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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부동산 투자 방향

2020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격동과 혼란의 시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주택시장보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거래가격의 역대 최고 기록, 자산 편중화 등 다양한 이슈도 낳았다. 2021년 새해에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는 해외 투자를 위축시켰다. 130여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출장에 제약이 걸리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급감했다. 신규 설정금액만 2019년까지 연간 30조원을 넘던 투자 시장이었다. 해외 부동산 투자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만들려면 각종 실사가 이뤄져 하는데 이런 활동이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해외 투자가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위축됐다.

사실 부동산 펀드는 통상 미국·유럽·아시아 순으로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데 평균 만기가 기본 5년 이상인 장기투자여서 단기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대부분 폐쇄형 상품이어서 다른 유형의 펀드에 비해 환매 우려도 크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실물 자산에서 임대료 체납, 이자 연체·유예 등 악재들이 속속 터지고 있다. 경기 회복까지 더뎌지면 펀드 수익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대출형 펀드의 신용 위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외여행 어려워지자 골프장 몸값 수직상승

해외 투자에 어려움을 겪자 투자 수요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 결과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 중 우량 자산은 거래가격이 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자산은 가치가 하락하는 등 양극화 편중화가 심화됐다.

부동산 컨설팅 기업인 백경비엠에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 빌딩 거래 규모는 2019년 약 12조4600억원에 달하며 2020년엔 역대 최대인 약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자산으로 분류되는 오피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다. 특히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경우 신용등급이 높은 임차인들로 채워진 오피스는 투자 대상 1순위이다.

그러다보니 운용사들 간에 매입 경쟁이 치열해져 거래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2020년에 신한엘타워(서울 중구 을지로2가)는 3.3㎡당 3950만원에, 현대해상강남타워(서울 강남구 역삼동) 또한 3.3㎡당 3400만원에 거래가 됐을 정도다. 이런 사례는 인근 다른 오피스 거래 시 매매가 상승을 부추겨 투자 이익과 수익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과 신석식품 배달이 급증하면서 화두로 떠올랐던 물류센터는 올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요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거래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데다 투자 수익을 나타내는 Cap. Rate(Capitalization Rate)가 2019년 5%대에서 2020년 4%대로 하락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Cap. Rate가 코로나19로 인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물류센터는 개별요인이 강해 평균 Cap. Rate만 갖고 시장 전체를 단정해 얘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Cap. Rate가 4%대까지 하락했다는 것은 투자 수익이 오피스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또한 기관투자자 등 많은 투자자가 오피스 외엔 달리 투자할 곳이 없어 투자 영역이 협소하다는 점을 뜻한다.

골프장도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본 투자 영역이다. 골프장은 상업용 부동산 범주에 넣기엔 다소 애매했으나 2019년부터 부동산 펀드를 통해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해외 골프여행이 불가능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골프가 이에 맞는 스포츠로 인식돼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그 결과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투자자들이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골프장 매매가격은 1홀당 40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80억원을 넘어섰고, 향후 1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예를 들어 18홀 골프장 거래가가 2000년 후반엔 1000억원 미만이었지만 최근엔 호가가 1400억~1500억원에 이른다. 골프장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들은 현재 시점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적기로 여길 정도다.

반면,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상업용 부동산은 리테일(소매유통)과 호텔이다. 투자 수요가 급감했으며 소비수요가 이커머스 시장으로 대거 이동해 앞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연출하기 어렵게 됐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아울렛·쇼핑몰 등은 매출과 연동한 임대수익을 기반으로 투자수익을 거두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자산 가치가 계속 하락했다. 이에 따라 가치 하락 전에 서둘러 자산을 매각하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계속되는 한 2021년 투자 시장도 2020년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는 주택시장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 지속, 올해도 투자 양상 비슷할 전망

하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운용 역량과 적극적인 대응도 나타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는 드론을 활용해 접근성과 물리적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현장 실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투자 시장 영역이 실물자산보다 재간접 펀드, 블라인드 펀드, 이커머스 물류센터, 골프장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도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은 비중이 크지 않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잇따른 금융사고로 은행 수탁업무에 차질이 생기자 시장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다. 수탁업무 제한은 소형 운용사나 신규 운용사가 펀드를 설정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운용역량이 좋아도 수탁 문제로 상품 출시에 제약이 걸리면 금융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진다.

2020년에 거래된 대부분의 오피스들은 신축이었다. 이 점을 감안하면 2021년엔 신축 오피스 공급이 많지 않으므로 거래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많지 않으면 오피스 시장은 임차인 우위와 안정적인 공실 관리가 유지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 중앙시사매거진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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