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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쇼핑하니? 난 감상도 한다” 갤러리 접목하는 백화점

백화점이 ‘예술’을 쇼핑 공간에 접목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제품만 팔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때 테마파크에 뛰어들며 체험을 강조하던 모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예술로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작품 감상은 물론 쇼핑도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 /신세계백화점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갤러리형 프리미엄 아웃렛 ‘스페이스원’을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연다.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면적(1만5538평)의 70%인 1만1150평을 예술·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웃렛 경쟁이 심화되며 기존처럼 쇼핑만 강조해서는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쇼핑과 예술, 문화, 놀이를 결합한 갤러리형 아웃렛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스페이스원은 2013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가장 창의적인 아이콘으로 선정한 하이메 야온과 500평 규모의 ‘모카 가든’을 조성했다. 이야기를 건네는 조각 공원이라는 콘셉트로 강아지, 원숭이 등 조각 작품 8점을 전시한다. 어린이 책미술관, 그림책 원화 전시, 아동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1층 야외 광장은 심재현 조각가의 대형 조형물인 ‘더 카나발리아20’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작가의 예술 작품으로 꾸민다. 5개 정원에서는 야외 음악회와 영화 시사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박상준 스페이스원 점장은 "기존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느낄 수 없던 문화, 예술, 휴식 등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 갤러리형 아웃렛 스페이스원.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백화점 전체를 예술 작품으로 꾸미는 ‘판교 아트 뮤지엄’을 연다. 1층 광장에 데이비드 호크니, 요시모토 나라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층마다 조각상과 바이크 드로잉, 조형 작품을 전시한다. 10층 토파즈홀 특별 전시장에서는 김환기·이우환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 85점을 선보인다. 모바일 도슨트 서비스로 작품 설명과 360도 영상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모바일 갤러리로 온·오프라인에서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8월 명품 매장이 있는 3층을 재단장해 김환기 화백의 그림 등 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전문 큐레이터가 직접 작품을 소개한다. 독일어로 놀라운 방이라는 뜻의 ‘분더캄머’에는 광물 원석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오르세 미술관의 소장품을 재현한 아트 상품을 배치했다.

고객들은 갤러리같은 공간에서 쇼핑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다고 한다. 실제 재단장 직후인 8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했다. 회화 작품과 고미술품, 오브제 등 미술품 120점 가운데 28점이 팔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 3층이 유명 작가의 작품과 함께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후 고객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말 초고가 미술품을 전시·판매하는 임시 매장 ‘벨라뮈제’를 운영했다. 아름다운 미술관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에서는 전문 갤러리 못지 않게 작품 거래도 성행한다. 후랭키 화백의 ‘Hoo20191117’가 20억원에 판매된 것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거장 피카소의 ‘누드’, 한국 수채화의 선구자 고(故) 배동신 화백의 ‘무등산’, 프랑스 세브르 박물관의 ‘필립코니에 도자기’ 등도 경매에 등장했다.

롯데몰 광명점은 지난 5월 작가 28명의 작품을 판매하고 렌탈하는 ‘갤러리K’를 열었다. 이랜드리테일도 지난달 NC신구로점을 오픈하며 이랜드 문화 재단에서 발굴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마련했
 

다. 이랜드 가산 사옥 1층에 전시했던 작품을 옮긴 것으로, 작품 감상과 쇼핑을 동시에 한다는 취지로 조성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코로나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백화점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예술 작품 감상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며 고객들의 높은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아트슈머(Art+Consumer)를 사로잡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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