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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호텔 춘추전국시대 저무나…중소 규모 호텔 잇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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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기면서 호텔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저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과 출장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지면서, 부대시설 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는 도심 호텔은 버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중소형 규모의 도심 호텔들이 잇따라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이 최근 영업 종료를 선언했고, 강남구 ‘르 메르디앙 서울(옛 리츠칼튼 서울)’도 이달 말로 문을 닫는다.

 
그래픽=정다운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은 1982년 반포 팔래스호텔로 문을 연 강남권 첫 특급호텔이다. 2015년 리모델링을 거쳤고, 객실은 341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3분기 9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호텔을 인수한 부동산개발사 더랜드는 호텔 건물을 부수고 주거시설로 개발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출범한 르 메르디앙 서울의 전신은 ‘리츠칼튼 서울’이다. 소유주인 전원산업은 남서울호텔을 사들여 1995년 리츠칼튼 서울로 호텔업을 시작했다. 르 메르디앙 서울을 공동인수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상업지역인 강남에 위치한 입지를 살려 호텔 부지에 고급 오피스텔 같은 주거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행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하나투어도 단독 소유한 3성급 호텔인 명동 티마크호텔과 지분 50%를 보유한 종로구 인사동의 3성급 센터마크호텔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3성급 호텔인 용산구 이태원 크라운관광호텔과 동대문구 경남관광호텔도 부동산개발컨소시엄에 인수된다.

도심호텔은 서울을 중심으로 지난 2010년대 초중반 급격하게 늘었다. 한류 붐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대기업까지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진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13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 등록 관광호텔 수는 2019년 말 기준으로 460개로 늘었다. 이 기간 서울 호텔의 객실 수는 2만3509실에서 6만44실로 3배가량 증가했다. 호텔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여건이었던 셈이다.

 
오는 28일로 영업을 종료하는 서울 강남구 ‘르 메르디앙 서울’ 전경. /유한빛 기자
한 호텔 관계자는 "글로벌 호텔 체인 브랜드를 도입하는 주된 이유는 호텔 체인의 공통 예약망을 이용해 외국인 고객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인데,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브랜드 사용료(로열티) 등도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3·4성급 비즈니스 호텔의 경우에는 수영장이나 스파 같은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5성급 호텔과 비교해 내국인 영업에 불리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서는 내국인 관광객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제주, 부산, 강원도 호텔과 달리 외국인 관광객과 출장 고객이 60~80%를 차지하는 도심 호텔들은 코로나19 상황을 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진원창 리서치 팀장은 "내국인 중심인 상권과 인접하거나 특급호텔인 경우 상대적으로 업황이 나은 편인데, 그 이유는 호캉스(호텔에서 보내는 휴가)나 파인다이닝 등 식음료업장의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 "명동 같은 외국인 관광객 상권과 인접한 중소형 호텔과 도심 비즈니스호텔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영업이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호텔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도 버티기에 돌입했다. 종합건설사인 DL(옛 대림산업)은 글래드 브랜드로 지난 2014년 호텔업에 뛰어들었지만, 2020년 3분기 기준 1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명동 레스케이프, 판교 그래비티 등 독자적인 디자인 호텔 브랜드를
 
 선보여온 신세계조선호텔도 2021~2022년 조선호텔앤드리조트에 대한 신설(新設) 투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항공 업황 악화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으로 자금이 절실해진 한진그룹은 호텔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그랜드 하얏트 인천’과 ‘제주 칼호텔’, ‘서귀포 칼호텔’ 등 4개 호텔의 통·분리 매각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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