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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호텔사업 패러다임까지 바꿨다

  • 호텔매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며 '호텔 사업=부동산 투자'라는 오래된 공식이 바뀌고 있다. 요지를 점하고 호텔을 건설해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던 기존 전략에서 토지와 건물 등 자산 소유주는 별도로 두고 이를 임대해 운영, 서비스만 제공하는 위탁운영 호텔들이 늘고 있다.

건물 주인은 따로, 운영ㆍ서비스만 한다

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2년 위탁운영 전문 브랜드 '마티에'의 첫번째 호텔로 부산에 위치할 레지던스 '오시리아 스위첸 마티에'를 낙점했다. 200실 규모로 전체 5개 동 중 4개동을 일반 거주 용도인 레지던스로 사용하고 나머지 1개동을 호텔로 운영한다. 한화호탤앤드리조트는 '더 프라자 호텔'과 '여수 벨메르' 위탁운영에 이어 이번에도 위탁운영을 맡게됐다. 한화 측은 2030년까지 마티에 브랜드 호텔을 총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2024년 안양 평촌에 마티에 브랜드를 사용한 두 번째 호텔을 개관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바운드(국내 관광)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호텔과 리조트 다수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 특색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주요 특급 호텔들도 앞다퉈 위탁운영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호텔롯데가 지난달 개관한 '롯데호텔 시애틀'은 하나금융투자와 협업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호텔롯데가 70대 30 비율로 투자한 사모펀드 소유 건물에서 호텔롯데가 위탁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호텔롯데는 러시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현지 호텔을 위탁운영 중이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 호텔인 '신라스테이' 12곳과 베트남 내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위탁운영 중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위탁운영 형태의 호텔은 없지만 향후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 부동산 투자비용 회수 부담 커 위탁 전환
롯데호텔 시애틀

롯데호텔 시애틀

 

호텔들이 위탁운영에 줄이어 나서는 배경에는 늘어난 초기 투자비용 회수 부담이 있다. 기존 호텔업은 부동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 수요가 많았지만, 수년 전부터 중국, 일본 관광객 수가 급감했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나빠졌다. 글로벌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호텔시장 규모는 2010년 약 1조6100억원에서 2014년 약 2조2600억원으로 40% 성장했다. 4~5성급 호텔이 포함된 럭셔리 호텔 성장세가 주효했다. 하지만 2015년 1조9800억원으로 성장세가 꺾인 후 작년 2조원대를 간신히 지켰다. 올해 시장 규모는 1조8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후퇴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호텔 체인 브랜드에 내는 비싼 수수료를 아끼려는 수요와 오랜 기간 축적한 호텔 운영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도 위탁운영 확대의 이유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서비스보다 위생·방역 등 시스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1970년대 처음 위탁 운영에 뛰어든 메리어트호텔 등 유명 오퍼레이터들처럼 로컬호텔들이 시대상에 맞춰 위탁운영을 강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시스템 중심의 경쟁력이 갖춰야 어지러운 현 시점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일즈앤리스백 증가 가능성
신라스테이 천안

신라스테이 천안

 

중견·대기업·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 등을 중심으로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시장이 커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특급호텔과 1~3성급 비즈니스호텔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산업의 '르메르디앙 호텔 서울'과 서주산업개발의 '반포 쉐라톤 팔래스 호텔', 대우건설의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 등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호텔ㆍ리조트 전문위탁운영회사 HTC와 숙박 예약사이트 '메에트아이'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수천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들은 상황이 어려워진 호텔들이 내놓는 부동산 매물 매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공모 리츠 시장에서도 호텔들의 인기가 높다. '신라스테이 천안'에 투자하는 '신한호텔천안리츠'는 작년 9월 공모 첫날 300억원 규모 물량이 완판됐다. 올해 6월 상장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역시 상장 전 '제주 켄싱턴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했으나 최종 불발됐다. 신세계조선호텔이 리뉴얼 오픈을 목표로 제주 켄싱턴호텔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호텔을 매입해 상업용 부동산 개발을 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민성훈 수원대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는 "최근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비즈니스호텔들 중 시장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세일즈앤리스백 형태의 거래 자체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호텔을 유지하기보다는 최근 대형마트나 백화점처럼 상업용 부동산 개발을 염두에 둔 수요가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10081040384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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