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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더 어려워지나… 기부채납 군불 때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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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이제 걸음마를 떼는 수준인데, 인센티브는 못 줄 망정 임대주택 기부채납 규제부터 만듭니까?"(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울시가 리모델링하는 아파트 단지에 임대주택 기부채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안그래도 세대수가 별로 늘지 않아 사업성을 맞추기가 어려운 것이 리모델링 사업인데, 이런 규제가 더해질 경우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새 아파트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라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 용역’에 대한 업체 선정을 내달 중 진행할 계획이다. 용역 범위에는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세대수가 증가할 경우 재건축·재개발 사업처럼 일부 가구를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받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대수 증가형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용역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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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이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 투시도. /쌍용건설 제공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 이상 지난 아파트를 개수(改修)해 주거여건을 개선하고 건축물의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공사다. 오래된 아파트를 새 아파트처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재건축과 비슷하지만, 준공연한이나 안전진단, 추진절차 등이 덜 까다로워 재건축의 대안으로 꼽히기도 한다.

아파트 리모델링 방법은 수평 증축과 수직 증축, 별동 증축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수평 증축은 아파트 몸집을 전후좌우로 늘려 가구 당 주거면적을 넓히는 공법이다. 안전진단 C등급 이상만 충족하면 되고, 인허가를 받기도 수월한 편이라 가장 많이 활용된다.

세대수를 늘리는 리모델링 방법은 수직 증축과 별동 증축이다.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을 받으면 15층 이상 아파트 기준으로 최대 3개 층까지 수직 증축이 가능한데, 이를 통해 세대수를 15%까지 늘릴 수 있다. 용적률과 건폐율에 여유가 있다면 별개로 건물을 지어 역시 15% 한도에서 세대수 확장이 가능하다. 늘어나는 세대수를 일반분양하면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대부분의 리모델링 단지에서 수직·별동 증축을 선호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 이런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실제로 시공된 사례는 없다. 게다가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은 전체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되지 않는 초기 시장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전체 건축물 리모델링 착공면적 2025만㎡ 가운데 주거용 리모델링 착공면적은 64만㎡으로 3.2%에 그쳤다. 주거용 리모델링 가운데 아파트 비중은 14.7%로, 전체 시장과 비교하면 약 0.05% 정도에 불과하다.

박용석 연구위원은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은 호텔이나 오피스 등 비주거용 건축물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거용 리모델링도 조합원 의견수립 등 절차가 복잡한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빌라에 집중됐다"면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완공된 사례는 현재까지 10개가 채 못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규제를 더할 움직임을 보이자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리모델링 추진위 설립을 추진 중인 한 아파트 단지 관계자는 "내력벽 철거 허용 등의 정책 발표를 보고 움직이려고 했는데 내력벽 철거 용역 결과는 질질 끌더니 오히려 임대주택 기부채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리모델링 생각은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규제가 들어오기 전에 그냥 빨리 진행할 것을 그랬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제까지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성장하지 못했던 이유는 내력벽 철거 금지 등 많은 규제가 장애물이 됐기 때문"이라며 "규제 완화는 못할 지언정 기부채납 규제를 또 만든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 계획을 검토하던 건설사들도 상황파악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리모델링 시장은 쌍용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 등이 주력해왔고 최근엔 대형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시장 진출을 검토해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당 등 2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큰 수익이 안 되어도 리모델링 사업팀을 꾸려야 하는지 고민이었지만,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 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리모델링 더 어려워지나… 기부채납 군불 때는 서울시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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