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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전략 이식…백화점, 직매입 매장 늘린다

e커머스 전략 이식…백화점, 직매입 매장 늘린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백화점 업계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월 상품, 재고 등을 직매입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직매입 매장 확대에 나섰다. 쿠팡 등 e커머스 업계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물류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백화점 업계가 이를 답습하고 나선 것이다. 온라인에 주도권을 뺏기고, 갈수록 침체되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직매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소비자를 끌어모을 계획이다.

 

아웃렛보다 더 저렴한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15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롯데ㆍ신세계ㆍ현대)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사업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는 경기 침체기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한 오프라인 유통 모델로, 유명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대량 매입해 재고관리에서 판매까지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의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인 '롯데탑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상반기 53%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대비 12% 하락한 것과 비교해 크게 대조된다. 롯데탑스는 2015년 첫 점포를 오픈한 이후 현재 전국 39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탑스 내에서도 판매 실적이 우수한 스니커즈 제품을 별도 브랜드인 '스니커바'를 별도로 론칭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10월 중 4개 점포가 새로 오픈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지속적으로 롯데탑스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팩토리 스토어' 스타필드 안성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팩토리 스토어는 신세계백화점이 유명 브랜드 이월 상품 등을 직매입해 판매한다. 할인율은 80%까지 높여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현재 전국 9개 매장을 운영 중인 팩토리 스토어는 목표 매출 10%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팩토리 스토어를 확대 운영할 계획인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이와 관련한 상표를 다수 등록해 놓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후 직매입 매장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를 대비해 '슈퍼세이브' '라스트컷' 등 팩토리 스토어와 관련한 상표를 다수 등록함으로써 상표권을 미리 선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직매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프웍스' 1호점을 연 이후 지난 8월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에 2호점을 열었다. 오프웍스 역시 목표 매출을 1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오프라인 경험 녹이고, 온라인 확대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침체 속에서 각 백화점의 직매입 매장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오랜 기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쌓아 올린 신뢰도와 온라인 사업의 강화 움직임 및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 등 e커머스 업계는 직매입 방식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우위에 두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쿠팡의 직매입 사업인 로켓배송은 상품 수만 600만종에 달한다. 하지만 명품 의류, 잡화 등의 경우 짝퉁 시비를 비롯해 소비자 불만이 많다. 제품 선정에 있어 뚜렷한 차별점도 찾기 어렵다.

 

반면 백화점 업계는 다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직매입 매장에 반영하며 가격 경쟁력은 물론 제품 차별화에도 성공하며 소비자 발길을 이끌었다. 롯데탑스의 경우 최근 코로나19의 여파에도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 빠르게 움직여 밀라노,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확보한 유명 명품 50여개 브랜드의 인기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최근 유통 업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통합 온라인몰에 직매입 매장이 입점하며 경쟁력이 크게 올랐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지난 4월 팩토리 스토어를 공식 오픈했다.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공략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상품 차별성에 MZ세대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SSG닷컴은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판매 상품 수를 1000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의 경우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통 업체가 직접 재고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과거에는 직매입 매장 확대에 다소 부정적이었다"며 "하지만 합리적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상황에서 직매입 매장은 유통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10151100031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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