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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5년새 부동산 자산 절반 줄였다

  • 빌딩매매

삼성화재가 5년 동안 부동산 자산을 절반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그룹 전반의 부동산 효율화와 보험사에 적용되는 새회계기준(IFRS17) 도입이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다. 삼성화재는 다른 손해보험사보다 부동산 매각 작업을 빠르게 시작했고 감소폭도 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5년 동안 부동산 자산을 6000억원 이상 감축했다. 2015년 12월 기준 삼성화재가 보유한 부동산은 1조3341억원에서 2020년 9월 기준 7280억원으로 45.4% 줄었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1%에서 0.8%까지 축소됐다.

부동산 매각은 보험업권의 전반적 추세다. 2023년 도입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영향이다. 2019년 메리츠화재가 여의도 사옥을 매각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현대해상, 한화생명, 신한생명 등이 줄줄이 매각에 나섰다.

회계제도가 변경되면 보험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에 대해 이전보다 더 많은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현행 회계제도에서는 부동산의 위험계수를 업무용은 6%, 투자용은 9%로 잡는데 K-ICS에서는 25%로 상승한다. 같은 부동산 자산에 대한 자본비율 부담과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 삼성화재만큼 부동산 자산을 많이 매각한 곳은 없었다. 손해보험사 '빅3'와 비교해도 감소 속도와 폭이 큰 차이를 보인다. 현대해상의 경우 최근 5년간 부동산 자산이 11% 감소했고 DB손보는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2016년말 1조150억원에서 작년 3분기말 9010억원으로 1160억원 줄었는데, 지난해 강남사옥 매각분이 반영된 수치다. DB손보는 같은 기간 1조1420억원에서 1조1480억원으로 미미하게 증가했으나 큰 차이가 없었다.

 


다른 보험사들은 1~2년 전부터 매각 작업을 시작한 데 반해 삼성화재는 5년 전 이미 매각을 본격화했다. 삼성화재는 서울 시내에 보유하고 있던 사옥을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2016년 4월 합정동 건물을 500억원에, 5월에는 역삼빌딩 지분 50%를 1000억원에 매각했다. 8월에는 부영에 을지로사옥을 4000억원에 팔았다. 이에 따라 2015년과 2017년말 사이 부동산 자산이 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당시 중복 거점을 정리해 부동산 효율화를 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며 "IFRS17 도입을 미리 준비하는 차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부동산 자산 재편과 함께 맞물려 이뤄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단순히 보험업 제도 변경 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전략적 방향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당시 삼성화재 뿐 아니라 생명, 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도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활용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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