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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선제적' 리스크관리 삼성SRA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등에 업고 해외 포트폴리오를 늘렸던 삼성SRA자산운용은 투자비중이 크지도 않았던 호텔·리조트를 지난해 모두 정리하며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성공했다. 물론 과제는 있다. 급격하게 투자를 늘렸던 해외 오피스 빌딩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의 투자비중에서 해외 오피스빌딩은 다른 자산을 압도한다. 대부분 물건에서 우량임차인의 장기임차계약을 확보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비교적 안정적으로 평가되는 오피스빌딩 수익성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감안,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대신 내부 리스크관리 체계를 충실히 따르는 것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해외 투자비중 81%, 오피스빌딩 집중 인수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삼성SRA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공모+사모·펀드유형 부동산) 설정잔액은 4조1909억원이다.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잔액(5조1957억원)의 80.7%를 차지하고 있다. 설정잔액 기준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43.1%)이나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58.9%)보다 해외투자 비중이 크게 높다. 전체 부동산펀드수는 42개로 이중 35개가 해외 부동산펀드다.

 


삼성생명 100% 자회사로 2012년 11월 출범한 삼성SRA자산운용은 설립 초기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이관받은 국내 오피스빌딩 투자펀드 운용에 집중하다 2013년 영국 런던 서티크라운플레이스(30 Crown Place)를 약 2400억원에 매입하며 해외투자에 첫발을 내디뎠다. 해당 물건은 2016년 매각하며 600억원의 차익을 벌어들였다.

2014년 들어 본격적으로 미국 워싱턴DC 포털III(Portals III) 우선주, 독일 디칭엔 탈레스(Thales) 본사 빌딩, 독일 프랑크푸르트 실버타워(Silver Tower) 등을 매입했고 2015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IDC 보쉬(Bosch) 물류창고, 미국 덴버 코뱅크센터(CoBank Center), 미국 시카고 BMO해리스은행 본사(BMO Harris Bank HQ) 등을 사들이며 사세를 확장했다.

해외 중심도시 오피스빌딩을 집중적으로 인수하는 전략으로 2015년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잔액 1조원을 넘겼으며 2017년에는 2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영국 런던 200앨더스게이트(200 Aldersgate) 오피스빌딩, 미국 미니애폴리스 시티센터(City Center) 오피스빌딩, 미국 덴버 US뱅크타워(US Bank Tower) 등에 투자한 영향으로 3조원마저 넘었다.

2019년말 설정잔액 기준 삼성SRA자산운용의 투자유형별 비중(국내·해외 포함)을 살펴보면 오피스 투자비중이 81%로 압도적으로 높다. 리테일(8%)과 물류센터(1%)도 일부 차지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리테일의 경우 주로 국내투자로 이뤄져 홈플러스 천안점·조치원점과 상동점·작전점·영통점·칠곡점을 각각 다른 펀드에 편입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엑시트를 시도하고 있다.

재간접투자 비중도 10%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파라마운트그룹 부동산펀드(Paramount Group Real Estate Fund VII), 유럽 블랙스톤 부동산펀드(Blackstone Real Estate Partners Europe V), 유럽 애버딘 부동산펀드(Aberdeen Property Secondaries Partners II) 등 다양한 해외 부동산펀드에 재간접투자하고 있다.

투자지역별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이 33%로 가장 높으며 독일(18%), 프랑스(10%), 영국(8%), 호주(2%)가 뒤를 잇고 있다. 국내 투자비중은 19%로 경기도 용인시 기흥AK&,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 서울 강남구 358타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호텔·리조트 투자비중 '0', 선제대응 성공

최근 부동산펀드 운용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자산유형은 호텔·리조트가 중심이다. 부동산펀드 운용사들은 글로벌 관광산업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배당수익을 챙기면서 향후 매각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이점에 주목해 호텔·리조트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산업이 추락하면서 호텔·리조트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 당분간 관광산업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임대료수입 감소와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설립 초기부터 오피스 집중투자 전략을 취해 호텔·리조트 투자건은 극히 드물었지만 투자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만은 아니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두 개 트렌치로 나눠 2014년 미국 하와이 소재 최고급 리조트인 포시즌 리조트 마우이(Four Seasons Resort Maui)에 1900억원을 투자했다. 실물자산이 아닌 리조트를 담보로 발행한 메자닌 대출채권을 인수하는 형태였다.

삼성SRA자산운용은 해당 메자닌 대출채권을 편입한 펀드(삼성SRA10호)를 설정 2년 11개월 만에 상환하고 2017년 또 다른 펀드(삼성SRA20호)를 설정해 재투자했다. 재투자에 동원한 펀드의 기존 만기는 7년으로 잡았지만 지난해 모두 상환을 완료했다.

2019년 이후 삼성SRA자산운용의 호텔·리조트 투자잔액은 전무한 상태다. 글로벌 경기하강 등 우려요인이 불거지며 호텔·리조트에 대한 포지션을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선제대응에 나섰다. 기존 오피스 중심 투자전략에 부합하지 않는데다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라도 호텔·리조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피스빌딩 리스크관리 시험대, 경기침체 장기화시 타격 불가피

부동산 투자전략은 단계별로 핵심지역 우량물건을 매입해 10%를 밑도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코어(Core), 코어전략보다 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기대수익률은 높이는 코어플러스(Core+), 리모델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물건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에디드(Value-added), 개발단계에서부터 투자하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으로 구분된다.

삼성SRA자산운용은 현재 오피스 자산에 집중한 코어 전략으로 대부분 펀드를 설정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기존에 강점을 가진 오피스 자산에서만큼은 코어플러스, 밸류에디드, 오퍼튜니스틱으로까지 투자전략을 넓힐 계획이다.

투자자산에서 오피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SRA자산운용 특성상 오피스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우려가 단기 이슈에 그칠 뿐, 글로벌 오피스시장의 급격한 하강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기존 전략을 별도로 수정하지는 않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 또는 기관 등 우량임차인이 펀드만기보다 긴 장기임차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물건에 대부분 투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미국·유럽 실물경제 위기가 예상과 달리 장기화될 경우 임차인의 이익 감소에 따라 임대료수입 수취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에 실물경기 위축이 부동산경기 하강으로 이어지면 엑시트가 임박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원매자를 확보하지 못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오피스 외에도 일정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메자닌 대출채권 투자가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대출채권은 금리인상기에 투자매력이 증대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이 기준금리 하락에 나선 것은 잠재적 위험요인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이미 각 부문의 상호견제를 통해 전사적으로 리스크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리서치부문이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분석을 통해 투자 전략과 대상을 결정하고 투자부문이 투자 구조와 조건을 수립하면 운용부문에서 금리나 임대료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리스크관리부문은 부동산 매입부터 매각까지 프로세스 전단계에 걸쳐 모니터링을 수행한다.

삼성SRA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5~10년으로 장기인 반면 코로나19는 단기 이슈로 인식해 전반적인 전략을 변경하지는 않았다”며 “글로벌 오피스시장의 급격한 하강은 전망하고 있지 않으며 애초 부동산은 급등락이 있는 투자자산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해외투자 창구, 연쇄손실 가능성 배제못해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주요 비히클(vehicle)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SRA자산운용이 투자한 해외 오피스빌딩의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펀드수익자인 금융계열사들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다.

2017년부터 3년간 금융계열사가 삼성SRA자산운용 신규펀드에 출자약정을 공시한 규모만 1조46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삼성증권의 경우 총액인수 이후 전액 셀다운 목적의 투자다. 삼성생명으로부터 5조원 규모의 자문·일임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삼성SRA자산운용은 2019년 한 해 동안 약 48억원의 자문·일임수수료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2015년 51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1호’는 금융계열사가 출자한 첫 블라인드펀드다. 삼성증권이 2500억원을 출자했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각각 1800억원과 700억원을 투입했다. 이 펀드는 미국 시카고 BMO해리스은행 본사(3800억원), 프랑스 파리 소웨스트(So Ouest·4000억원),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타워(Commerzbank Tower·9000억원) 인수에 일부 자금을 댔다.

금융계열사의 적극적인 자금유입 덕분에 삼성SRA자산운용은 다수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해 유연한 운용이 가능해졌다. 삼성SRA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블라인드펀드는 모두 6개로 전체 설정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1호’를 시작으로 2016년에는 3100억원 규모 ‘삼성SRA미국오피스메자닌1호’를 설정했다. 오피스빌딩을 담보로 발행한 메자닌(중순위) 대출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미국 뉴욕 485렉싱턴애비뉴(485 Lexington Ave.)와 237파크애비뉴(237 Park Ave.)의 메자닌 대출채권 등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2호’를 설정했으며 영국 런던 200앨더스게이트 오피스빌딩을 비롯해 미국 미니애폴리스 시티센터 오피스빌딩, 독일 뮌헨 아트리움(Atrium) 타워, 미국 덴버 US뱅크타워 등 투자에 이 펀드의 자금이 일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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