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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송현동 공원화 계획에… 대한항공 자구책 '비상'

코로나19 위기탈출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고, 특별약정을 통해 자본확충에 박차를 가해야 할 대한항공 입장에선 이번 서울시의 결정이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서울시 제공

대한항공은 실효성 있는 조기 매각을 위해 매각 대상을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송현동 매각에 급제동이 걸리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울시는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결정안은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는 자문 의견을 반영해 6월 중 열람공고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한 뒤 올해 안에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3만7000여㎡에 이르는 이 부지는 옛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였다가 약 20년간 방치됐으며 현 가치는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은 2008년 이 땅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인 뒤 호텔 등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학교 3개가 인접해 있는 등의 여건 때문에 관련 법규상 호텔 신축이 불가능해 계획을 백지화했다.

 

또한 현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송현동 부지 등 비수익 유휴자산 매각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송현동을 비롯한 유휴자산 매각을 위해 지난 4월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그룹 유휴자산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지난 3월 경 서울시는 대한항공에 민간매각 시 발생하는 개발 요구를 용인할 의사가 없다며 공매절차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한항공은 유휴자산 매각은 이사회 의결 절차가 필요한 사안으로, 적정가격을 받지 못할 경우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하기도 했다.

 

게다가 서울시는 자체감정평가, 예산확보 등 대금 납부 기한이 최소 2년가량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어 당장 ‘실탄’이 시급한 대한항공 입장에선 서울시로 매각을 결정한다 해도 당장 득이 될게 없다.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시세대로 서울시가 이 땅을 매입할 여력이 있는 지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이날 전격적으로 송현동의 문화 공원화 계획을 공개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명백한 사유지임에도 공원화 계획을 밀어붙어 대한항공의 매각 계획을 방해하고, 가격을 떨어뜨려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에 추진력을 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로 송현동 부지에 관심이 있던 매입 후보사들이 이와 같은 서울시의 완고한 입장을 알고서도 계속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업계 반응이 나왔다. 제3자가 송현동 땅을 매입하더라도 서울시의 승인이 없으면 개발 자체가 불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사유지인 송현동을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문화공원을 만들겠다며 밀어붙이는 상황은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비상식적인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책은행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을 때는 송현동 등의 유휴재산 매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지원액을 정했을텐데, 이들도 서울시의 공원 결정 자문안에 당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segye.com/newsView/20200528512656?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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