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다국적 컨설팅 그룹 Deloitte가 2020년 3월 발표한 ‘COVID-19의 산업별·지역별 영향’ 보고서 중 제약 바이오 부문을 보면, 중국의 사회·경제 정상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중국산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높았던 세계 여러 국가의 공급망 붕괴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세계 1위 복제약 생산국인 인도가 일부 의약품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미국 내 의약품 공급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의약품 자급률이 80%에 육박하는 한국의 경우, 공급망 보다는 일부 의약품에 대한 수요 감소, 임상실험 지연과 글로벌 학회 연기 등으로 인한 사업 계획 차질이 우려되는 한편 진단키트의 수출 기회는 부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에 대한 전망 내용이다.
한국 Deloitte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시약 및 키트, 백신 개발 등 활발한 사업을 펼쳐지고 있지만 해당 산업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한 단기적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제약 업계의 경우, 원외처방 감소와 경증 질환 전문의약품 및 보조치료제의 매출 감소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다.
Deloitte는 이번 사태가 상반기 이내에 안정화 될 경우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인해 올해 5% 이내의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지만 안정화 이후의 영업 회복 속도에 대한 고민이 업계의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올 하반기까지 경기침체가 지속 될 경우에는 약 10% 이내의 전체 매출액 감소를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eloitte는 바이오 부문의 경우, 임상 시험이 지연됨에 따라 발생하는 전면적 계획 수정과 비용 증대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의료기기 부문의 경우에는 국내 의료기기의 수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코로나19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의료기기의 잠재적인 매출 감소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헬스 진단 및 관련 플랫폼 영역 개발이 또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병원 부문의 경우, 병·의원 방문이 감소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전염병의 사회적인 여파에 대해 둔감해지며 실제적인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욕구로 인해 현재의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지난해 2월 Deloitte가 중국 소재의 제약 및 헬스케어 기업 경영진 1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대상자의 76%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비지니스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영역은 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대한 제약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병원 내 출입 자체가 제한됨에 따라 의료전문가 대면, 의약품 소개 등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외 수요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성, 임상실험 재개의 어려움 등이 비즈니스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설문조사의 응답자 중 약 21%는 2020년도 자사의 매출이 20% 내외 감소 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대상자 중 15%는 20%이상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20%는 2020년에도 기존 목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6%는 기존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은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시장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높아짐과 동시에, 중국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미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기인한 것이다.
미국·유럽 복제약의 약 40~50%를 인도에서 수입하는 미국의 경우, 인도가 일부 의약품 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미국 내 의약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초, 인도 정부가 자국 내 의약품 공급 부족에 대비하여 13가지의 원료의약품과 약제조제물에 대한 수출을 제한한데 이어 3월 24일부터 21일 간 전국 봉쇄령을 시행함에 따라 인도에서 의약품 사재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코로나 가 의약품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으나, 이 같은 인도의 적극적인 정책과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의약품 공급부족과 가격 폭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中, 무인차량·스마트 로봇·드론 등 의료시장 물류 수송에 투입 중국에서는 무인차량·스마트 로봇, 드론 등 무인기계가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의료시장의 물류 수송에 투입되고 있다.
징둥물류(JD Logistics)는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베이징에서 운영 중이던 무인차량 2대를 우한으로 긴급 이동시켜 물류 수송에 투입했다. 무인차량이 투입된 우한제9의에서는 매일 10~20건의 주문이 들어오고 이 중 50~70%가 무인차량으로 수송됐다. 크기가 커 차량 짐칸에 들어가지 않는 물품만 현지 직원이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바이두(百度, Baidu)는 2017년부터 자율주행차 연구 프로젝트 '아폴로계획'을 시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기술업체 지행자(智行者, IDRIVERPLUS)도 무인차량 3대를 상하이 2개 병원과 베이징 1개 격리거점에 투입했다.
이들 차량은 완전충전 시 인간이 걷거나 가볍게 뛰는 속도(시속 5~10㎞)로 6~8 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다. 아폴로계획의 또 다른 파트너인 기술업체 신석기(新石器, Neolix) 역시 소형 무인차량 2대를 우한으로 보내 물류 수송에 투입했다. 지행자와 신석기의 무인차량은 격리지역에서 식사 배식과 소독에도 이용됐다.
광저우새특지능(SAITE)이 개발한 서비스 로봇은 광둥성 인민의원에서 약품 배달·배식·의료폐기물 수거 등의 작업을 수행하면서 의료 인력을 지원했다. 이 로봇은 스스로 충전하고 문을 여닫거나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으며 소독 기능도 탑재해 특히 의료기관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업체 치안·위치(千尋位置, Qianxun SI)도 코로나19 대책으로 3기의 드론을 상하이시 양푸구 주택지에서 이뤄진 소독작업에 투입했다. 이 드론들은 회당 10~15ℓ의 소독액을 분출해 1시간 만에 1만 ㎡의 소독작업을 완료했다.
국내 보건산업 수출, 코로나19 불구하고 전년 동기대비 26.7% 증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국내 보건산업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경제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대비 26.7%가 증가했다.
2020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등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건산업은 ‘K-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는 등 新성장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진단기기 및 위생용품(소독제 등)의 수출 급등과 더불어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지속 확대되어 수출 순위 6위('20.6월 기준)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 4단계 상승했다.
2020년 상반기 보건산업 수출 동향 2020년 상반기 우리나라 보건산업 수출액은 총 96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6.7% 증가하였고, 분야별로는 의약품 38억 달러(+52.5%), 화장품 34억 달러(+9.4%), 의료기기 23억 달러(+21.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2020년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은 38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2.5% 증가하였으며, 보건산업 분야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금년 상반기까지 국내 생산 소독제의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폭발적으로 증가(335만→2.3억 달러, yoy +6,687%)하였으며, 미국,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88개국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3월 이후 급증해 전체 소독제 수출의 52.1%(1.2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그 뒤로 일본 25.6%(5,824만 달러), 중국 5.4%(1,237만 달러) 등의 순을 기록했다.
2020년 상반기 의료기기 수출액은 23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1.5% 증가했다. 과거 진단제품(진단키트 포함)은 의료기기 수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산 진단제품의 해외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수출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진단제품 수출액은 최근 3월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 브라질, 인도, 이탈리아 등 173개국으로 상반기 7.3억 달러(+507.4%) 수출 하였으며, 총 수출의 31.4%를 차지했다.
2020년 제약산업 수출 전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 및 미국시장 신규제품 출시 및 처방 확대 등 시장 선점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 대비 경쟁 우위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2020년 의약품 수출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6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의료기기산업 수출 전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신종 감염병 외에도 헬스케어시장에서 신속 진단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어 다양한 진단검사기기들의 성장이 예상되고 진단기술과 제품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진단용시약의 수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그 효과로 2020년 의료기기 수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4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의료 시장 ‘뉴노멀로’로 전환… 리쇼어링 확대도 변수 코로나19 사태로 병원 환경과 의료서비스 제공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메르스 이후 국내 의료기관들의 병원 감염관리 시스템 변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나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은 병원과 의료시스템 전반에 걸친 급격한 변화와 함께 ‘New normal’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은 다양한 물류가 발생하는 곳이다. 검체의 이동, 오염된 린넨의 수거와 처리, 기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물품과 의료 폐기물이 사람을 통해 이동하며 그 거리는 200병상 병원 기준으로 주당 약 600㎞(371miles)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러한 이동 과정을 점진적으로 병원 내 자율주행 운송수단 등과 로봇을 도입하면 비접촉 이동과 자동화 처리를 확대함으로써 병원내 감염경로를 차단하고 병원의 인력 운용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달라진 통상 환경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는 리쇼어링(국내생산)의 확대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가 조사한 통상 리포트(2020 VOL.06)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통상환경의 변화’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주요국은 보건제품 및 핵심 산업이 중국 등 외국에의 수입의존도가 높음을 인식하고 관련 기업의 리쇼어링을 유도하는 정책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의약품 재고부족을 경험한 EU 집행위는 의약품의 역내생산 확대를 위해 제약업 리쇼어링 정책을 검토 중이다. 또한, 하반기 발표 예정인 'EU 제약산업전략'에 제약업 리쇼어링 및 생산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단, EU 집행위 내에서도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수급안정을 중시하는 통상총국과 리쇼어링을 주장하는 내부시장총국의 입장이 달라 EU의 리쇼어링은 우선 의약품 산업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Tom Cotton 상원의원(공화당, 아칸소)이 중국에의 과도한 의약품 및 제약 원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2년부터 대중국 의약품 수입을 억제하고 미국 내 의료장비 및 약품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Protecting our pharmaceutical supply chain from China Act'를 발의(2020.3.19.)했다.
일본 내각부는 코로나19 대응 긴급경제대책의 일환으로 ‘서플라이 체인 개혁’이라는 이름의 리쇼어링 대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의약품 업계의 일본 내 생산거점 정비 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하고 제품 및 부품소재의 생산기업 복귀 비용의 1/2(대기업) 및 2/3(중소기업)를 보조한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는 각종 리쇼어링 인센티브와 함께 정부구매시 국내산 구매(buy local)를 의무화하는 조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