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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블록체인 기술로 강남 빌딩 투자 장벽 낮춘다

삼성전자 주가, 강남 아파트 시세… 지인과 ‘돈 얘기’를 할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다. 블록체인 업계에 있는 사람은 비트코인 가격도 심심찮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 건물, 얼마야?” 묻는 경우는 드물다. 투자 대상으로 삼기엔 너무 비싼 탓이다.

 

수십 억 원은 기본이고 수백, 수천 억 원을 호가하는 건물도 많아 대부분의 사람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건물 시세는 연예인이 건물주가 됐을 때만 화제가 되곤 한다. 예창완 카사코리아 대표는 빌딩과 같은 고액 자산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자산 집중화 문제가 심화된다고 했다. 건물의 가치는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건물에 투자할 기회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자산에 대한 접근성 차이로 빈부격차가 더 커진다는 것.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일반 개인도 건물 투자를 쉽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예창완 대표는 자산 집중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투자 단위를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각 부동산마다 증권 형태로 쪼개서 발행해 건물 1조각(DABS) 당 5000원에 청약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모를 통해 받은 DABS는 카사 플랫폼에서 사용자끼리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강남 A건물 1조각은 8000원, 송파 C건물 1조각은 6000원에 거래하는 식이다. 마치 주식시장에서 거래하는 것과 같다.

거래 과정 전반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됐다. 예창완 대표는 거래내역의 투명한 관리 및 당일 결제 · 청산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카사코리아는 `디지털 유동화 부동산 수익증권 플랫폼`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지인과 “저 건물, 얼마야?” 라는 질문을 일상적으로 하게 되지는 않을까? 카사코리아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예창완 대표와 서신을 주고받았다. 카사 플랫폼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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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네요.

“스탠포드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자산 집중화 현상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었어요. 이 과정에서 자산 집중화 현상을 해결하고 싶다는 사명의식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됐죠.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산 획득에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 카사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카사는 일반 개인도 상업용 부동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입니다. 카사 플랫폼을 이용해 디지털화된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DABS)을 소유함으로써 개인도 상업용 부동산에 쉽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 디지털화된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DABS)을 구체적으로 정의해 주시지요.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ABS)은 신탁사가 발행한 부동산 기반 수익증권이에요. 카사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용해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디지털화 한 DABS를 발행합니다. DABS는 빌딩 수익증권의 공유 지분 성격을 갖습니다. DABS를 소유한 사람은 건물의 임대수익을 배당처럼 받을 수 있어요. 건물의 시세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죠.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먼저 부동산 소유자가 부동산 감정가격에 기반해 카사 플랫폼에 상장합니다. 부동산 소유주는 신탁사와의 관리처분신탁계약을 맺는데요. 이 과정에서 건물 소유권이 신탁사로 이전됩니다. 신탁사는 건물을 운영하고 디지털 형태의 수익증권인 DABS를 발행하죠. 이러면 투자자는 카사 앱을 통해 해당 DABS를 주식을 거래하듯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실시간으로 말입니다.”

- 전반적으로 리츠와 비슷해 보입니다.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 · 투자신탁입니다. 쉽게 말해 투자자가 부동산을 소유한 회사의 주식을 사는 간접투자인 거죠. 반면 카사의 DABS는 단일 건물에 투자합니다. 그래서 좀 더 직관적인 형태예요.

유동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증권시장에 상장된 극소수의 리츠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리츠는 2차 거래를 할 수 없어요. 하지만 카사 플랫폼의 거래 목록에 등재된 DABS는 투자자끼리 언제든 거래할 수 있습니다.”

- 작년 말, 금융위원회는 카사코리아의 ‘분산원장 기반 부동산 유동화 유통 플랫폼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했어요.

“금융위원회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혁신적이고 소비자 편익이 큰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기존 규제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거나 유예해 주고 있습니다. 카사코리아도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상업용 부동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에 말이죠. 어찌 되었건 이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해서 세상에 선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경쟁력이고,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DABS 발행은 불가하고, 거래소 설립을 위해 필요한 최소 자본금은 1000억 원이다. 하지만 카사코리아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관련 규제에서 벗어났다. 다만 부가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부가조건은 ①DABS 총 발행 규모 5000억 원 이내 ②1인당 연간 투자한도 지정(일반투자자 2000만 원, 소득적격투자자 4000만 원) ③투자자 1인당 일일 매매회전율 100% 이내 등이다.

- 어떤 부분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나요?

“블록체인 기술은 DABS 공모 청약을 비롯해 카사 플랫폼을 이용한 거래 전반에 걸쳐 활용됩니다.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하고 있어요. 부동산 투자에 관한 모든 거래내역이 ‘하이퍼레저 패브릭’에 기반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실시간으로 저장되죠. 또 당일 결제 및 당일 청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블록체인은 개인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게 만드는 핵심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을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 기록하면 실물로 발행할 때 투입되는 제반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게다가 증권의 위·변조를 막고, 가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어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 카사 플랫폼에서는 주로 어떤 부동산을 취급하나요?

“현재는 서울 지역 중소형 빌딩의 자산 유동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소형 빌딩은 리츠나 부동산펀드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대부분 고액자산가 간 거래만 이뤄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중소형 빌딩을 중심으로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중소형 빌딩주에게는 자산 유동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 투자자에게는 쉽고 안전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려고 해요. 이후에는 보다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 · 큰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 상업용 부동산은 어떻게 유치하고 있나요?

“업계 톱 클래스의 부동산 전업 신탁사, 은행, 증권사, 중개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을 확보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양질의 부동산을 원활하게 유치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나중에 카사 플랫폼이 활성화돼서 거래 레퍼런스가 쌓인다면, 카사 플랫폼을 통해 건물을 매각하려는 건물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요?

“카사는 투자자 간 DABS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0.2%의 매매수수료를 수취합니다.”

- 사용자는 카사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사용자는 카사 모바일 앱을 통해 쉽고 안전하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데요. 우선 상장 예정인 빌딩을 공모할 때 청약을 진행합니다. 빌딩 공모는 선착순으로, 먼저 청약한 고객이 DABS를 배정받는 구조에요. 공모를 통해 받은 DABS는 사용자 간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카사 앱에는 건물의 임차인 정보를 비롯해 위치, 투자 포인트 등 건물에 관한 주요 정보가 제공됩니다. 사용자는 다양한 건물 중 마음에 드는 건물을 직접 선택해서 투자하면 돼요.”

- DABS 투자자는 어떤 권리를 갖나요?

“DABS 투자자는 부동산관리처분신탁계약에 따른 수익자로서의 권리를 가집니다. 신탁부동산 처분 및 운용에 따른 수익을 교부받을 권한이 있죠. 다른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도 투자자는 수익자 총회에서 투표할 권한을 갖습니다. 수익자 총회는 신탁법 및 부동산관리처분신탁계약에 따라 각 안건별로 진행되고요. 각 안건 별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는 다르게 규정돼 있습니다.”

- 투자자를 위한 안전장치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카사는 준법감시인과 사내 법무팀을 통해 각종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금융위원회가 지시한 내용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관리처분신탁계약의 내용은 신탁원부에 기재돼 부동산등기부에 공시돼요. 신탁법과 부동산등기법에 따라 부동산등기와 동일한 효력을 갖죠. 또 투자자 예탁금은 금융기관의 신탁계좌에 보관됩니다. 그래서 카사 채권자도 강제집행 및 압류를 할 수 없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카사의 미션은 ‘전 세계 모든 자산에, 모든 이들이 접근 가능하게 한다’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저희는 자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크면서도 유동화하기 어려운 ‘부동산’ 부문에 집중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쉽고 안전하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고,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ttps://www.mk.co.kr/news/home/view/2020/05/52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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