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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점포, 네이버 '미니 풀필먼트 센터' 되나…온·오프라인 동맹 밑그림은

  • 물류창고,물류센타

네이버·이마트 다음주 2500억 지분 교환 협약
쿠팡 美 상장 직전 동맹 맺어…反쿠팡 연대 성격
네이버는 플랫폼 제공·이마트는 소싱·물류 거점 가능성
아마존, 오프라인 마트 인수…경쟁사 혁신 자극하는 효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 김주현씨는 아이 소풍 전날 도시락 재료 구입을 깜빡 했다. 하지만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한 이마트에서 식재료를 주문, 새벽 6시에 배송 받아 도시락을 손수 싸줄 수 있었다. 집 근처 이마트에서 제품을 보내주는 당일 배송 서비스 덕분이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인 김씨는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뒤 10% 할인 혜택도 받았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그리는 온·오프라인 동맹 밑그림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유통가와 증권업계에선 3000만명의 간편결제 서비스(네이버페이) 가입자와 38만명의 입점상인을 보유한 네이버와 141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이마트의 지분 교환이 어떤 협력 모델로 구체화될 지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다음주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협약을 맺는다. 경쟁사였던 두 회사의 동맹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해 수조원을 확보할 예정인 쿠팡에 대한 견제 목적이 크다. / 그래픽=정다운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는 이르면 다음주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는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네이버 사옥을 직접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만난 이후 두 회사가 이커머스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는데 지분 교환이라는 형태로 현실화 됐다.

경쟁자였던 두 회사의 협력은 반(反)쿠팡 연대 성격에 가깝다. 업계는 지분 교환을 구체화한 시점이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쿠팡은 직매입을 통한 저가 판매와 물류센터 투자 및 인력 직고용을 통한 빠른 배송 서비스로 작년 말 기준 활성고객 수 1485만명, 거래액 20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결제고객 수는 2000만명, 거래액은 26조8000억원이다. 아직은 네이버가 앞서고 있지만 쿠팡이 상장으로 수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면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 쿠팡은 조달한 자금으로 물류센터를 더 짓고 배송 인력을 확충해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쿠팡의 기업가치는 580억달러(66조원)로 네이버(65조원)보다 많다.

◇ 네이버는 ‘플랫폼’, 이마트는 ‘제품 확보·물류 거점’ 역할 분담 가능성

두 회사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가입자 수와 입점상인 수가 무기라면 △제품의 품질이 고르지 않고 △물류 인프라가 없어 빠른 배송이 불가능 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CJ그룹과 6000억원대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이륜차 배송업체인 메쉬코리아(부릉)에 투자했다. 현재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에 대해 CJ대한통운이 24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네이버가 검색과 결제 서비스를 탑재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판매자 대신 제품 배송, 보관, 포장, 재고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담당 한다면 △이마트가 고품질 상품을 확보하고 전국 141개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의 용인, 김포 물류센터를 물류 거점(미니 풀필먼트 센터)으로 제공하는 3각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물류센터가 많을 수록 소비자와의 접점이 늘어 배송시간이 줄어든다. 네이버가 투자한 부릉의 이륜차 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하면 배송 가능 물량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네이버가 CJ대한통운, 부릉 등 물류 관련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온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이륜차 업체와의 협업해 이마트 매장을 통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이버와 이마트 플랫폼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면 고객 락인(lock in·가두기)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마존·알리바바도 오프라인과 동맹…시장 확대 효과는 미미

온·오프라인 유통기업 간 합종연횡은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 미국 전역에 450개 매장을 보유한 최대 유기농 전문 대형마트 홀푸드마켓을 인수했다. 알리바바는 2017년 백화점 체인 인타임리테일 지분을 산 데 이어 지난해 프랑스 대형마트 체인 오샹이 보유한 에이알티(A-RT) 리테일홀딩스 지분 70%를 매입했다. 에이알티는 중국 전역에 5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마트다.

그러나 이런 합종연횡이 기대했던 효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에선 아마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면서 월마트에 크게 뒤지는 식료품 점유율이 급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미국 소비자 분석 회사 탭스 애널리틱스(TBAS analytics)에 따르면 아마존의 온라인 식료품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이후 30% 초반대에 머물다 작년 기준으론 오히려 27%로 떨어졌다.

외신은 아마존과 홀푸드마켓의 동맹이 시장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 배경을 두 회사 외부에서 찾는다. 급성장하던 아마존에 위기감을 갖고 있던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등 오프라인 기반 사업자들이 홀푸드마켓 인수 후 온라인 배송과 매장 내 픽업서비스를 확장하고 공급망을 촘촘히 만들고 고객 수요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식품 가격도 낮췄다.

네이버·이마트 동맹의 시너지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쿠팡은 온라인 쇼핑을 넘어 음식배달(쿠팡이츠), OTT(동영상온라인서비스·쿠팡플레이)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충성 고객을 늘리고 있다. 쿠팡에 대적하려면 서비스 카테고리를 확대해야 하는데 네이버, 이마트는 각자 잘하던 사업 분야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쇼핑 분야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전혀 다른 사업
 

적 배경을 가진 네이버와 이마트가 물리적 결합을 얼마나 잘 이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생적으로 경쟁관계인 두 회사가 어떤 사업모델로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네이버가 (이커머스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소비자 데이터가 많은건 사실이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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