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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헤란 밸리'는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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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사거리에서 삼성동 삼성교까지의 테헤란로 역세권을 따라 가장 활발하게 형성되어있다. 이 일대가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와 비교되면서 '테헤란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닷컴 열풍에 이어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ICT 산업이 이 테헤란밸리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네이버, 당시의 다음(현재의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현재의 안랩), 넥슨 등 국내 벤처 1세대 기업들이 테헤란밸리에서 시작했다. 이러한 테헤란밸리가 국내 ICT 산업의 성장 핵심인 스타트업의 메카로 또다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에서는 모든 혁신지구(Innovation Districts)에는 경제, 물리적, 네트워킹 자산이 포함되어 있음을 정리했다. 이 세 가지 자산이 뒷받침되고 각종 문화와 결합하는 곳에서 혁신 생태계, 즉 아이디어 생성을 촉진하고 사업화를 가속화하는 사람, 기업, 장소들이 시너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테헤란밸리의 경우 혁신지구 중에서도 도시가 갖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도시형 혁신지구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테헤란밸리에 스타트업이 집중되어 밀집된 요인을 살펴보면, 강남구 전반에 걸쳐 창업생태계를 이루며 혁신요인을 갖추고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창업을 위한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벤처열풍에서 스타트업까지, 도약하는 테헤란밸리 

 

테헤란밸리는 1990년대 이후 ICT 산업의 핵심지역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여 현재에도 서울의 대표적인 ICT 산업 기반 집적지로 평가받지만, 2000년대 초반 벤처열풍의 감소와 경제 악화로 잠시 쇠퇴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그렇게 쇠퇴의 움직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테헤란밸리는 현재 활동이 활발한 자생 클러스터로 평가받는 스타트업의 거점으로 재도약했다. 

 

스마트폰 보급 및 4차산업 혁명을 통해 인터넷 산업 및 정보통신기술 산업이 새로운 세계로 도약했다. 이는 같은 정보통신기술 산업 안에서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아이템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기업의 구성 또한 1인 창조기업 혹은 소규모 스타트업 등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을 향한 다양한 시설 도입 및 지원이 이뤄졌다.

 

과거 테헤란밸리를 채우고 있던 많은 사무실과 건물들의 빈자리에 스타트업 지원센터가 설치되며 새로운 유형의 창업 생태계가 조성됐다. 또한 이미 잘 갖추어진 금융시설과 정보통신 인프라가 새롭게 시작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받쳐줄 수 있었다. 특히 테헤란밸리는 도심에 위치하는 점이 다양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주관으로 설립된 비영리 민관 협력단체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벤처캐피탈로부터 10억 원 이상과 1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은 전국의 스타트업의 주소를 파악한 결과 강남구와 서초구에 스타트업이 특히 집중되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전국 기준으로도 이 두 지역에 스타트업 지도에 포함된 스타트업 중 절반 이상이 위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남권에 밀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015년 10월부터 스타트업맵을 공개 중이다.)

 

▲ 그림 1. 서울시 지역구별 스타트업 수 자료 ⓒ스타트업얼라이언스, 2019

 

테헤란밸리에 스타트업이 집중되어 밀집된 요인을 살펴보면 특히 창업초기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벤처캐피탈, 창업육성기관, 액셀러레이터, 창업지원기관 등이 밀집해 있고 이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창업생태계를 이루게 된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창업지원시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창업투자회사는 테헤란밸리가 있는 강남구에만 입지해 있다. 

 

▲ 그림 2. 서울시 창업지원시설 분포 자료 ⓒSGIS 통계지리정보시스템

 

스타트업 대표 지역이 된 도시형 혁신지구 특징을 모두 갖춘 테헤란밸리 

 

혁신지구는 특히 기존의 산업집적 지역이나 클러스터와는 다르게 혁신 창출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과 인적 자본을 강조한다.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 스타트업을 비롯하여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등이 함께 집적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공간이며, 다채로운 지식공유와 활발한 협력을 통해 상호간에 이익을 창출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측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혁신지구는 포용적 혁신이 강조된다. 기업, 대학, 연구기관, 투자자들은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협력하고 공동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일자리의 창출과 새로운 혁신창출 기회의 확대에 큰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소외계층의 취업과 교육기회의 확대에도 좋은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테헤란밸리는 첨단기술 및 지식기반 산업인 ICT 기업들과 관련 기관들이 높은 밀접도로 집적해 있고, 이러한 기업들과 지원기관들이 클러스터를 이루며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와 서로 연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성을 충분히 갖춘 혁신지구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서로 소통하며 지식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고, 정보 공유의 장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특히 테헤란밸리는 첨단기술 및 지식기반 기업과 관련 기관들의 집적만이 아니라 다양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계급, 다양한 기술이 모인다는 점이 다채로운 혁신창출의 기회로 여겨진다. 

 

도시형 혁신지구인 테헤란밸리는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주체들인 인적 자원들의 움직임에 의해 기반시설 및 혁신공간이 형성됐다. 인적자원들과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그곳에 머물고, 편리한 교통을 이용하고, 공유오피스 등 작은 자본으로도 머무를 수 있고, 그 안에서 네트워크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현재 많은 스타트업이 발돋움 하고, 성장하고 있다. 

 

테헤란밸리에서 더욱 다양한 혁신을 기대하려면 

 

테헤란밸리의 경우 혁신을 창출하고 이끄는 주요 주체가 기업을 구성하고, 기관과 연구시설을 이용하는 인적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혁신을 창출해 내는 직접적인 요인이므로, 이들이 모여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시설을 갖추는 것이 혁신 창출의 핵심이다. 

 

혁신 주체들이 모일 수 있는 각종 오픈형 기반시설과 지원기관 및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공간은 인적자원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 기반의 기능과 환경에 초점이 맞춰진 지원이 정비된다면 더욱 많은 주체들이 부담없이 찾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스스로 찾아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것이다. 이는 생각지 못한 사람들까지 혁신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테헤란밸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행사와 교육기회 제공과 같이 혁신지구의 핵심 주체로서 인적 자원을 위한 전문 기술 교육, 다양한 문화 체험 등이 마련된다면 좋은 시너지를 발현할 것이다. 또한 혁신 주체인 자기 자신과 자신이 가진 기술 및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많은 주체들이 이를 활용하고자 모일 것을 기대한다.

 

앞으로 보여질 도시형 혁신지구 모습은? 

 

미국 보스턴항의 도시형 혁신지구는 보스턴 중심지역과 인접해 있으며 교통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입지하고 있다. 보스턴항 혁신지구는 The South Boston Waterfront 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형성됐는데, 다른 혁신지구들과 다르게 지역 내에 앵커기관 역할을 하는 대학 또는 연구기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시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도시 혁신지구로서 성장했다. 

 

테헤란밸리의 경우 재개발 지역이거나 공공의 계획이 아닌 자생적으로 성장하였고, 스스로 모인 혁신주체들로 인해 생태계가 발전해 현재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핵심지역이 되었다. 테헤란밸리 내에는 보스턴과 마찬가지로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앵커역할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유치 지원기관과 벤쳐캐피탈 등의 입지로 창업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뉴딜'을 추진하며 일부 지역이 혁신지구로 나아가고 있다. 테헤란밸리에서 확인하였듯이 적재적소에 갖추어진 환경조건이 혁신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보스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공공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혁신지구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또 다른 도시에서 성공적인 혁신지구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한다.


제2의 '테헤란 밸리'는 나올 수 있을까? (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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