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표' 물류서비스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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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네이버쇼핑 가맹점주들의 물류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업체들이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물류 서비스를 지원해 사업 효율화를 높여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네이버가 네이버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적립 혜택을 더 주는 금융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판매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한 물류 서비스까지 꺼내들면서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의 '락인 효과'가 더 극명해질 전망이다.

쇼핑몰 하고 싶어? 물류는 네이버에 맡겨!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가맹점주들에게 "스마트스토어와 풀필먼트 업체 간의 프로그램(API) 연동을 지원한다"고 공지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결제된 주문 내용이 네이버가 지정한 '4PL 풀필먼트' 물류업체에게 전달되고, 주문 확인과 상품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관리되는 형태다.

상품이 출고되면 송장번호가 스마트스토어에 자동 등록돼 주문·배송 상태도 자동으로 변경된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더 이상 주문내역을 엑셀로 정리하고 물류 창고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 등 번거로운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네이버가 지정한 4PL 풀밀먼트 업체는 기존의 외주 창고 보관형태에 IT 기술을 접목해 여러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발생한 주문을 수집, 확인, 상품 포장 및 발송, 송장 전송, 배송정보 연동, 반품·교환, 입고 및 재고관리까지 다 해주는 종합 물류 관리 솔루션을 뜻한다. 최근 네이버와 손을 잡은 FSS와 네이버가 투자한 물류스타트업 위킵, 품고 등이 지정업체로 선정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마트스토어 입점사들은 이제 판매 상품에 적합한 박스와 포장재 구매 여부, 택배사와의 계약 형태, 창고 계약 유무 등 물류와 관련된 고민을 하지 않고 상품기획과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 납품사 위주로 취급하는 기존 업체와 달리 단 1개의 상품도 관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쿠팡만 '로켓배송'? 네이버도 '빠른배송'

네이버가 이런 물류 대행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국내 최고 수준의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춘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쇼핑 가맹업체들이 쿠팡 못지 않은 물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쿠팡의 배송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LG생활건강과 손을 잡고 빠른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내 배송해 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다. 기존에 온라인 구매 제품이 각사 물류센터에서 대형 택배사 서브터미널-허브터미널- 서브터미널 등 4개 단계를 거쳐 최종 배송지로 발송되던 것을 마지막 두 단계로 줄여 익일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3시에서 오후 12시로 늦췄다.

네이버는 앞으로 이런 제휴 관계를 다양화 해 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에 참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CJ대한통운-LG생활건강 사례처럼 네이버 브랜드커머스에 입점한 업체와 배송업체를 엮는 등 다양한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빠른 익일배송 외에도 고급진 배송 등 다양한 형태의 배송서비스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빠른 배송에 포인트 적립까지 팍팍! 쿠팡과 차별화

네이버와 쿠팡은 서로 성격이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는 맞수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거래액이 20조원으로 추정될 만큼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결제에는 웹툰 등 콘텐츠 구매 비용도 포함돼 있는 만큼 순수한 온라인 쇼핑으로는 쿠팡을 1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한국의 아마존' 타이틀을 놓고 두 사업자를 견주는 분위기는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쿠팡 결제액은 17조원 수준으로 네이버를 바짝 쫓는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대세가 되면서 쿠팡은 모든 세대에게 '없으면 안될 필수앱'으로 자리매김했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국내 최고 수준의 풀필먼트도 갖췄다.

이에 네이버는 물류·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이용자들이 쿠팡을 이용하며 느끼는 편익을 네이버쇼핑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만들면서, 포인트 적립 등 네이버쇼핑에 다양한 혜택을 주는 금융 플랫폼을 차별화 포인트 삼아 비교우위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선보일 '네이버통장'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의 혜택이 네이버쇼핑 포인트 적립에 집중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성숙 대표는 "올 1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이 전년대비 46% 증가해 처음으로 분기 5조원을 돌파했다"며 "50세 이상이 53% 늘어 이용자 저변이 확대됐고 충성도를 대변하는 포인트의 충전도 8배 늘어 네이버파이낸셜과 함께 테크핀 사업을 확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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