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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삽 뜨는데 6년, 금융손실 눈덩이… 결국 70층 ‘실리’에 무게

  • 신축부지매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105층이 아닌 70층 규모, 2개 동으로 설계변경하는 논의를 시작한 결정적 배경은 ‘경제성’이다.
이미 2014년 9월 부지매입에만 10조5500억원을 투입한 데다 2016년 이후 수년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금융비용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년 넘도록 GBC 건립을 위한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한 상황도 여기에 가세했다.

실제 현대차는 2014년 한국전력공사의 삼성동 부지매입 이후 2016년 인허가, 2017년 착공을 계획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삼성동 부지 인근에 있는 봉은사와의 일조권 침해 분쟁, 국방부와의 ‘비행 안전 및 전파 영향’ 등으로 인한 갈등도 한몫했다.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도 GBC 건립계획안에 대한 심의를 수차례 반려했다. 당시 수도권정비위원회는 GBC 건립 이후 현대차그룹 본사가 이전하고 남게 될 양재동 사옥에 추가 배치될 인력 계획이 불명확하다며 3차례의 보류판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액은 천문학적이라는 게 재계의 한목소리다.

2015년부터 5년간 토지매입비에 대한 금융비용을 단순산술해도 매년 2000억∼3000억원씩 1조원을 웃도는 금융이자를 공중에 날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가 한전 부지의 미래가치를 반영해 요구한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도 부담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미래가치는 ‘빛 좋은 개살구’고 정작 현대차가 손에 쥔 건 ‘공기’뿐이었다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방부와 ‘비행 안전 및 전파 영향’에 대한 문제도 1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 레이더기지 신설 비용을 그룹이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나면서 손실은 눈덩이처럼 더해졌다.

여기에 초고층빌딩의 공사과정 및 준공 후 공실 등도 걸림돌이 됐다.

당장 3조7000억원을 투입한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는 공사 과정에서 사고 등으로 몸살을 앓았으며, 지난 7월 준공한 여의도 파크원(최고 72층, 333m)도 최근까지 공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 현대차그룹의 총수가 정의선 회장으로 새롭게 교체되며 일대 변혁을 위한 시동이 걸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재계의 ‘젊은 기수’인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14일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을 이끌어갈 회장으로 선임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05층에 대한 의미는 어머니인 고 이정화 여사의 기일(10월5일)과 맞물려 있고,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꿈’인 만큼 큰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이때 ‘상징성’보다는 ‘경제성’을 우위에 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월드타워와 비교해 14m가량 높은 GBC를 건립할 때보다 70층 규모로 낮아질 때 비용절감 효과가 크고 공사 기간도 단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GBC 건축구조설계에 참여한 D사 대표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빌딩을 목표로 다양한 지원과 특례를 적용한 만큼 메인 빌딩은 상징적으로 고층 규모로 지어질 필요가 있다”며 “수년간 초고층빌딩 건립을 준비해온 기술자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허탈해 했다.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011251534098180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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