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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공유 오피스… 창업자들의 공간을 잇다

로컬스티치 소공점 공용 휴게 공간(위 사진)과 동교맨션점 주거공간(아래 사진). 로컬스티치 제공

서울 중구 동호로. 약수 지하철역과 장충체육관을 잇는 비탈길 주변으로 인구 유입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지역이다. 이곳에 올 6월 문을 연 공유오피스 ‘로컬스티치 약수점’은 옛 광고회사 사옥을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가파른 언덕바지임에도 1층 카페부터 3∼5층 사무실까지 마스크 쓴 사람들로 북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실(空室) 고민을 겪는 여느 임대오피스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16일 2층 라이브러리에서 만난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41)는 “입주자들의 사업이 성공해야 건물주와 운영대행사(로컬스티치)의 이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로 계약을 맺는다. 마포구와 강남구 등 12개 지점이 늘 역동적인 분위기로 움직이는 데는 이런 상생 시스템의 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컬스티치는 가입비 12만 원의 멤버십제로 운영된다. 월 60만∼150만 원의 추가 비용을 내면 모든 지점의 숙박과 업무 시설을 각자 필요에 맞춰 유연하게 빌려 쓸 수 있다. 오전에는 약수점에서 개인 업무를 보다가 오후에는 가로수길점 세미나실에서 파트너 회의를 하고 밤에는 서교점에서 씻고 잠드는 식이다.

 

공간 프로그램을 획일화하지 않고 건물 입지와 예상 사용자에 맞게 구성했다. 김수민 대표는 “입주자는 대부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창업자들”이라고 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각 지점 카페와 식당도 멤버십으로 입주한 사업자들이며, 가입 후 이용하면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김 대표는 “소규모 창업자들이 업무환경을 간단하고 편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간 구성의 주안점”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업의 기본 모델은 임대업이 아니다. 어느 날엔가 문득 ‘매니지먼트업은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를 대상으로만 가능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젊은 창업자들은 사회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해 실패할 위험이 크지만 그렇게 끝내기 아까운 특출한 능력을 가진 경우가 적잖다. 그들이 자리를 잡고 성공해 나가는, 로컬스티치 소속의 스타 사업가들이 수두룩해지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약수점 카페에는 커피 제조기기와 식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간 디자인 설비를 건물주와 로컬스티치가 지원했다. 말레이시아인 요리사가 운영하는 연남점 레스토랑은 브랜드 디자인부터 로컬스티치가 맡아 창업한 곳이다. 핵심 소프트웨어의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사업 착수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기본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 그 대신 이익에 대한 지분 일부를 투자 주체가 보유한다. 더 번창해서 지점을 내게 되면 그 과정에 투자자가 참여하고 역시 이익지분을 나눈다.


김 대표는 독문학을 전공한 뒤 스물여덟 살에 늦깎이로 다시 홍익대 건축학과에 입학했다. 2학년 때부터 학교 주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공간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해 졸업 전에 개인사무소를 차렸다. 로컬스티치는 2013년 마포구 서교동의 주택을 소형 호텔로 리모델링한 뒤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공간 얼개를 변형하며 착안해 낸 모델이다.

“국적도 직업도 취향도 상이한 사람들이 느슨하게 연결돼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이 출발점이었다. 예술가, 프리랜서 사업가, 요리사 등이 공용공간에서 각자의 일을 하며 관계를 맺고 개인 공간으로 흩어지는 방식에서 새로운 효율성을 발견했다. 공간 디자인의 포인트는 ‘다수의 취향과 필요에 부합하는 요소에 노력과 비용을 집중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운영을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 처음 3명뿐이던 직원이 30여 명으로 늘었다. 경남 통영과 제주에 새 지점을 준비하고 있는 김 대표는 “코로나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해외 지점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01118/104020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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