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이야기한 '구변(九變)'의 한 구절이다.

최근 국내 신규 택지 개발이 제한되고, 토지 자원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국내 건설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건설·부동산 기업들의 수주 및 운영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손무가 손자병법에서 이야기한 변화로 인한 불리한 상황 속에서 유리한 조건을 찾는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실제 몇몇 건설·부동산 기업들은 이득과 손해를 함께 생각하며, 신규 사업으로 확장하는 지혜로운 대응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응 방법으로 디벨로퍼로 업역을 확장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디벨로퍼는 개발 사업의 주체로서 토지나 부동산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를 극대화시켜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토지의 매입, 기획, 설계, 자금조달, 마케팅, 분양·임대, 자산관리까지 다양한 부분에 대한 이해와 전방위적 분야의 전문성, 단계별 리스크 관리를 통한 사업 진행 능력이 요구된다.

같은 땅이라도 어떻게 개발하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부동산의 성격을 파악하고 주변의 입지 여건, 유동인구에 따른 수요 분석 등을 차별화된 시각을 통해 가장 가치 있는 건물을 개발하는 것이 디벨로퍼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며, 투자자, 시행사, 건설사 등과 같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산업군들이 디벨로퍼 분야에 진출하며 사업 모델을 바꾸려 하고 있다.

국내에도 디벨로퍼가 존재해 왔다. 하지만 해외 선전국과 같이 명확한 개념이 정립된 상황은 아니다. 국내 디벨로퍼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업 및 건설사들은 끊임없는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통해 디벨로퍼의 개념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디벨로퍼의 발전 역사를 살펴보자면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급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 개발을 하는 1세대 디벨로퍼 모델이 등장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부터는 시장 위험이 커짐과 동시에 국내 건설산업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시행사(디벨로퍼)와 시공사(건설사)로 구분돼 역할을 분담하는 2세대 디벨로퍼가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리츠 및 금융 부문을 인수하는 등 자본력과 노하우를 갖춘 3세대 디벨로퍼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개막됐다. 이들은 서울 도심에서 호텔, 오피스, 리테일, 소형 주거 등을 위주로 개발하며 기획력과 운영 중심의 사업 모델로 변화했다. 디벨로퍼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보다 먼저 산업의 성숙기를 겪은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동산 개발 산업에서 수평적, 수직적 확장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해 왔다. 미국의 경우 디벨로퍼의 전문화를 통해 개발 분야를 다각화했으며,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안정성을 위해 부동산 개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임대 및 관리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한경 CFO insight]불확실성 높아지는 건설산업, 해결책은 ‘디벨로퍼’

 

대표적으로 미국의 디알호튼(D.R. Horton)은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새로운 주와 기타 하부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으로 사업 지역을 확장했다. 그들이 보유한 4개의 하위 브랜드 활용해 가격 차별화 전략을 사용하며 미국 최대 건설업 기반 디벨로퍼로 성장했다. 미국의 트라멜 크로우(Trammell Crow)는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개발과 고객 맞춤형 개발(BTS, Build-to-Suit) 전략으로 2017~2019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디벨로퍼 순위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일본의 미쓰이부동산(Mitsui Fudosan)은 2011년 매출 과반 이상이 임대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 구조에서 2019년 임대(45%), 분양(38%), 자산관리(17%)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등 시대에 맞게 사업 구조 변화시켜 일본 1위 종합부동산회사로 거듭났다. 다이와하우스(Daiwa House)는 단기적인 개발 후 분양의 모델이 아닌 임대-관리-개선 피드백까지 제공하며 추후 재개발 시에도 다이와하우스가 선정될 수 있는 선순환적 모델을 구축해 장기 고객을 확보했다.

 

 

앞서 나열한 디벨로퍼들의 차별화된 핵심 전략을 정리해보자면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고객 중심 서비스를 시행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시기적절한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했으며,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꾸준히 고민해왔다.

[한경 CFO insight]불확실성 높아지는 건설산업, 해결책은 ‘디벨로퍼’

 

디벨로퍼는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높으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장기적 임대수익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 발전 가능성도 높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 영향으로 어려워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토지를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디벨로퍼들이 공격적으로 토지를 확보해 부동산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디벨로퍼들은 다양한 부동산 분야에서의 개발 능력을 겸비하고 상품군을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략적 M&A를 통해 사업 지역을 확대하고 산업 내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변화된 환경 속에 지금까지 수행해왔던 단기 수익에 집중한 분양 위주의 사업 모델로는 성장에 어려움이 있으며, 선순환적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 구축이 기업의 장기 생존과 수익 창출을 위해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손무는 "무릇 군의 형태는 물과 같아야 한다(夫兵形象水)"고 했다. 과거 손무가 예측 불가능한 전쟁터에서 유연한 전법으로 군을 운영하였듯, 국내 건설부동산 기업들 또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국내 건설산업에서 그 어느 때보다 물과 같이 빠르고 유연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한경 CFO insight불확실성 높아지는 건설산업 해결책은 ‘디벨로퍼’ | 한경닷컴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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