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부동산뉴스

160조 성장 e커머스에 '시대착오 규제'

중소 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영업시간, 판매 품목을 조정한다는 내용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온라인 플랫폼까지 규제 대상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국내 e커머스(전자 상거래) 업계에서는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의 발목을 잡을 셈이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커진 온라인 시장은 시간이나 장소 등의 제약을 받지 않아 오프라인 채널보다 파급 효과가 커 규제 필요성이 있다”며 “비대면 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골목 상권과 중소 상공인의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법안 발의를 추진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 온라인쇼핑 누적 거래액은 145조 원으로 연간 16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생법 개정안은 상품을 지역별로 물류 센터를 두고 상품을 직매입해 배송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판매·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편익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유통 업체들의 사업 무게 중심이 e커머스로 옮겨진 가운데 상생법 개정안은 이들에게 이중 규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대형 마트 사업자가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전개할 경우 같은 법안으로 동시에 규제받을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는 기존 상생법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 운영 시 해당 지역의 중소 상공인과 상호 협약을 통해 영업시간과 판매 품목의 조정, 상생 보상금 지급 등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형 마트는 월 2회 의무 휴업을 하고 있고 심야 시간에도 영업이 금지돼 있다. 그런데 상생법 개정안으로 온라인 플랫폼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점포 내 PP센터를 활용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도 영업시간이나 판매 품목에 제한받을 수 있다.

게다가 전통 시장도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유통 환경이 바뀌고 있는 지금, ‘상생’이라는 명분으로 대형 온라인 플랫폼만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시대에 뒤지는 법안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유통 시장은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플랫폼을 규제하기보다는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중소 상공인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규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중개 사업자가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한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추진 중이고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온라인 쇼핑몰이 수수료와 광고비 부과 기준이나 상품 배열·순위 방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온라인플랫폼 통신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올해 안으로 통과시킬 계획이다.

오프라인 규제도 수위를 더 높여 유통 기업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14개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전통 상점가 경계로부터 최대 20㎞ 이내의 범위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되면 서울시 전체가 유통 규제 지역에 포함된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전통 시장 반경 1㎞ 이내 구역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며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을 금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이 전통 시장 반경 1㎞에서 2㎞로만 확대돼도 사실상 서울시 전체가 유통 규제 지역에 해당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유통 업체들의 출점이 제약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2H50T5KEE

댓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