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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너마저… 흔들리는 금융메카, 한숨 짓는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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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은행이 영업점 운영 시간을 1시간 단축하고 확진자 발생 시 점포를 폐쇄하면서 영업점 방문 이용객도 줄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테헤란로 삼성화재 역삼영업점의 입주 건물(폐쇄 당시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은행이 영업점 운영 시간을 1시간 단축하고 확진자 발생 시 점포를 폐쇄하면서 영업점 방문 이용객도 줄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테헤란로 삼성화재 역삼영업점의 입주 건물(폐쇄 당시 모습).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송파구 잠실동 삼성교에 이르는 테헤란로는 여의도와 함께 국내 금융중심지로 불린다. 유동인구가 많아 상권도 발전해 있다. 2000년 전후로 대거 입주했던 은행·증권사 외에도 보험사·상호저축은행 등이 들어서면서 금융타운으로 자리잡았다. KB손해보험·NH저축은행·유진저축은행 등의 본사를 비롯해 금융 관련 수십개 본사와 지점이 위치해 있다. 국내 주요 은행이 2002년 PB(Private Banking) 시장에 본격 뛰어들며 테헤란로에 PB점포를 열었고 많은 증권사의 VIP 전용 센터가 이곳에 거점을 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곳 상권도 활기를 잃은 모양새다.
 
금융업계는 최근 비대면 영업 방식에 힘을 쏟으면서 대면 영업 중심의 점포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다. 모바일 뱅킹 등 온라인 이용자 수와 실적이 매년 늘고 있는 분위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마주하자 은행 점포 감소에 가속도가 붙었다. 은행이 영업점 운영 시간을 1시간 단축하고 확진자 발생 시 점포를 폐쇄하면서 영업점 방문 이용객도 줄었다.
 
금융업도 비대면이 ‘대세’… 점포 축소 가속화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6406개로 1년 간 303개가 줄었다. 올 들어서도 점포 통·폐합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0개 점포를 더 줄였고 우리은행은 상반기 18개와 하반기 17개 등 모두 35개 점포의 문을 닫을 계획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단순 업무를 위한 창구 내점 고객 수가 줄고 있다. 카카오뱅크나 토스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 보니 시중은행도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창구 인건비나 업무 원가를 줄여 비대면 마케팅과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비대면 수요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금융 업무를 보는 고객이 많아졌다. 은행도 점포를 줄이거나 특화된 점포에 힘을 싣는 등으로 변화를 주며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객이 줄다 보니 일반 업무보다는 자산관리 상담 등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로 변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6406개로 1년 간 303개가 줄었다. 올 들어서도 점포 통·폐합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6406개로 1년 간 303개가 줄었다. 올 들어서도 점포 통·폐합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활력 떨어진 테헤란로, 상권도 침체
 
테헤란로의 금융사 역시 점포 축소를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점포에 문화 체험공간을 접목하거나 특화된 점포를 마련하는 식으로 이용객의 입맛을 맞출 길을 찾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9년 12월 테헤란로에 위치한 신한PWM 프리빌리지 강남센터 내 신한PWM PIB센터 1호점을 국내 은행권 최초로 개점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중구 남대문로 서울센터 내 PIB센터 2호점을 개점했다. PIB란 PB와 IB(Investment Bank)를 결합한 개념으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PIB센터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PWM강남대로센터와 테헤란로기업금융센터 등 4곳을 통·폐합하는 등 지점수를 줄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체로 주거지역은 대면이 필요한 고객이 많아 점포를 통·폐합하기가 쉽지 않고 업무·상업지역엔 비대면 업무처리가 익숙한 고객이 많아 내점 고객이 적다”며 “테헤란로의 기업 거래는 대기업 관리 부서나 특화점포에서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영업점을 통·폐합해도 은행 수익에 크게 영향이 가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임대료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맞물려 주변 상권 역시 직격탄을 받았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상권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테헤란로에 해당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선릉역을 지나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상권은 전년과 비교해 전체 시장 규모는 감소하고 평균 매출도 줄어드는 등 시장이 쇠퇴하고 있다. 3734개 점포를 분석한 결과 총매출 규모는 3800억6000만원에서 2935억3000만원으로 22.8%나 감소했다.
 
테헤란로에서 수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A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지난해부터 매출이 뚝 떨어졌다. 여러 해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매출이 적었던 적이 없었다”며 “매장 내 이용이 금지됐을 때 말도 못하게 힘들었는데 최근 제한이 다소 풀리니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푸념했다.
 
상가 공실률 역시 어두워진 상권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테헤란로 상가 공실률은 소규모 9.2%, 중대형 15.0%였다. 전년도 같은 기간 소규모 1.8%, 중대형 14.1%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각각 7.4%포인트, 0.9%포인트 높아졌다.
 
강남의 다른 주요 지역과 비교해보더라도 테헤란로의 상가 공실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4분기 소규모 상가 기준 공실률은 ▲논현역 8.4% ▲강남대로 2.0% 등이었고 중대형 상가 기준 공실률은 ▲도산대로 14.1% ▲논현역 13.4% ▲압구정 12.8% ▲청담 11.0% ▲신사역 9.6% ▲강남대로 8.7% 등이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상가 시장의 분위기는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재택근무자들이 늘며 업무지구 인근 점포의 매출은 감소했고 높은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경기도 회복되지 않아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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