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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논란 관련 ‘표면적인 갈등’ 일단락
- 신축부지매매
의혹, 특혜, 허위사실, 고발 등으로 점철된 안양시 평촌동 934번지 일원 옛 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을 둘러싼 갖가지 논란과 관련된 표면적인 갈등이 일단락됐다.
옛 터미널부지 인근 주민들이 청구한 공익감사청구를 감사원이 기각, 각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구성한 공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향후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2라운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개발 중인 업체는 이로 인한 지연으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은 물론 강경대응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법적 공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평촌 터미널부지 고시부터 현재까지… 30여 년의 과정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옆 평촌동 934번지가 자동차정류장(1만8353㎡)으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된 것은 1992년 1월.
3년 전인 1989년 2월, 현 안양시 동안구 일대가 평촌신도시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초대 민선시장에 당선된 이석용 시장은 터미널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시행자로 ㈜경보를 선정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고, 시행사와 교통영향평가에 대한 마찰까지 더해져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후임 신중대 시장은 기존 터미널부지가 협소하고 교통량 증가와 인근 아파트 입주 등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2000년 3월 대체 부지를 검토하다가 총 5곳의 대상 후보지 가운데 평촌동 934번지 일원을 선정했다. 이는 2005년 안양시 도시기본계획에서도 승인됐다.
이 과정에서 최초 터미널사업자인 ㈜경보와 안양시의 지루한 소송전이 이어졌다.
2008년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필운 시장은 평촌동 934번지 일원 터미널부지에 면적 등 일부를 변경해 여객터미널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의 이 부지는 복합개발 방식으로 협의됐다.
그러나 2010년 최대호 시장이 취임하면서 이 터미널부지는 지형도면 고시를 하지 않아 실효됐다. 부지매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필운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서 터미널사업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됐다.
외부기관 용역결과를 토대로 기존 안양시 관내 5곳 시외버스정류장의 시설을 개선하고 통합하는 방식의 소규모 환승터미널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후 2017년 9월에는 만안구 안양4동 복개주차장 옆 도시재생사업부지 내에 터미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이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기존 터미널에 시설을 확충하는 소규모 환승터미널로 선회했다.
이 가운데 LH 소유의 평촌동 934번지 터미널부지는 3개월 전인 6월, 공개입찰을 통해 해조건설㈜에 매각됐다.
의혹만 꼬리 물고 난무…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간 공천경쟁이 과열되면서 최대호 후보는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고공으로 치솟던 민주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공천이 곧 당선’이란 수식이 통용됐고 전직 시장, 지역위원장 출신인 최대호 후보가 공천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후보들 간 공천을 둘러싼 혈전이 벌어졌고, 최대 이슈는 시외버스터미널부지 의혹이었다. 핵심은 LH 소유의 터미널부지를 낙찰 받은 해조건설㈜의 전신이 최 후보의 필탑학원과 연결됐다는 소문이었다.
1996년부터 안양평촌에 필탑학원㈜을 운영해왔던 최대호 후보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2013년 학원사업을 접고 2015년 8월 맥스비앤㈜으로, 같은 해 11월 맥스플러스㈜라는 유통업체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그 뒤에도 뚜렷한 실적 없이 경영난에 시달리던 최 후보는 2017년 2월 조모씨에게 맥스플러스㈜를 매각했고, 이 업체의 법인명은 해조건설㈜로 변경됐다.
매각대금(6억원)은 최 후보 등 주주 5인에게 지급됐다.
최 후보 등은 법인명 변경 다음날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그리고 4개월 뒤, 해조건설㈜은 LH 소유의 평촌터미널부지를 1100억원에 낙찰 받았다. 여기서부터 최대호 후보의 의혹이 시작됐다.
터미널부지를 사들인 해조건설㈜의 전신이 최 후보 소유의 법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러 의혹이 꼬리를 물은 것. 팩트는 제시되지 않은 채 의혹만 난무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최 후보는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법인 양도양수계약서와 등기부등본 등 사실관계를 증명할 총 14쪽 분량의 자료를 공개하고, 항간에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정치적 악용’이라는 수사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논란의 핵심은 53억원 건. 최 후보는 2010년부터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법인에 지속적으로 돈을 투입(대여)했다. 총 차입금은 53억여 원에 달했다.
이 법인을 조모 대표가 매입하면서 왜 부채가 53억원인 법인을 굳이 매수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당시 최 후보는 두 가지로 예측해 설명했다.
해조건설㈜ 조 대표가 53억원의 채권을 6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에 향후 법인 사업이 성공하면 차액인 47억원을 얻게 된다는 것이 첫 번째였고, 절세효과는 물론 5년 이상 존속한 법인을 인수했기 때문에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였다.
시각을 달리하면 최 후보는 53억원의 채권을 헐값인 6억원에 판 셈이어서 사실상 큰 손실을 입었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의혹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다시 불거진 용적률 상향
최근 다시 불거진 논란은 터미널부지 용적률 특혜 상향에 방점이 찍혔다.
이 부지는 원래 일반상업지역이지만 자동차정류장으로 고시되어 그간 용적률 150%로 제한받았다.
터미널을 짓지 않는다면 원래 용도인 일반상업지역으로 환원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안양시의입장이다.
전임 시장 때 이미 이곳에 터미널을 짓지 않기로 결정된 사안이었고 대체 부지 선정 등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실제 안양시는 2016년 7월 만안구 안양4동 일원 ‘수암천 복개주차장 일원 복합개발 검토 보고서’에서 수암천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150억~250억원 규모의 버스터미널 신축사업 2개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하에 대형 집수정 등 당시 국토부의 부적합 의견으로 사업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고, 원래 계획대로 기존 시외버스정류장에 시설을 확충하는 소규모 환승터미널로 선회했다.
이후 해조건설㈜의 터미널부지 매입과 논란이 된 일몰제 적용 대상 등 각종 행위가 전임 이필운 시장 때 이뤄진 것인데 왜 현직 최대호 시장에게 그 책임을 묻느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일몰제 부분은 LH와 해조건설㈜ 간의 분쟁에 해당되는 것임에도 마치 안양시에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비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주민 표를 의식한 이 지역 출마 후보들도 앞다퉈 주민들이 원하는 공공개발 모델을 제시하는 등 주민들이 청구한 공익감사청구서에 동참했다.
당시 모 국회의원은 ‘안양시의 특혜성 용도변경 관련 검찰조사 촉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최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하기도 했다. 이는 이후 고소·고발로 이어졌다.
안양시도 입장문을 통해 “터미널부지의 용도변경은 전임 시장 당시 LH에서 지구단위변경 문의를 해와 시는 합리적 토지이용 계획에 따라 용도폐지가 가능하다고 통보했다”며 “마치 현 최대호 시장이 부당하게 용도변경을 한 것처럼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대호 시장 역시 “시 행정에 전혀 문제없다”면서 향후 허위 주장에 강경대응 입장 밝혔다.
그리고 마침내 평촌시외버스터미널부지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비대위 측이 지난해 4월 안양시를 상대로 감사원에 청구한 공익감사에 대해 지난달 기각·각하 결정이 내려지면서 향후 비대위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비대위 측은 당시 “터미널부지는 공공시설용지였으므로 특정인의 사익을 추구하는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며 “생활권·학습권·재산권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특정업체에 특혜성 용도변경이 이뤄지는 등 안양시의 위법, 부당한 행정행위에 대한 감사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5월부터 7개월여 동안 도시계획시설 실효 관련 자료와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매각 경위, 지구단위계획 변경, 공공기여 부담계획의 적정여부 등 각종 자료들을 수집해 검토했고 안양시, LH, 해조건설㈜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지난달 LH의 터미널부지 매각 의혹과 안양시 행정처리 과정에 대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주민들의 공익감사청구를 기각했고, 민간법인 양도·양수 관련 자료도 들여다봤으나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각하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최대호 시장은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 안양시 행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으나 시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이 진행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라며 “하지만 근거 없는 주장이나 허위사실로 본인은 물론 안양시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에는 법적대응 등 강경히 맞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대위 측 관계자는 “현재 도시계획변경안 주민공람 기간이기 때문에 공람의견서에 최대한 주민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 뒤 “3월로 예정된 안양시 공동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의결과를 토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며, 이와는 별개로 법인 양도·양수 계약과 관련한 이면 의혹에 대해서는 시민고발단을 통해 고발 등 법적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안양 옛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논란 관련 ‘표면적인 갈등’ 일단락 (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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