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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누구도 예측 못했다…미국은 지금 '코로나發 집값 폭등'

정말 이상한 해다. 한 단어로 정의하거나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불확실성’이 그나마 가장 가까운 단어일 것이다. 2020년을 두고 하는 소리다. 모든 일의 근원은 코로나바이러스였고, 결국 모든 일의 의사 결정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주도했다.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 같은 코로나가 주택시장만큼은 살려놨다.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붐’이라고 할 정도로 시장이 뜨거웠다. 2021년도 뜨거울 전망이다. 코로나 기간 여느 때와 확연히 다른 주택 시장의 특별한 현상들을 살펴본다.

■작년 11월 집값 7년 만에 최대 상승
 

‘빅 서프라이즈’(big surprise). 부동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실업률이 치솟고, 보조금 없이는 제대로 버티기 어려운 경제인데, 주택시장만 호황이다. 오피스·호텔·리테일 등 다른 부동산 자산과 비교해도 나 홀로 뜨겁다.
 
[땅집고] 미국 중간 주택가격 추이. /레드핀

부동산 중개 사이트인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미국 주택 중간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14% 오른 33만5519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 7월 14.5% 이후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7년 내 최대치다. 1년 전과 비교해 주택 판매는 23% 증가했고, 잠정(pending) 주택 거래는 37% 치솟았다.

그에 비해 신규 리스팅은 8% 증가에 그쳤다. 요즘 주택이 매매 시장에 신규로 나오면, 입찰 전쟁이 붙는 이유다. 지난 10월에 판매된 주택의 72%는 시장에 나온 지 한 달도 되기 전에 팔려나갔다. NAR(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에 따르면 미국 주택 판매량은 2006년 이후 가장 많다. 2020년이 여러 기업이 줄도산한 팬더믹의 해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빅 서프라이즈’다. 그만큼 거주지로서뿐 아니라 업무와 학업, 여가 공간으로서 주택이 갖는 중요성이 커졌다. 또 역대 최저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수요에 불을 붙였다.

 
[땅집고] 전년대비 월별 미국 기존 주택 판매량 추이. /NAR

■미국 주택 소유자 재산 1조 달러 늘어

지역적으로 보면 도시 외곽과 휴가지 주택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 7~9월 휴가지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재택근무(work from home)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휴가지 근무(work from a vacation home)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팬더믹이 가져온 주택 시장 호황으로 미국 주택 소유자들은 더 부자가 됐다. 금융서비스 회사인 코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부동산 담보대출을 가진 주택 소유주들의 자기지분 가치가 10.8% 상승했다. 상승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 달러다. 주택 소유주 1인당 약 1 만7000달러의 자기지분이 증가했다. 지난 6년 내 최대치 증가다.

■플리핑 수익률도 20년 내 최고

주택 플리핑(flipping) 수익률도 지난 20년 이래 가장 높았다. 플리핑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구입, 리모델링을 거쳐 1년 내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을 뜻한다. 현재는 주택 시장이 뜨거운 만큼 저렴한 집을 찾아 플리핑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수익률이 높다. 플리핑은 지난 3분기 총 5만7155건을 기록했다. 이는 모든 주택 거래의 5.1%에 해당한다. 2분기는 6.7%로 전년 동기(5.5%) 대비 모두 상대적으로 건수는 줄었다. 하지만 수익은 높다. 아톰 데이터 솔루션(Attom Data solutions)에 따르면 3분기 플리핑으로 인한 거래당 총이익은 7만3766달러로 전년 동기 6만1800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것이다.

 
[땅집고] 미국 주택 플리핑 수익률과 수익액 추이. /아톰데이터솔루션

■코로나 저밀도 지역 주택 판매 활발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적은 지역의 주택시장이 더 뜨겁다. 레드핀에 따르면 2020년 11월 한 달 코로나 확진자 저밀도 카운티의 잠정 주택 거래가 전년 대비 54.1% 증가했다. 이에 반해 코로나 확진자 고밀도 카운티는 잠정 주택 거래가 4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레드핀은 미국 내 116개 카운티를 분석, 1인당 누적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타지역보다 80% 이상 높은 지역을 코로나 고밀도 지역으로 분류하고, 최저 20%에 속하는 지역을 저밀도 지역으로 구분했다.

사람들이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심에서 인구 밀집도가 낮은 외곽으로 이주하는 추세가 이런 트렌드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즉 사람들이 코로나 고밀도 지역에서 저밀도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 신규 매물도 저밀도 지역에서 더 많이 나왔다. 저밀도 지역의 신규 리스팅이 전년대비 20.6% 증가했지만, 고밀도 지역은 12.8% 늘어나는데 그쳤다.

2021년 이런 주택 시장의 붐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코로나가 만들어낸 호황이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결국 코로나 이후 경기의 흐름이 주택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http://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05/20210105028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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