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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잭팟’ AHC 이상록 전 회장, 명동 컴백…멀티숍 LU42 오픈

LU42
LU42 명동 플래그쉽 스토어(사진=노연경 기자)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사진=브릿지경제DB)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를 유니레버에 매도해 ‘1조원 잭팟’을 터트린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이 경업 금지가 끝나자마자 화장품 최대 상권인 명동으로 돌아왔다. 지난 9월 명동예술극장 맞은편 옛 우리은행 자리에 화장품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대형 멀티숍 LU42을 오픈한 것이다.

6일 브릿지경제가 법인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LU42는 위더코어가 운영하는 곳으로 본사 주소지는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서울 논현동 빌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이 지난 5월 설립한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리바이프와 같은 층에 입주해있다. 위더코어의 사내이사는 이 전 회장이 개인자산관리를 위해 설립한 패밀리 오피스 너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정택씨다.

위더코어 설립 시기도 지난 5월로 리바이프와 시점이 같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잠재력이 있는 코스메틱 브랜드에 투자하는 회사라고 명시해 놨지만, 회사 설립 목적에는 화장품·의약외품·식품(건강기능식품 포함)·공산품 등의 도소매업과 의류·잡화·완구류 등의 제조 및 판매업, 가맹점사업 및 체인사업 등 다양한 목적이 포함됐다.
 


LU42에는 현재 포슐라, 디폰데, 키네프, 네케르 등 화장품 브랜드와 픽스낫띵, -5㎏ 진 등 의류 브랜드, 다이어트 식품 커트그램, 패션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가 입점해 있다. 포슐라를 운영하는 화장품 기업 뷰오르의 대표는 이 전 회장이 설립한 다수의 회사에 경영진으로 등재돼 있는 최욱진씨다.

이 전 회장은 그간 경업 금지 조항 때문에 화장품 업계를 떠나있었다. 경업 금지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할 때 매각자 측이 동종업계에서 사업을 하지 못 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통상 경업금지 기간은 계약이후 3년이다.

이 전 회장은 카버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베인캐피털·골드만삭스컨소시엄에 지분 60.39%를 넘긴 뒤, 이듬해인 2017년 도브 비누와 바셀린 로션 등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에 잔여 지분 전부를 매각했다. 당시 유니레버는 매출 4000억원 상당의 카버코리아를 무려 3조원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업계 M&A 사상 최고가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1차 매각 때 수 천억원, 2차 매각 때 1조원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전 회장은 수 백억대의 빌딩을 현금으로 매입하며 부동산 자산을 확대해 오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명동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메인 상권에 대형 점포를 내며 화장품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LU42 맞은편에는 이 전 회장이 키운 AHC 플래그십 스토어와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리뉴얼을 마치고 재오픈한 라네즈 명동 쇼룸이 자리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빠지면서 명동 상권이 침체된 이 시기에 대형 화장품 매장들이 몰린 곳에서도 가장 위치가 좋은 곳에 대규모 매장을 오픈한데에는 마케팅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 전 회장식 경영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아이크림으로 홈쇼핑에서 대박을 낸 AHC는 이후 수 십억원에 달하는 모델료를 감수하고 이보영, 김혜수, 강소라 등 한국 톱배우들과 함께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 등을 기용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AHC는 중국의 사드 여파 속에서도 광군제 등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아무리 AHC로 K뷰티 신화를 쓴 이 전 회장이라고 해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쉽게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코로나19 타격을 받으면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시점도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AHC가 성장하던 때와 지금은 시장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최근에는 대형 매장을 갖추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화장품 브랜드보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난 인디 브랜드가 더 잘 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전 회장이 어떤 식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자리를 잡아갈지는 내년까지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와 같이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리 잡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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