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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을 손으로 둘러보고 쇼핑, 코로나가 앞당긴 가상매장 시대

패션업체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코오롱 몰 앱에 접속해 패션 브랜드 ‘럭키 마르쉐’ 매장을 클릭하자, 마네킹들과 가지런히 진열된 옷들이 보였다. 휴대전화 화면을 몇 차례 쓱쓱 밀자 점포를 이리저리 둘러볼 수 있었다. 진열된 코트, 신발, 가방 등에는 작은 동그라미 태그(tag)가 달려 있었다. 바닥에 있는 하얀색 원형 태그를 눌러 매장 안쪽까지 이동한 뒤 마네킹이 입고 있는 조끼를 화면 속에서 확대해가며 살펴봤다. 상품에 달린 태그를 선택하자 상품명과 모델 착장 사진이 있는 ‘구매하기(shop)’ 팝업창이 떴다. 이를 누르면 온라인 쇼핑몰 코오롱 몰로 이동했다. 가격, 사이즈 등을 살펴보고 ‘바로구매’를 누를 수 있다.

이 화면은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 위치한 ‘럭키 마르쉐’ 매장을 3차원 공간 스캔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코오롱FnC 의 ‘가상 매장(virtual store)’은, 기자가 있는 곳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인 해당 점포를 방문하지 않고도, 매장 곳곳을 누비며 쇼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했다.

 

◇휴대폰 속으로 들어온 매장

전 세계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오프라인 점포들이 직격타를 맞은 가운데, 실제 매장을 온라인 상에 구현해 놓은 가상 매장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가상 매장이란 3차원 공간 스캔 기술을 활용해 현재 존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상에 옮겨놓은 점포를 말한다. PC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360도로 화면을 회전하고 이동해 실제로 매장 안을 걸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링크 등을 통해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상품 사진, 가격 등 정보 제공에 집중하는 기존의 평면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온라인 가상 매장은 3차원의 입체적인 공간 구현을 통해 실제 매장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쇼핑을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가상 매장은 언택트 소비가 대세로 떠오른 코로나 시대에 위기 돌파구이자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감염 우려 없이 안심하고 쇼핑할 수 있는 데다, 각국 정부의 거리두기, 봉쇄 조치로 방문이 제한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만이 줄 수 있는 쇼핑의 재미를 간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쇼핑의 즐거움과 온라인의 편리함

국내 패션 업체 중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달 12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점 등에 있는 폴 스미스, 어그, 리스, 맨온더분 등 4개 브랜드의 매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가상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중 양털 소재 신발 브랜드인 ‘어그’는 최근 홍콩에서도 쇼핑센터 타임즈 스퀘어 점포를 그대로 구현한 가상 매장을 열고, 일부 상품을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과도 연계해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코로나로 해외 여행과 현지 쇼핑이 막힌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에게 홍콩에서 쇼핑을 하는 것 같은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하이마트도 이달 초 서울 메가스토어 잠실점의 실제 공간을 3개 테마존, 16개관으로 나눠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외에서는 랄프 로렌, 갭 등 대형 의류업체와 클라란스, 샬롯 틸버리 등 화장품 업체들이 최근 가상 매장 서비스를 도입했다. 타미힐피거가 연말 쇼핑 시즌을 겨냥해 선보인 가상 매장은 실제 점포를 재연한 것은 아니지만,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매장 안에 내리는 하얀 눈을 맞으며 화면 속에 진열된 외투 등을 클릭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화장품 업체 샬롯틸버리 가상 매장에서는 창업자 아바타가 등장해 제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가상매장, 코로나의 새로운 탈출구

가상 매장은 특히 패션, 화장품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입하고 있다. 이들 산업은 코로나로 인해 직격타를 맞아 최근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정리하고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가상 매장이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활용한 온라인 신(新)무기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이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중시하는 점도 가상 매장이 부상하고 있는 배경이다.

국내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의 경우 매장을 방문했을 때 느끼는 브랜드 고유의 콘셉트나 분위기,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방식 등이 실제 지갑을 여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가상 매장 방문 고객에게 각종 동영상 광고나 퀴즈 등 이벤트를 열어 고객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상 매장은 실제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3D 가상매장이 문을 연 2주 동안 (10월12일~25일) 4개 브랜드의 가상 매장에 노출된 38개 제품의 온라인 매출이 전월 동기대비 44% 증가했다. 코오롱FnC의 경우에도 럭키 마르쉐 가상 매장을 통한 온라인 고객 유입률이 직전 달인 9월 대비 1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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