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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톤, 코로나19 속 CJ CGV 투자 추진 배경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CJ CGV의 신주 투자유치 참여를 추진하는 가운데, 투자의 시기와 적정성을 두고 시장에선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번 투자추진엔 코로나19 대유행이 사그라들고 난 뒤 극장산업의 회복세가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있지만,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OTT 등 영상소비 플랫폼의 다양화가 더 큰 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CJ CGV에 2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전환사채(CB), 보통주 등 자본투입 형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배타적 우선협상권(맨데이트)를 획득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거래에 나선 CJ와 케이스톤파트너스는 CJ CGV의 기업가치(EV)를 1조원으로 산정하고, 케이스톤파트너스가 20% 가량의 지분을 획득하는 형태의 거래구조를 논의 중이다.

◇돈 급한 CJ CGV, 생존자금 마련 위한 투자유치 시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업지역을 막론하고 손실폭이 증가해온 CJ CGV는 회사 생존을 위한 자금마련을 위해 이번 투자유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까지 CJ CGV는 연결기준 매출 4401억원·영업손실 29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까지 CJ CGV가 기록한 매출 1조4440억원·영업이익 779억원에 비해 어닝 쇼크 수준이다.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된 CJ CGV는 그동안 자본확충을 통해 신용도를 방어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지속해왔다. 지난 8월 2000억원대의 유상증자(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를 마무리 지은 뒤, 10월엔 신종자본증권으로 8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오는 11일엔 3년물 공모채 2000억원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들 자금은 운영자금과 TRS 정산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지만, 향후에도 꾸준히 자금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11월 하순경 CJ그룹이 국내외 IB 담당자들과 연이어 미팅을 진행하고 자금조달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투자유치 역시 CJ 측의 지속적인 고려대상이었던 만큼 어떤 형태로든 새 투자자를 영입하는 방안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케이스톤, 포스트코로나에 베팅…극장산업 회복 예상

CJ CGV로부터 우선협상권을 얻은 케이스톤파트너스는 과거 금호그룹으로부터 금호고속을 인수해 11.6%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하고, 회생절차가 진행중인 C&S자산관리 등 기업에 투자하는 등 구조조정 트랙레코드를 다수 보유 중이다. CJ CGV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실적저하를 겪는다는 판단 하에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코로나19 이후 극장산업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분기 CGV의 국내 내방 관람객 수는 90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17만명에 비해 두 배 이상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감이 해소되는 2021년 이후에는 다시 실적이 예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CJ CGV가 국내 1위의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자라는 점과 국내(176곳)와 중국(114곳), 터키(107곳) 등을 포함해 사업지역이 전세계라는 점 역시 투자의 매력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극장산업의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스톤은 코로나19 이후 ‘보상소비’ 기조로 영화관 내방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CJ CGV가 체인을 보유했지만 아직 개발도상국에 있는 중국과 터키, 인도네시아 등은 코로나19 이후 OTT에 시장을 잠식당할 염려가 비교적 적은 곳”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소비 헤게모니, OTT 잠식 우려…업계는 의견 엇갈려

다만 IB업계는 케이스톤파트너스의 이번 투자유치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도 감지된다. 이번 투자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지분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는 평가와 이미 OTT에 주도권을 넘겨준 상황에서 극장산업에 대한 투자가 우려스럽다는 의견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꾸준히 극장산업을 잠식해오던 OTT 서비스의 대형화와 점유율 확대가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점은 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요인이라는 평가가 먼저 나온다. 최근 007 등 신규 개봉을 앞뒀던 대작 영화들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에서의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3월 개봉 예정이던 스릴러영화 ‘콜’이 최근 넷플릭스에 단독 공개됐다.

다만 케이스톤파트너스의 계산대로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호텔과 극장은 물론 항공업 등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코로나19로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최대한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CJ CGV 역시 이러한 투자대상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비산업인 호텔과 극장 등의 밸류에이션을 크게 낮춘 상황”이라며 “저밸류에이션이 이어지고 있지만 극장산업의 사양산업화 기조 등을 고려하면 다른 투자자들은 쉽사리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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