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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이어 이번엔 제주, '럭셔리' 특급호텔 격전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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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이어 이번엔 제주, '럭셔리' 특급호텔 격전지 된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신축년(辛丑年) 새해에도 호텔산업 전망이 밝지 않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노린 국내 럭셔리 특급호텔들의 물밑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에 신규 출점하며 맞붙었던 5성급 특급 호텔들이 연초부터 제주에서 격전에 나선다. 전통의 강자인 신라·롯데호텔에 조선호텔앤리조트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롯데관광개발의 그랜드 하얏트 제주도 제주 장악에 나섰다.

신라·롯데 꽉 잡은 중문에 상륙한 '조선'
서귀포 중문에 호텔 '소(小) 삼국지' 구도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제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제주, 그랜드조선 제주가 모여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제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제주, 그랜드조선 제주가 모여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고 여행지로 꼽히는 제주 지역의 특급호텔 경쟁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럭셔리 특급호텔을 포함한 레저·유통을 아우르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환대 서비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호텔 신세계'를 선언한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가 오는 8일 '그랜드 조선 제주'를 오픈하며 불씨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온전히 조선호텔을 강조한 사명으로 바꾼 뒤 출점하는 첫 호텔인 그랜드 조선 제주는 SK디앤디가 인수한 켄싱턴 제주를 임차해 리뉴얼한 호텔이다. 롯데호텔, 신라호텔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는 서귀포시 중문 관광단지에 위치한 만큼, 토종 호텔체인으로 자리매김한 두 호텔과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데에는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랜드 조선은 지난해 부산에서 첫 선을 보인 조선호텔만의 독자 브랜드란 점에서다. 핵심 아이덴티티(정체성)인 '조선'을 전면에 내세운 첫 번째 5성급 호텔인 만큼 조선호텔의 방향성이 담겼는데, 그만큼 모회사인 신세계 그룹의 최대 강점인 유통과 레저의 '통섭'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평가다.

 

부산서 입증한 '라이프스타일 여가 플랫폼'
제주 프리미엄 '호캉스'도 파고들까

 
제주 프리미엄 호캉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호텔 제주(위)와 제주 신라호텔 전경. /사진=각 사
제주 프리미엄 호캉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호텔 제주(위)와 제주 신라호텔 전경. /사진=각 사

그랜드 조선의 가능성은 부산에서 어느정도 입증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숙박'과 '연회'란 전통적인 역할 뿐 아니라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숙박 하드웨어에 대한 반응은 분분하지만 호텔 4층에 스타벅스와 이마트24 편의점이 자리잡고, 부산 지역 최초 카카오 프렌즈 어드벤처파크, 어린이 영어 멤버십 클럽 '프로맘 킨더' 등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테넌트 시설·서비스이 들어서면서 서울 못지 않은 화려함을 뽐내는 부산 호텔시장에서 돋보인다는 것이다.

그랜드 조선 제주 역시 가족, 호캉스에 집중했다. 전체 객실 중 30% 가까이를 스위트 객실로 꾸몄고, 기존 호텔 옆에 스위트 객실만 갖춘 풀빌라 스타일의 '그랜드 조선 힐 스위트'를 새로 지었다. 기존 켄싱턴 제주가 있을 당시 2030 호캉스족에게 호평을 받았던 사계절 온수풀을 조성했고 스파와 키즈클럽까지 갖췄다. 제주가 코로나19로 막힌 해외여행의 대체재인 데다, 가족단위 여행객도 적지 않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다만 제주 지역 프리미엄 호캉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의 입지가 워낙 탄탄해 얼마나 효과를 낼 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오갈 곳 없어진 신혼여행 수요 상당수를 거둬들이며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신라호텔의 경우 전기차 서비스나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맛있는 제주만들기 사회공헌 서비스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도 상당한 만큼, 신규 호텔인 그랜드 조선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상대란 관측도 나온다.

 

특급호텔 화두 내국인 비중 높은 제주 노려라
코로나19 종식 시기도 관건

 
지난해 11월 28일 제주국제공항에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28일 제주국제공항에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모습. /사진=뉴시스

제주 특급호텔 경쟁에는 롯데관광개발도 뛰어들었다. 지난달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오픈했는데, 호텔 파트로 그랜드 하얏트 제주가 들어섰다. 올스위트로 꾸며진 객실만 1600개에 달한다. 전 세계 750개에 달하는 하얏트 그룹 호텔 중 두 번째 규모다. 그만큼 하얏트 그룹도 미슐랭 3스타 셰프를 불러들이는 등 글로벌 역량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제주 특급호텔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제주가 다른 지역과 달리 내국인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서울·부산의 5성 호텔 외국인 비중은 56.25%, 29.40%에 달하지만 제주는 12.5%에 불과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보단 내국인 호캉스 비중이 크다는 뜻으로, 코로나 여파를 어느정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 해외여행 소비가 31조원에 달했는데, 해외여행이 막힌 상황에서 소비 전반이 국내여행으로 쏠릴 수 있단 분석을 내놨다. 업계 안팎에선 이 경우 가장 수혜를 받는 곳은 제주 특급호텔로 본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것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대체재인 제주가 부각되고 위생·프라이빗을 중시한 럭셔리 호캉스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제주 지역 특급호텔들은 다른 곳보다 사정이 나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객실이나 연회, 부대시설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1061121036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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