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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뜨거운 오피스, 조용한 민자시장

로나19 사태에도 함박웃음을 잃지 않는 곳이 있다. 고급 오피스빌딩의 건물주다. 매각 입찰에 수십곳의 인수업체가 몰리면서 건물가격이 다락같이 오르고 있어서다.

영국계 펀드사인 액티스는 최근 서울 영등포 영시티를 5500억원에 매각했는데, 약 2800억원의 매각차익을 얻을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영시티 인수전에는 무려 18곳이 참여했다. 최종 인수자인 ‘SK D&D-NH투자증권‘컨소시엄은 이 건물을 리츠에 담아 상장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의 강남사옥 매각 입찰이나 서울 쌍림동 소재 CJ 제일제당센터에도 십여곳이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오피스빌딩의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것도 시간 문제다. 종전 최고가는 지난 2018년 3.3㎡(평)당 3050만원에 팔린 삼성물산 서초사옥이다.

오피스 인수경쟁이 뜨거워진 것은 초저금리 탓에 시중 투자자금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시중 유동성 증가 여파에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지난해 리츠 50개가 급증해 전체 리츠는 248개로 늘었다. 한 리츠사 대표는 “우량 건물이 매물로 나오면 수십개 리츠·펀드가 입찰에 참여하는 바람에 건물을 인수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했다.   기존 주력 투자 대상인 채권만으로 소비자에 적정한 배당과 이자를 돌려주기 어렵자 리츠·펀드 뿐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보험사들도 대체투자 자산 찾기에 열풍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관투자자의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액은 170억달러로 아시아 중 1위를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달아오른데 비해 민자 인프라시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제3자 경쟁이나 신규사업이 없다시피한다. 3자 경쟁이 실종된 것은 대형 건설사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기 때문에 경쟁 여건이 안된다고 금융사들은 하소연한다. 또 신규제안 사업이 나오지 않는 것은 주무관청이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데 소극적인 탓이라고 건설사들은 지적한다. 일부 주무관청은 민자사업 접수를 꺼리는데다 설령 받아도 서랍에 넣고 만다는 것이다. 주무관청이 손놓고 있는 것은 인가를 내준 뒤 혹시 있을지 모를 특혜시비 등 뒷감당이 두려워서라고 한다. 

시중 자금의 풍부함을 아는 기획재정부는 민자로의 자금 물꼬를 트기 위해 다양한 제도 개선과 애로사항 해소에 나섰다. 민간 자금을 인프라사업에 공급하면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국가 균형발전이나 경기 부양의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그러나 건설사와 금융사, 주무관청간 서로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정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은 뭐가 문제인지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게 절실하다. 오피스시장은 경쟁 과열로 부실을 걱정하고, 민자시장은 참여자가 없어 침체되는 지금의 상황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바람직하지 않다. 

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20052515441407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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