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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2030 카공족·소확행족 여기 다 모이세요"

"밀레니얼 세대가 개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데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해 공간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

싱가포르투자청(GIC) 한국 대표와 코람코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하며 부동산 산업을 선도해온 박래익 그레이프 대표(56)가 후배들과 의기투합해 공간 스타트업을 창업해 화제다.

약 2년 전 공유주거 서비스 업체 `그레이프`를 설립해 지난해 7월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1호점을 연 `그레이프라운지`는 3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데 이어 지난 3월 강남역점과 이대점도 나란히 열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공유 서비스`가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사업 확장에 바쁜 박래익 대표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50대인 박 대표는 "정보가 빨리 도는 시대 새로운 세대를 겨냥한 사업을 하고파 도전했다"고 말했다. 사업기획팀장을 맡은 박남훈 이사(35)도 외국계 사모펀드를 박차고 나와 동참했다. 부동산개발·자문업을 하는 에이타스의 원영근 대표가 둘을 이어주며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그레이프라운지`는 스타벅스와 위워크, 스터디카페를 결합한 공유공간 서비스다. 산뜻한 공간에서 슬리퍼를 신고 편하게 공부하거나 연인과 족욕, 게임, TV를 즐기거나 쪽잠을 잘 수 있는 공간까지 따로 마련됐다. 2시간 기본 입장 요금을 내고 커피를 무제한으로 마시거나 요기를 할 수 있다. 시간권이나 당일권, 여러 지점을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월정액권 등 공간 구매요금도 다양하다. 밀레니얼 세대와 가까운 박 팀장은 "백색소음에 노출돼 공부에 집중하는 밀레니얼 세대 행태와 기존 도서관은 맞지 않다"며 "고등학교 때 독서실 같은 갇힌 분위기를 탈피하고 싶으면서도 외부 변수로라도 본인을 통제하고픈 이들 욕구에 맞춰 공간 구조와 서비스를 짰다"고 설명했다.

1인 1콘센트는 기본이고 카페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최대한 눈치를 안 보고 오래 머무를 수 있다. 고객들 재방문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도 자랑한다. 인위적으로 고객을 `물관리` 하지 않아도 사업이 안정화되며 밀레니얼 세대 비중이 높아졌다. 서울대점 회원 3500명 중에서 20·30대 비중이 97%로 압도적이다.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입장하니 소지품 분실 염려도 별로 없다. 실제 커뮤니티 모임 후 코트를 잘못 입고 간 고객의 옷을 찾아준 사례도 있을 정도다.

60인까지 유연하게 바꿔 활용하는 공간 구조도 강점이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청년층)과 인근 오피스텔 거주자의 거실 대체 역할은 물론, 학생이나 직장인, 스타트업 준비생들의 강연이나 세미나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포도 알이 모여 포도송이가 되듯 독립적이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행복하고 풍성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가 목표"라며 "`더 나은 당신을 위해(become a better you)`라는 구호처럼 밀레니얼 세대가 개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좀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고 싶은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준모(회원 53만명의 공공기관취업준비 인터넷 카페) 같은 모임 콘텐츠 업체가 공기업 자기소개서 특강을 열거나 넥스트챌린지(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처럼 젊은 스타트업과 밀접한 기업들과 손잡고 오프라인 공간 파트너가 되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박 대표가 "콘텐츠 보유 업체들의 오프라인 운영체제(OS)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05/459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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