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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그립'이 뭐길래…삼성·신세계·애경, 앞다퉈 '노크'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대세를 이루면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움직이던 대형 패션·유통 대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 기업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스타트업에 손을 뻗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미 온라인 영역을 구축해 놓은 스타트업의 플랫폼에 입점하여 모바일에 익숙한 미래 핵심 고객층 MZ세대를 사로잡고, 점점 커지고 있는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신세계인터내셔날, 백화점 대신 '무신사'로 

삼성물산 패션 부문, LF패션, 신세계 인터내셔날, 한섬 등은 '입어보지 않고' 옷을 사는 소비자에 대응하고자 백화점·단독매장 중심이었던 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패션업계 공룡 플랫폼으로 떠오른 무신사에 입점했다. 판매나 홍보면에서 더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에 매장 하나 내는 것보다 무신사에 입점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750만 회원, 5500여 이상 입점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무신사는 매년 50% 넘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해 거래액은 1조4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회원의 90%가 10~30대로, 패션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의 유입률이 높은 만큼 기업 브랜드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무신사에 입점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띠어리(Theory)'는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국내 온라인 유통망에 처음 입점했다. 띠어리는 최초로 브랜드 로고를 활용해 출시한 ‘띠어리 서울(Theory Seoul)’ 캡슐 컬렉션을 무신사 스토어에 단독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자체 제작하는 다양한 패션 콘텐츠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넘어 회원과 브랜드 사이의 관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 '그립'에 AK플라자가 입점돼있다. 사진제공=AK플라자
 '그립'이 찾은 가능성…대기업이 노크했다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증가하고 '언택트'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둘을 결합한 라이브 커머스는 그야말로 유통업계의 '뉴 노멀'로 자리 잡았다.

2019년 2월 론칭된 스타트업 그립은 라이브 커머스 선두주자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쇼핑이 확산되면서 그립의 거래액이 크게 성장했다. 출시 2년 만에 지난해 누적 거래액이 240억원을 돌파했고, 판매자는 8200여곳까지 증가했다. 판매자만 보면 지난해 8월 4000여곳이었는데 4개월 사이 2배가 늘어났다.

라이브 커머스가 주목받자 대기업들은 그립에 손을 뻗어왔다. 현재 AK플라자,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패션과 뷰티를 중심으로 그립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전국에 퍼져있는 매장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장별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실시한다. 매장 매니저들의 어색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방송 자체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즉각적인 소통도 가능하다. 매니저들은 판매하는 상품을 소개하다가도 '오늘 날씨 많이 춥나요'라는 시청자의 질문에 '오늘 너무 추웠어요'라고 답변하기도 한다. 

그립 관계자는 "대기업 유통사들이 새로운 기회 창출 측면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었다"며 "한두 개의 대기업들이 실제 라이브를 통해 매출 증대를 경험하면서 그 사례들이 또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다른 브랜드들도 참여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CU는 배달 앱 요기요와 손잡고 편의점 배달을 시행중이다. 사진제공=BGF리테일
배달 앱에 입점한 편의점들

대기업 계열 편의점들도 배달 앱 요기요에 입점해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 GS25는 물론 세븐일레븐, 이마트24까지 모두 모바일 스타트업과 손잡고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전체 편의점 배송 이용이 2019년 대비 3배 이상인 212%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야간 배송은 5배 이상인 434% 급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요기요를 통해 CU 제품들을 구매한 한 블로거(hee****)는 "50분 내외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그랬는데 20분 밖에 안걸렸다"며 "상품을 고를 때 잔여 수량이나 이벤트 상품 정보가 기재돼 있어 편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제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혼자서 움직일 수가 없는 시대가 왔다"며 "세상에 무수히 많은 온라인 플랫폼이 존재하는 만큼, 한 곳에서만 제품을 파는 과거의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유통 채널간의 경쟁이 난투전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반을 쌓은 온라인 플랫폼의 힘을 빌리면 플러스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입점하려는 시도는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신사·그립'이 뭐길래…삼성·신세계·애경, 앞다퉈 '노크' - 오피니언뉴스 (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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