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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개척자, ‘디벨로퍼’ 꿈꾸는 대형건설사

  • 신축부지매매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전통적 건설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대우건설 등 주요 시공사가 기존 디벨로퍼를 위협할 정도로 거침없이 시행 영역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마침 주택 호황기라는 시기와 시세의 90% 수준 분양가 책정 가능이라는 우호적 정책까지 겹치며 업계에서는 더 많은 건설사들이 디벨로퍼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정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약 20여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분양 주택수는 총 1만7130가구인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4만3268가구)에 견주어보면 60.4%나 급감한 수준이다. 미분양 물량이 급감하면 디벨로퍼 사이에서는 ‘분양만 하면 어디든 완판된다’며 수익이 증가할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묵히던 땅에서 분양을 준비하는 곳도 증가한다.

건설업황 전반이 좋지 않지만 디벨로퍼 업계에 유독 온기가 도는 건 최근의 부동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말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을 주변 아파트 시세의 90% 이내에서 책정할 수 있도록 하고 적용에 나섰다. 이전엔 주변 아파트 분양가격의 100~105% 이내로 책정하도록 했다. 통상 분양가에 웃돈이 붙으며 준공시점에는 분양가 대비 높은 시세를 형성하기 때문에, 신규주택의 공급가를 책정기준을 분양가를 기준으로 했을 땐 시세와 괴리감이 커지고 이는 곧 수백대 일의 로또청약을 양산한다는 지적을 낳았다. 이에 HUG가 시세 수준으로 분양가가 높아지는 것을 허용하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디벨로퍼에게 매출은 ‘분양가격X분양률’이기 때문에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디벨로퍼는 미분양이 적고 분양가격이 높을수록 이익이 급격히 커지는데 시기적으로 두 조건이 모두 갖춰진 셈이다. 때문에 요새 건설사들도 디벨로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현재 15% 수준의 디벨로퍼 사업 비중을 2년 뒤인 2023년까지 30%까지 늘린다며 디벨로퍼 역량 집중을 통한 고수익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과 HDC현산 등도 일찌감치 디벨로퍼로의 변화를 시도한 대표적 건설사다. 특히 HDC현산은 광운대 역세권, 공릉 역세권, 용산 철도병원부지 등 이미 시동을 건 자체 개발사업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현대건설도 서울에서 호텔부지 여럿을 매입하며 직접 개발에 참여하려고 시도에 나서고 있다.

자체개발은 용지매입부터 기획, 인허가, 개발, 시공, 분양, 사후관리까지 총괄해야 한다. 단순도급은 공사원가에 이익을 더한 공사비로 계약하지만 자체사업은 분양 성공시 창출되는 수익을 온전히 인식하기 때문에 사업 호황기에 영업 레버리지가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주택호황기를 맞는 현 시점에 최고의 사업으로 여겨질 수 있는 이유다. 다만 위험부담도 크다. 자금조달이나 분양과정에서 시장환경이나 규제 등에 따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의 디벨로퍼로의 시도는 계속되고 자체개발사업 비중도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기적으로도 자체개발이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은 현금이 풍부하고 자금조달 역량을 갖고 있는 건설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사업이기 때문에 당분간 건설사들의 디벨로퍼 역할 시도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개척자, ‘디벨로퍼’ 꿈꾸는 대형건설사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 (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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