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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구독경제 세상이 오는가? (2) ESG와 미니멀라이프

[구독경제:소유의 종말-7] `따라다라 따~ 따라라라~`
여러분은 이 음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리모델링된 자신의 집 방문을 열면서 놀라던 출연자들의 표정이 떠오릅니다. 이 노래는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OST로, 많은 분들이 과거 한 TV 채널에서 방영했던 <러브하우스>의 BGM으로 많이 알고 계십니다. 러브하우스는 2000년대 방영했던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의 집을 리모델링 해주거나 정리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등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출처=픽사베이
사진설명출처=픽사베이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최근 다시 인테리어 사업이 뜨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게다가 여행을 못 가서 절약한 비용으로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랍니다.

그와 동시에 주목받는 트렌드가 있습니다. 바로 미니멀라이프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만 누르면 언제든지 필요한 제품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만큼 굳이 지금은 안 쓰는 물건을 보관할 이유가 없죠. 게다가 구독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내가 필요할 때 제품과 서비스를 향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을 가지고 생활하는 미니멀라이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니멀라이프는 언제부터 유행하게 됐을까요? 2011년 일본인 곤도 마리에가 『정리의 발견』,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같은 정리와 관련된 저서를 출간하면서 미니멀라이프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몇 년 전부터 유행 중인 미니멀라이프 열풍의 시작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경향은 곤도 마리에가 넷플릭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에 출현하면서 더욱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인들은 곤도 마리에의 특별한 정리법에 감명받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항상 정리하기 전에 `집`에 감사 인사를 하고 집안의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우선 집안에 존재하는 소품과 물건에 담긴 추억을 회상하고 물건을 안아봅니다. 그리곤 물건을 안았을 때 설레는지(Does it spark joy?) 확인합니다. 더는 설렘을 주지 않는 물건을 버리면서 그 동안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작별 인사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버린다`는 표현보다 `비운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무소유` 같은 동양적 철학이 담긴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던 사람들이 그녀의 방송을 보고 자신의 물건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리적으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죠.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정리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트가 등장하는 중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물질적인 소유를 통해서는 진정한 행복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달은 게 아닐까요?

이런 소비패턴의 변화는 구독경제와 같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기존 구매방식과는 결이 다른 구독경제를 택하고 있는 것이죠. 구독경제에서 핵심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가 아닌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입니다. 내가 필요한 물건만을 소비하는 미니멀라이프와 소유보다 이용에 초점을 두는 구독경제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사람들은 미니멀라이프 스타일로 변하면 변할수록 기존 구매방식에서 한계를 느낄 것이고 구독경제는 점점 더 많은 영역으로 확장해 갈 것입니다.

 

ESG는 기업의 필수 생존 방정식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대기업부터 금융그룹까지 다들 ESG경영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기업의 재무적 요소가 아닌 환경적,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경영에 반영하는 기업에 사람들은 투자합니다. 코로나19,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으로 인하여 올해 가장 큰 화두는 `ESG`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기 시작하는 날 파리기후협약 복귀, 인종평등 보장,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3건의 행정명령을 언론 앞에서 공개 서명하였습니다. 파리기후협약 복귀는 ESG의 E(Environment), 인종평등 보장은 사실상 S(Social)에 해당하는 것으로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이 0인 탄소중립 상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였고, 향후 10년간 1조7천억 달러(약 1천881조 원)를 투입할 방침"이라고 이야기하였죠. 비단, 미 행정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출처=셔터스톡
사진설명출처=셔터스톡

올해 1월 애플은 경영진의 보너스 결정에 ESG 경영 성과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글로벌 기업들도 관심이 큽니다. 투자 자산 규모가 약 7조8000억 달러인 전 세계 1위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투자 기업들에게 탄소 중립(Net Zero) 계획을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블랙록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대기업에도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블랙록은 삼성전자의 3대 주주이니,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탄소중립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죠.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도 작년에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특히 혁신 기술 확보가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임을 강조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신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여러분은`RE100`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RE100은 얼핏 들으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주인공이 뜨거운 용광로로 들어가는 장면의 마지막 대사 "I will be back"이 떠오릅니다. 대부분 사람에게 RE100은 낯선 단어일 겁니다. 하지만 RE100은 몰라도 `기업의 사회적 가치`라는 말은 들어봤을 겁니다.

RE100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연관이 있습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만 이용하겠다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현재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코카콜라, BMW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결국, ESG의 측면에서 RE100은 글로벌스탠다드가 되어가고 있어서, 우리나라 대기업 및 비즈니스파트너 기업들도 사전적으로 대응하여야 합니다.

 

필요한 만큼만 만들어야 하는 기업들



이렇게 ESG 중 특히 환경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워진 만큼, 기업은 더 이상 환경문제를 방치할 수 없게 됐습니다. 기존에 화학에너지를 사용해서 하나의 모델을 대량생산하는 체제에 비상이 걸린 셈이죠. 전처럼 제품을 불특정 다수에게 팔고자 대량생산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은 환경 보호의 측면에서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의 이윤을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기업은 속성상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이익`을 포기하는 순간 생존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으니까요.
 

출처=셔터스톡
사진설명출처=셔터스톡

이제 기업은 딱 필요한 수량을 생산해서 최대 다수의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을 알고 있죠. 바로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개인에게 맞춰진 상품과 서비스는 자연스레 소비자의 만족감 증대로 이어집니다. 다수의 취향과 내 취향이 항상 같지 않기 때문이죠. 나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는 제품에 대한 팬덤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구독경제 기업은 `ID경제`를 통해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존처럼 누가 사갈지도 모르는 많은 제품을 생산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은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함께할뿐더러 소비자의 만족감을 올려 매출 증대까지도 노리는 양수겸장의 비즈니스 모델인 셈입니다. 구독경제 시대에서는 ID를 통하여 구독자의 `페인포인트`와 `니즈`를 확인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개인형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들이 점점 늘어날 겁니다. 그만큼 구독경제도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가겠죠. 그리고, 구독경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과 활용한 개인에게는 수많은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왜 구독경제 세상이 오는가? (2) ESG와 미니멀라이프 - 매일경제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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