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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 온라인 질주 중 신세계 ‘오프 역주행’ 묘수 될까

이마트가 오프라인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3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가운데 향후 투자 방향성을 놓고 경쟁사와 다른 전략을 취해 눈길을 끈다. 이마트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 투자액을 줄이고 오프라인에 투자액을 늘리기로 했다. 경쟁사가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는 것과 대조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이마트가 오프라인 점포의 리뉴얼을 통해 3분기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실적 견인한 오프라인에 투자액 늘린 이마트

올 3분기 연결기준 이마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 9077억 원, 151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30.1% 증가했다. 3분기는 올해 누적 영업이익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이마트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23억 원이다.

3분기 실적을 견인한 곳은 오프라인 사업부문. 이마트 할인점, 트레이더스, 전문점 등으로 구성된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2017년 4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 1336억 원, 623억 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 72% 성장했다. 전문점 사업의 핵심인 노브랜드는 올해 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폐점 대신 리뉴얼을 택해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을 높인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0월 이마트는 외부 출신인 강희석 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강 대표는 취임 후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삐에로쑈핑, 부츠 등의 부실 전문점을 정리했다. 대신 성과가 좋은 노브랜드 등의 전문점을 확장했다. 이마트 할인점은 그로서리(식품) 중심의 리뉴얼을 단행하거나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점포로 탈바꿈했다. 이마트 월계점은 리뉴얼 후 한 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신장하기도 했다.

향후 3년간의 투자 계획서에서도 오프라인에 무게의 중심이 쏠려 눈길을 끈다. 지난 11월 발표한 이마트 2020~2022년 투자 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투자 규모는 5조 452억 원에서 4조 4204억 원으로 축소됐다. 눈길을 끈 부문은 SSG닷컴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투자액 변화다. SSG닷컴 투자액은 1조 3118억 원에서 8640억 원 삭감돼 4478억 원으로 줄어든 반면 스타필드 출점 사업을 맡은 신세계프라퍼티의 투자액은 1조 2030억 원에서 1조 4694억 원으로 증액됐다.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 매장 출점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스타필드뿐만 아니라 기존 유통업 투자액은 3조 2480억 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73%에 달한다.

실제 신세계프라퍼티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스타필드 출점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1월 20일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수원과 창원에 각각 1990억 원, 92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스타필드 수원은 KT&G와 손을 잡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스타필드 창원은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사업의 물꼬를 텄다. 스타필드 청라도 올해 건축허가서를 받으면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4월 기준 이마트는 신세계프라퍼티에 총 1조 4180억 원을 출자해 스타필드 사업을 위한 실탄을 마련해놨다. 올해 2124억 원이 스타필드 출점에 투입될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스타필드에 대한 애착은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0월 오픈한 스타필드 안성에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는 쇼핑테마파크를 뛰어넘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환경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역할로 성장해야 한다”며 “스타필드 안성 오픈을 기점으로 지역 상권 전체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역과의 상생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실천해 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마트는 SSG닷컴의 투자액을 대폭 삭감한 반면, 스타필드 출점 사업을 맡은 신세계프라퍼티에 투자를 확대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건만…

SSG닷컴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올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조 82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분기마다 감소했다. 1분기 197억, 2분기 137억, 3분기 3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영업적자는 36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억 원가량 감소했다. 물동량이 증가할수록 적자폭이 확대되는 이커머스 사업구조를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SSG닷컴의 향후 투자액이 기존 계획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나온다. 올해 투입되는 976억 원의 투자금은 대부분 쇼핑몰과 결제서비스의 통합에 사용됐다. 지난 6월 SSG닷컴은 SSG페이를 601억 원에 인수했다. 나머지 300억여 원은 기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3곳의 보완에 사용됐다. 올해 남은 투자액은 26억 원뿐이다

내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21년 예상 투자액은 올해보다도 감소한 870억 원이다. 경쟁력 강화의 바탕으로 꼽히는 물류센터 확충은 기대하기 힘들다. 실제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2와 네오003의 총 투자비는 각각 1500억 원, 2000억 원에 달한다. 2023년까지 거래액(GMV)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SSG닷컴의 누적 거래액은 4조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계획된 투자액으로 3년 안에 거래액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와 달리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한계가 있다. 현재도 SSG닷컴의 물량은 대부분 전용 물류창고 ‘네오001~003’ 3곳에서 처리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1년 만에 140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추가해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점포를 출점할 때부터 물류창고로 활용될 공간을 확보해놨기에 가능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56만 1983㎡, 후방(매장을 제외한 주차장 등을 포함한 부지) 244만 6281㎡ 등 축구장 420개에 달하는 면적을 갖추고 있다. 롯데마트·이마트의 전체 매장 면적을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SSG닷컴 관계자는 “투자 계획이라서 언제든지 변동 가능성이 있다. 대폭 축소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안 담았으면 좋겠다”며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고 SSG닷컴 투자액이 줄어든다고 신세계프라퍼티로 넘어가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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