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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전쟁, 물류를 잡는 자가 고객 잡는다

  • 물류창고,물류센타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쿠팡이 아마존보다 낫다.’(투자전문지 배런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시총 100조원 역사를 쓴 것을 계기로 한국의 e커머스(전자상거래)는 단번에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와 규모 면에서는 아직 비교가 안되지만 성장성과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쿠팡의 성공 뒤에는 한국의 빠른 e커머스 성장 속도, 치열한 경쟁에 기반한 물류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쿠팡은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국내 물류인프라에 재투자하고, 합종연횡에 나선 e커머스업계 경쟁자들도 물류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년 전 첫 등장한 새벽배송이 지금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것처럼 물류의 변화는 오늘도 우리 생활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대세는 ‘다해주는’ 풀필먼트(Fulfillment)

한국 e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세계 4위 수준이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체 리테일 시장 규모 대비 e커머스 시장 비중(유로모니터 집계)은 한국이 35.8%로 1등이다. 지난해 161조원을 기록한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한국은 좁은 지역에 인구밀도가 높아 빠른 물류를 바탕으로 한 혁신성장이 가능하다. 쿠팡 경쟁력의 핵심인 ‘로켓배송’을 가능하게 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제 대세로 떠올랐다. 풀필먼트는 쉽게 말해 상품의 보관, 포장, 배송, 재고 관리 등 모든 것을 망라하는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교환, 환불 등 물류의 모든 과정을 처리해주는 것으로 판매자는 물류비용 등을 아낄 수 있고, 유통과정이 단순해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빨리 받아볼 수 있고 반품도 손쉽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1999년 풀필먼트 서비스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FBA(Fulfillment By Amazon)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쿠팡은 아마존처럼 판매업체에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매입 비중도 크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은 “쿠팡의 밸류에이션이 그 정도로 높다는 것은 기존 오픈마켓 플랫폼들이 하고 있는 중개모델이 아닌 직매입 모델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한마디로 아마존 스타일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고, 이는 경쟁자들이 미래를 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 내부 모습.[쿠팡 제공]

쿠팡은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30개 도시에 100여 개의 독립된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대한민국 인구의 70%는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 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것은 쿠팡의 차별화된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힌다.

쿠팡은 그간 로켓배송이 미치지 못하던 곳까지 촘촘한 물류망에 투자하면서 압도적인 물류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전라북도 완주군에 전북 내 최대 규모의 신규 물류센터 설립을 위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쿠팡 IPO 이후 첫 투자로, 조달 자금 수조원을 국내 물류 인프라 투자에 쓰겠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다. 쿠팡은 서울·수도권 이외 지역에 7곳의 풀필먼트 센터를 짓고, IT에 기반한 물류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선다.

배송 경쟁력이 고객 마음 잡는다

쿠팡이 배송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 In) 효과를 제대로 거두면서 최근 e커머스 경쟁은 상품과 가격 외에 물류 경쟁력이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쿠팡과 국내 e커머스업계 1위 자리를 다투는 네이버는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 센터를 오는 7월 오픈하며, 빠른 배송 뿐 아니라 대형가구, 명품 등 상품별 다양한 배송 니즈에 맞춘 특화된 배송을 지향한다. 특히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커머스·물류·멤버십·상생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네이버 제공]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성장 전략은 제휴와 물류강화가 핵심”이라며 “이마트와의 제휴로 신선식품 유통을 강화하고, CJ와의 추가 물류센터 설립으로 쿠팡과 유사한 수준의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상품 및 물류 경쟁력 강화는 국내 커머스 시장 내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친환경 메가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논의 중이며 2023년까지 빠른 배송 규모를 90배까지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에 이커머스 본부가 신설됐으며 네이버도 NFA 관련 TF를 운영 중이다.

물류 투자를 통해 배송 지역과 물량을 늘리고,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필수과제다.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신선식품의 강자 마켓컬리도 신선식품 최대 물류센터인 김포센터를 열었다. 김슬아 대표는 지난달 30일 간담회에서 “수익성만 위해 달리는 건 주객전도”라며 “고객가치를 우선하다 보면 수익은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세미다크 스토어.[롯데마트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e커머스로 소비생활의 중심이 급격히 옮겨가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유통 대기업들의 반격도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기도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도심 곳곳에 거점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매장 뒷편 공간을 활용하는 세미다크스토어, P.P(Picking&Packing)센터와 같은 용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신세계그룹을 예로 들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3곳을 가지고 있지만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7300여 곳의 오프라인 거점도 활용해 바로 배송할 수 있다.

"이커머스전쟁, 물류를 잡는 자가 고객 잡는다[언박싱]"- 헤럴드경제 (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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